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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실생활자 김편집 Oct 02. 2015

#07 은백양

슬픔

[은백양] 슬픔




결국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이것은 분명 슬픔이다.

여자는 결국 그 남자와 하나의 풍경으로

완성되지 못했다.


뜻밖에 여자의 슬픔이 제일 깊은 지점은

제 마음을 앗아간 제일 좋은 존재에게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인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 것이다.


자신에 대한 냉소와 어리석은 되새김질,

그럼에도 단념하지 못하는 비굴함에

여자는 매분 매초 시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메마르고 푸석거려 너덜너덜해지는 느낌.


여자는 무심함을 가장해 일상을 살았지만

가슴에는 그 무심함의 크기보다

몇 배는 넓은 사막을 키워나갔다.


가엾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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