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유지가 어려운 시대

by 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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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결산을 마치고 나니 한숨이 나왔다. 조금 나아진 것 같았는데 6, 7월과 크게 달라진 것도 없었다. 이번 달 역시 현상유지에 불과했다. 코로나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사업체에 들어갈 비용은 계속 새로 생겨나고, 당장 3개월 뒤에는 임대 보증금도 올려주어야 하는데 답답했다.

중국어학원에 가서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선생님이 그래도 적자는 아니지 않냐고 물어왔다. 적자는 아니다, 하지만 흑자도 아니다. 지난 3개월간 뭘 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더니 지금은 현상유지에 감사해야 하는 때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는 매일 아침 경제뉴스를 보는데 한 달 전인가, 자영업 점포가 원래 260만 개 정도였는데 현재는 220만 개 정도 남았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비율로 쳐도 약 20% 가까운 점포가 사라진 것이다. 물론 지금도 매일 개업하는 가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개업하고 폐업하는 와중에 자영업자의 20%는 줄었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말과 2020년 초에 코인 노래방, 헬스장, 술집, 식당, 카페 등을 차린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선 조금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나의 중국어 선생님 역시 그때쯤 학원을 인수했고, 당신이 학원을 인수하던 때 상상하던 것과 지금의 현실은 많이 다르다고 했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강한) 사람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나아가지 않으면 답답함을 느낀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매일매일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올라야 할 산이 너무 가팔라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힘든 때도 있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선 현상유지도 감사할 일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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