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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이름은 앤디 Oct 01. 2015

이별에서 배우다

사랑의 다른 말

지금보다 내가 조금 더 여리고 순수하던 시절, 무척이나 이해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었다.


한때 서로에게 전부였던 두 사람이 어떻게 매몰차게 등을 돌릴 수 있는지, 

서로의 인생에 깊이 발을 담았던 사람을 어떻게 평생 끊어내고 사는지.

온전히 나의 것이었던 사람이 남보다 못한 사람으로 순식간에 변해버리는지

그 과정이 의아했다.


이유를 몰랐기에 노랫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타인을 이해하지 못했고, 너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도 그 흔한 이별이란 녀석이 찾아왔다. 

놈은 그리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를 괴롭히고 또 괴롭혔고 그게 미안했던지 힌트를 하나 주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의문에 대한.


인간이란 게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나는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그중 하나라는 것도.


이별은 생각보다 크고 깊은 아픔이었고 내 인생 전부를 흔들어 놓았다.

짙은 아픔에 빠져 아파하고 눈물 흘리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는데 

아프고 또 아프다 보니 아픔의 이유, 아픔의 근원이 필요해졌다. 

내가 이렇게 아픈데 이유가 없다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

탓할 무엇인가 필요했고 화살은 돌고 돌다 상대에게 겨누어졌다.


 ‘내가 이렇게 아픈 건 당신  탓이야!’라는 싸늘한 수식이 성립되었고 

그와 동시에 사랑했던 사람을 잃어간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 나도 나약한 인간이니까 한동안 당신을 꽤나 미워했다.

어디가 미운 건지 무엇이 잘못인지 알지 못하면서 마냥 미워하던 시간이 있었다.

조금 지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순전히 내가 아프니까 그랬던 거다.


미안했다.

그리고 화살을 거두었다.


여전히 아픔은 가시지 않았고 화살도 부러지지 않았지만 나는 노력 중이다.


아픔이 사라지거나, 아픔에 익숙해지거나 하는 날까지 화살을 당신한테 돌리지 않도록.

당신은 나에게 언제까지나 고마운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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