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받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ok Jerk Nov 19. 2019

191119  거기엔 그게 없어

오받쓰

거기엔 머쓱한 얼굴로 청첩장을 주는 지인이 없어.

거기엔 또 오시라 하는 음식점 사장이 없어.

거기엔 톡 좀 제때 읽으라는 상사가 없어.

거기엔 요즘 얼마 버냐고 묻는 선배가 없어.

거기엔 잠시 와서 컴퓨터 좀 봐달라는 친척이 없어.

거기엔 창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겨울바람이 없어.

거기엔 몇달 째 책 속에 묻혀만 있는 책갈피가 없어.

거기엔 테두리를 그리며 말라붙은 커피자국이 없어.

거기엔 경적 울리며 내지르는 오토바이가 없어.

거기엔 째깍대며 나를 재촉하는 초침이 없어.


거기엔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고양이만 있어.

매거진의 이전글 191115 말 못하는 너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