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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자 Jul 29. 2016

Untitled_003

혼자 산다는 말은,

화장실에 칫솔이 하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식탁에 앉아 조용히 밥을 먹고 나면

종일 말라붙어 있던 칫솔이 나를 반긴다.

나는 녀석의 몸을 손으로 감싸 쥐고 

거울 속의 내가 이 닦는 것을 돕는다.


거울 속의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를 닦아야 하는진 알 수 없다.

나는 나에게 그만하라는 말을 해주지 않는다.

서로를 마주 보며 상대의 칫솔을 움직일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동시에 칫솔을 내려놓으면,

하나뿐인 나의 칫솔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내가 이를 닦지 않을 테니

화장실에서 혼자 울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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