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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앰버 Dec 10. 2020

밤 운동

이 기분을 잊지 않도록

시작은 나의 챌린지 도전이었다.

일주일에 두 번, 한 시간 이내 3km를 걷거나 달리고 그 결과를 캡처나 촬영한 사진으로 공유하는 것이 과제.

참가비 만 원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제 완수를 인증해야 하는 시스템.


처음엔 집에 있는 트레드밀로 걷거나 달렸는데, 영 재미가 없었다.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었지만 바깥공기를 쐬며 걷고 싶었다.


집순이에게 있어 밖에 나가 운동을 한다는 것은 달성해야 하는 목표 수준보다도 그 행위 자체로 의미가 있는 장족의 발전.

이 기분을 절대 놓칠 수 없었다.


근처 호수공원을 찾아 걷기로 했다.


일과를 마친 남편과 함께 공원을 찾았다.

첫날 걸어보니 거리는 딱 3km.


여태 경관을 즐기고 머리를 식히려고 찾았을 때의 공원과는 사뭇 달랐다.

심지어 운동을 위해서만 짧게 주차하고 출차하려니 주차료도 무료...!

(지금까지는 항상 주차료를 지불했었다. 아마 오래 머물러서.)


마스크를 쓰고 힘차게 걷자니 숨이 차고 마스크 안쪽이 축축하다.

그러나 호수공원의 야경도 즐겁고, 사람 구경도 즐겁고, 걸을수록 근육이 붙는 내 몸도 즐겁다.


남편은 밤공기를 맞으며 걷고 있자니 뛰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나는 내 무릎과 호흡기와 보다 지속 가능한 운동을 위해 자제하고 있지만,

호수 두 바퀴를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체력이 된다면 그땐 달려볼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4주 간의 챌린지가 끝나고 내 참가비를 지켜야 한다는 동기 하나는 사라졌지만,

오늘도 걷기 위해 나가야겠다는 마음은 남아있다.


알고 보면 이미 운동에 대한 동기 부여와 챌린지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다.


내가 이용한 '챌린저스'가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런데이도 스탬프 채우는 성취감을 제공한다.

Nike가 제공하는 'Nike Running Club', 'Nike Training'이 다양한 프로그램과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애플 워치 기본 앱인 활동만 봐도 하루 활동량, 운동, 일어나기를 체크하고

매달 그리고 특별한 날 성과에 대해 배지를 선물한다.


재미있게 운동하자면 할 수 있는 방법이 참 많았는데, 최선을 다해 외면해온 기분이다.

(애플 워치 사용한 지 약 4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호승심이며 경쟁심이라는 게 없는 나는 나를 이길 마음조차 가지지 않았는데,

어쩌다 나간 밤 운동을 남편과 함께 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또 나가자고 한다.


그렇다고 내가 아주 건강맨이나 운동맨이 되겠다고 다짐한 것도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재밌자고 나가는 일이 계속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매일매일 나가다 보면, 낮에도 운동하고 싶고 아침에도 걷고 싶은 그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절대 나에게 강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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