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 12 일차
1.
아라동에 아란 9st라는 음식점 겸 카페 겸 술집이 있다.
혼술 혼밥 하기에도 좋은 Bar 형태의 자리도 있고 조용하기도 하고 해서 요즘 자주 가곤 한다.
와인 또한 다양하지는 않지만 갖추고 있고 (메뉴판에 없는 있는 와인 물어봐도 좋다!) 콜키지도 1만 원 정도만 받기 때문에 편하게 내 와인이랑 들고 가서 마시곤 한다.
2.
이렇게 아란 9st처럼 내겐 몇 군데의 아지트가 있는데 (시청의 라비에 라던가 함덕의 함덕 s487 ) 몇 가지 공통점을 뽑아보니 다음과 같다.
3.
첫 번째로 혼자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안정감을 주기도 하고 넓은데 혼자 차지하고 있으면 부담스럽기도 하고 노트북+밥+와인 이 정도 올라갈 정도만 있으면 딱 좋은 거 같다.
두 번째로 친절하다.
개인적으로 딱히 식당의 불친절함에 대해서 언급하는 편은 아니다. 하나 역시 친절할수록 기분이 좋고 자주 가게 되는 듯하다. ( 물론 친절이 너무 과하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
세 번째로 콜키지 비용을 내더라도 와인을 가져갈 수 있다.
대체로 내가 좋아하는 와인은 식당에서 잘 팔지 않는다 (왜일까..) 꽤 많은 와인을 개인적으로 이미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와인을 가져가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나에게 큰 이점이다.
또한 와인에 맞는 또는 와인이랑 먹기 좋은 안주를 집에서 만드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고 디켄더 닦는 것도 귀찮고 한데 이런 부분을 퉁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네 번째로 조용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활발하고 시끌시끌한 곳이 당길 때도 있겠으나 대체로 그렇지 않다.
성격상인지 조용하고 차분한 곳을 좋아하고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놓는 곳 보단 잔잔한 클래식 또는 작게 틀어주는 노래들을 좋아한다.
식당에 오는 사람들도 가능한 조용조용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선호하게 된다.
아무래도 혼밥이든 혼술이든 하면 책을 보거나 코딩을 하거나 또는 생각에 잠겨있기 마련인데 시끄러우면 이런 부분에 방해를 받기 때문인 듯하다.
4.
오늘 주제가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날이어서 아지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봤다.
요약하면 혼자 조용히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친절한 식당(바) 정도가 내가 좋아하는 아지트라고 볼 수 있겠다.
거기에 맛있는 요리가 있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