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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Nov 24. 2019

나를 사랑하면 좋은 점 6가지

14년 간 나를 사랑해 보니

1.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다

 어린 시절부터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운아다. 하지만, 나는 행운아가 아니었다. 25살 전까지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랑은 불구하고 너무 싫었다. 싫은 구석이 한 둘이 아니었다. 중학교 때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봤다. 너무 이상했고, 다른 사람들한테 이런 소리로 들린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그 후로 말을 아끼게 됐다. 고등학교 때는 웃는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서 거울을 보고 환하게 웃어봤다. 거울을 깨부수고 싶었다. 그 후로 사람들 앞에서 활짝 웃지 않게 되었다. 군대에서는 선임이 매일 머리가 크다고 놀렸다. 복도에 있는 전신 거울을 바라보며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난 왜 대두로 태어났을까. 슬프다" 중요한 건 머리 크기는 성형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에 더 화가 났고 좌절했다.

 그랬던 내가 25살 이후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래서 내 인생은 25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나를 사랑하게 되는 경험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 목소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매일 유튜브에 내 목소리가 담긴 콘텐츠가 올라간다. 사진을 찍거나 웃을 때는 늘 환하고 호탕하게 웃는다. 나는 내 웃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내 두상은 보통 이상이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나 자신이 너무 좋다.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면 사람들 앞에 서는 교사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브런치에 내 삶을 담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사랑한 후로 있는 그대로의 내 모든 것을 타인과 세상에 표현하게 되었다.


2. 나를 위해 긍정적인 노력을 하다

  인생은 참 묘하다. 의도하지 않았던 일에서 행운과 기회를 잡게 된다. 그래서 늘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복학을 하고 수강신청을 했다. 1학점이 부족했다. 뭘 할까 고민을 하다가 친구가 신청한 '신체 움직임과 호흡'이라는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나도 따라 들었다. 건강을 위한 체조와 명상이라고 생각했다. 교수님은 현직 내과 의사셨고 스트레스 관리에 관심이 많으셔서 명상 공부를 하셨다고 했다. 매주 2시간 동안 열심히 양손으로 단전을 치고 요가 비슷한 것과 명상을 했다. 한 번은 주말에 '마음수련' 워크숍이 있는데 가지 않겠냐고 제안하셨다. 버스 대절과 비용은 모두 지원해주신다고 했다. 수강생들은 전원 동의를 했고 워크숍에 참석했다.

  강사님은 <의식혁명/데이비드 호킨스/한문화/1997>이라는 책에서 호킨스 박사가 정리한 의식의 지도라는 표에 대해서 설명하셨다. 중요한 것은 의식 수준이 200 이상이 돼야 진정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하셨다. 표를 보면서 들으니 이해가 쉬웠다.

 200 이상이 되기 위해 필요한 마음 가짐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공감을 했다. 숫자를 보며 내 상태를 진단해 봤는데 75에서 150 사이에 있다고 느꼈었다. 바로 이어서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참가자 중 절반은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바깥쪽을 보며 앉았고, 절반은 안쪽을 보며 서 있게 했다. 조명을 어둡게 하고 잔잔한 음악이 나오기 시작했고 강사분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 서 있는 분들은 안 쪽에 앉아 있는 분들을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제가 시작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살면서 자기 자신에게 했던 안 좋은 말(욕 포함)들을 앉아 있는 분들에게 하십시오."


 모두들 당황했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일면식도 없는 분들에게 나라고 생각하고 나쁜 말을 하라니... 모두들 선 듯 시작하지 못했다. 그때 한 스텝분이 안 되겠다 싶었는지 우리 쪽으로 달려와 앉아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야 이 바보 같은 놈아! 너는 왜 항상 그런 식이냐! 쯧쯧쯧
나가 죽어라~! 네가 뭘 하겠어. 그냥 포기해~! 넌 안돼!

