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는 꿈이 아닌, 이루는 꿈!
이번 캠핑은 산꼭데기에 7개의 호수로 이루어진 'Big Pine Lakes'
물 색깔이 글자 그대로 '옥색' 이다.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마치 포토샵을 한 것 같은 색깔이 실제로 느껴지지 않는다. 빙하가 녹으면서 불순물이 이런 색깔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자연의 신비는 놀라울 뿐...
산 정상에는 빙하조각들이 보인다.
1년 내내 녹지 않는다고 한다. (이때는 작년 8월) 신기한건, 산 정상 온도가 섭씨 20도 가까이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난 반바지만 입고 올라감. 산 밑 온도는 짱짱한 섭씨 40도) 기압이 높아서 물의 녹는점이 높아져서 그런거라고 하는데, 이 또한 신기한 풍경이다. 반바지 입고 빙하를 코앞에서 보다니!!
이 호수는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국립공원인 '요세미티 국립공원' 의 줄기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나무들이 꽤 울창하다.
캠핑장도 그냥 그림이다.
밑에 보이는 나무들 사이에 텐트를 치는거다. 그렇다. 그냥 그림같은 산속에 텐트치는 거다. 한국처럼 북적거리는 캠핑장과는 레벨이 다르다. 오른쪽에는 피크닉 테이블이 보이고 이 작은 호수에서는 낚시를 즐기기도 한다.
송어를 5마리 잡아서 구워먹었다. 때깔 좋다. 신선하다!
캠핑장에서 약 8킬로미터 하이킹을 해야지, 앞에서 본 그 파란빛 호수에 갈 수 있다. 문제는 약 2천피트 (600미터) 의 높이를 올라가야 한다는 것. 물론 산 정상의 호수에서도 낚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낚시장비를 싸들고 등산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자, 이쯤에서 제일 첫번째 사진을 다시 보자. 오른쪽 귀퉁이에 보면, 보트를 타고 낚시하는 강태공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정도 자연경관이면 절대 배를 빌려주는 서비스 따윈 불법이다. 자기가 직접 보트를 이 산꼭데기 까지 짊어지고 와서 타고 낚시하는 거다. 진정한 오타쿠!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캠핑장의 고도가 해발 6천피트 (1800미터) 라는 거다. 다시 말해서, 호수의 고도는 무려 8천피트! (2400미터) 고산증이 시작되는 높이이다.
미국엔 3천미터가 넘는 산들이 걍 널려있다. 심지어는 스키장도 대부분 2500-3000미터 이상위에 올라가 있다. 따라서 만만히 보고 힘차게 뛰어올라가다가 마지막 8천피트에서 고산증에 걸려 쓰러졌다. 젠장. 2시간을 누워있다가 겨우 기어서 내려옴.. 2500미터 이상에서는 깝치지 맙시다!!
이번에 제대로 고산증으로 고생하면서 공부 많이 했는데, 잼난 사실 하나 - 고산증엔 약도 없는데 (두통약, 멀미약 다 필요없다.) 요즘 특효약이 하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바로 비아그라다. (그렇다. 박씨가 등산용으로 반입했다는 바로 그 약이다. 그걸 과연 등산에 썼는지는 모르겠다.)
높은 곳에 오르면 낮은 기압과 적은 산소량으로 인해 폐포내 저산소증이 생기고, 그로인해 폐혈관 수축이 일어나서 폐고혈압이 생기게 되고 어지럼증과 구토를 유발하는 것인데, 비아그라는 혈관을 이완시켜줘서 폐고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동네 산들이 좀 높아서, 산 좀 탄다는 산악인들은 다 아는 사실. 평생 이거 먹을 일 없을 줄 알았는데, 할 수 없이 먹어야 하나 ㅋㅋ (비아그라는 본래 개발된 목적과는 전혀 다른 용도로 참 다양하게도 쓰이는 구나.)
사실, 해발 2500-3000미터 사이 정도는 조심만 하면 고산증을 피할 수 있다.
첫째, 고도를 서서히 올려야 한다. 난 병신같이 거의 수직인 트랙킹 코스를 뛰어 올라갔다. (사진 찍으면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둘째, 몸에 무리를 주면 안된다. 심장박동이 빨라지면 쥐약. 난 그것도 모르고 사진 찍는다고 온갖 생쑈를.. (사진 찍는거 생각보다 육체적으로 힘들다.)
세째, 고산증이 시작되면 일단 눕는다. 움직이면 안되고, 조금이라도 안정되면 즉시 낮은 고도로 내려오는게 유일한 해법이다.
마지막 오는날은 바로 옆에 위치한 (이라고 하지만, 땅으로 내려와서 다시 옆산 꼭대기로 올라가야 한다..) 'Ancient Bristlecone Pine Forest' 를 들르자고 한다. 문제는 해발 높이가 11,000 피트!! (3400미터!!!) 왔더x...
절대 안간다고 하고 싶었지만, 일행들 중엔 1살짜리 영아부터 9살짜리 초딩, 70살 할머니도 계신다. 내가 명함을 내밀 분위기가 아니다. 그래 오늘 걍 오바이트 하고 여기서 죽자고 맘먹고 갔으나, 열라 몸 사렸더니 아무 증상도 없이 깔끔하게 사진찍고 내려옴! (물론 차로 올라가서 한 1킬로미터 정도 걷다 돌아오는 가벼운 코스~)
덕분에 내 평생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기념비적인 날이 됬다. 3400미터 찍음! 음하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뿌듯했다. 끝!
다음회 부터 본격적인 캠핑카 준비와 캠핑카 여행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