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필리핀 문화 이야기
필리핀 집에서 살다보면 아나이를 만나게 될 때가 있다. 아나이는 말레이시어로 흰 개미를 뜻하며 영어로는 termite라고 한다. 흰개미는 마른 나무를 먹고 사는데 가정에 있는 나무로 된 싱크대, 식탁, 문 할 것 없이 한 번 서식하게 되면 겉잡을 수 없게 된다. 겉으로는 그 서식지가 바로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나무로 된 가구 또는 문을 톡톡 건드렸을 때 속이 빈 느낌이라면 꼭 아나이가 있다고 한다. 아나이는 집에서 집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한 집에서 발견되면 반드시 말살시켜야 한다고 한다. 4-5월 경이 되면 날개가 있는 개미들이 군집으로 날아다니가 아침이면 날개만 무수히 남기고 사라지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번에 살펴보니 이 개미들이 바로 아나이다. 이들은 예비 생식군이라고 한다. 이들이 결혼비행에서 한 쌍을 이루면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 신혼방을 파고 입구를 봉한 후 짝짓기를 시작한다고 한다. 여왕개미는 최대 20년까지도 산다고 하며 시간이 지날 수록 하루에 알을 낳는 수가 많게는 4만개 까지 낳을 수 있다고한다. 오늘 물건을 쌓아두어 사용하지 않은 나무 식탁에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있어 물건들을 들어내니 이미 식탁의 윗 부분을 파먹고 그 속에 우글우글한 흰 개미를 발견했다. 이 개미들을 독한 약을 사용해야 죽는다고 하는데 앞으로 몇 일은 아니이와 전쟁을 치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