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말

by 엘아라

마틸다는 다른 중세의 왕족 여성들과 비슷한 처지였습니다. 정략결혼을 위해서 어린시절 약혼했고, 집을 떠나서 약혼자의 집에서 살았었습니다. 이것은 마틸다가 잉글랜드의 출신이었지만 잉글랜드와는 한발 떨어져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틸다는 결혼할 나이가 되면서 바로 황후가 되었으며 황후로 여러가지 일을 했으며 남편이 없을때는 섭정으로 일을 했었기에 정치적인 경험을 쌓을수 있었습니다.


만약 마틸다의 남동생인 윌리엄 애설링이 사고로 사망하지 않았다면 마틸다는 아마 평범한 다른 중세 여성들처럼 살았을 것입니다. 남편이 죽은뒤 많은 여성들처럼 수녀원으로 들어갔을수도 있었으며 아니면 친정으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정략결혼의 대상이 되었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틸다는 헨리 1세의 살아남은 유일한 적자로 잉글랜드와 노르망디의 상속녀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으며 헨리 1세와 그 주변 가신들은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노르망디 공작은 바이킹의 후손으로 강력한 전사들인 노르만인들의 우두머리였으며 이들을 통제할만한 힘이 있어야했습니다. 그렇기에 여성인 마틸다가 이들을 과연 이끌어갈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을 것입니다. 헨리 1세는 딸에게 직접 상속하기 보다는 딸이 낳을 외손자를 통해서 상속하길 바랬었습니다.


마틸다는 황후로써 정치적 경험이 있었으며 가신들이 아버지 생전의 충성맹세를 무시하고 사촌인 스티븐을 후계자로 만들었을때 이들에 대항해서 군사적 행동을 할만큼 결단력도 있었습니다. 또한 위험에 처했을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는 대담함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마틸다는 사촌인 스티븐을 사로잡았으며 이것은 잉글랜드의 정복왕 전통을 이어서 왕위에 오를수 있는 조건마저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틸다는 잉글랜드 왕위에 오를수 없었습니다. 마틸다가 왕위에 오를수 없었던 결정적 이유는 아마 그녀가 여성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틸다의 행동은 당대 여성 통치자의 미덕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중세시대 여성 통치자이 갖춰야할 미덕은 적극적인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중재자 역할을 통해서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잉글랜드 사람들도 마틸다에게 이런 역할을 바랬을 것입니다만 마틸다는 이런 인물이 아니었으며 결국 런던 사람들이 마틸다를 "거만하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쫓아내는 원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잉글랜드에서 오랜 경험을 마틸다가 자신이 왕위에 오를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만들었을 것으며 잉글랜드에서 물러나 노르망디로 가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하지만 마틸다는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들인 앙리(헨리)에게 자신의 계승권리를 물려주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아들에게 알려주면서 아들에게 매우 중요한 조언자가 되었으며 결국 아들이 잉글랜드 왕위를 이어받도록 만들었습니다.


마틸다는 잉글랜드의 왕위를 얻을수 없었지만 결국 아들을 통해서 잉글랜드 왕가의 선조가 되었습니다.


더하기

마틸다의 시대에서 400여년이 지난뒤인 16세기 중반, 헨리 8세의 딸인 메리가 잉글랜드의 첫 여왕으로 즉위하게 됩니다. 잉글랜드에서 여왕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400여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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