 

 스텝분은 혼신의 힘을 다 해 외쳤다. 그러자 우두커니 서 있던 한 남자분께서 말을 트기 시작했다. "뭐 하나 꾸준히 하지 못하는 놈아" 이렇게 두 분이서 1분 간 계속해서 외치자. 나머지 사람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나도 덩달아 외쳤다. "목소리 거지 같은 자식아", "웃는 게 왜 그 모양이냐?" "머리는 왜 이렇게 크냐!!" 등 지금까지 살면서 나에게 했던 부정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10분 정도 열변을 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앉아 계신 분들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순간 속으로 “어 이건 아닌데 큰일 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강사분은 멈추지 말고 계속하라고 하셨다. 15분이 지났고, 나를 포함해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같이 울기 시작했다. 내 평생 그렇게 펑펑 운 적은 처음이었다. 앉아 있는 사람을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온갖 부정적인 말을 퍼부었더니 그동안 나 자신에게 얼마나 모질게 굴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소중하게 대하지 못했던 지난날에 대한 미안함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날 경험을 계기로 나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나를 사랑해주기 위한 노력으로 나의 장점과 꿈들을 적기 시작했고 독서도 많이 하기로 해 휴학을 하고 한 학기 동안 도서관 사서를 하면서 책도 많이 읽었다. 이렇게 나를 사랑해 온지 14년이 흘렀다. 매년 나를 위해 좋은 습관들을 늘려가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넓이와 깊이는 점점 커지고 깊어지고 있다.


3. 나를 소중하게 바라보다

  내가 싫을 때는 나를 소중한 사람으로 인식하기 어려웠다. 하찮고 부족한 놈이었다. 하지만, 나를 사랑한 이후부터는 그 누구보다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광대한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은 나를 가치 있게 바라보게 되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게 되었다.  


4.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하게 됐다. 대학교 때 관심이 많았던 교육학, 상담학, 코칭 분야를 집중해서 공부하게 되었다. 나와 같은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매년 앞에 이야기했던 내 스토리를 아이들에게 얘기해 주면서 자신에게 했던 안 좋은 말들을 적어서 구긴 후 앞으로 던지라고 한다. 아이들이 열심히 적어서 날린 종이를 펴서 하나씩 다 읽어준다. 내가 했던 경험을 조금이니마 빨리 느껴보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내가 했던 것처럼 엄숙한 분위기에서 하지 않아서 그런지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다 읽은 종이는 찢어서 입바람을 불어 교실에 날려버리는 퍼포먼스를 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했던 이 시간을 잊지 말고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사랑해 주라고 말해준다. 온라인에서도 글과 영상을 통해 감사의 힘과 Mental 강화를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5. 강점에 집중하다

  나를 사랑하기 전까지는 불만족, 단점, 약점, 결핍, 잘못된 선택들에 집중했다. 외모부터 성격까지 부족한 것 투성이었다. 물론, 아직도 단점이 많다. 하지만, 나를 사랑한 후부터는 철저히 강점에 집중하고 있다.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 수용,  감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단점을 발견하면 오히려 기쁘다. 개선할 게 생겼기 때문이다. 단점이 강점이 되면 큰 성취감을 느낀다. 대학교 1학년 때 부과대를 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공지사항을 전할 때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발표 불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한 후 완전히 극복했다. 남들이 날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강점인 언변력과 자기 암시 능력을 강화시켜 발표 불안증을 극복하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직업을 갖게 됐다.(자기 암시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하단에 링크된 ‘자기 암시를 하면 좋은 점 6가지’ 글을 읽어보세요)


6.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이 되다

  나를 사랑하면 좋은 점 중 최고는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25세 전까지 나는 세계 최고의 이기주의자였다. 나 밖에 몰랐으며,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나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를 사랑하게 되니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도서관 사서 일을 하면서 자기 계발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었다. 1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고, 동아리 회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했다. 전 보다 넓고 깊은 인간관계를 맺게 되었고, 현재는 교사로서 많은 아이들을 사랑해 줄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 자리에 있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Give and Take/애덤 그랜트/생각연구소/2013>의 저자 애덤 그랜트는 Giver(이기적 이타주의자)가 되라고 주장한다. 나는 나를 사랑한 경험을 계기로 그의 말처럼 이기적이고 사랑받지 못하는 Taker에서 사랑을 주고받는 Giver가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길 바란다. 세계적인 가수 BTS도 "love your self"를 외치고 있지 않은가.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 (Ella Wheeler Wilcox)의 시 고독(Solitude)의 첫 구절


*김경수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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