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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일드랜드 Feb 05. 2017

#31. 자연이 포토샵한 호수로의 여행

꾸는 꿈이 아닌, 이루는 꿈!


이번 캠핑은 산꼭데기에 7개의 호수로 이루어진 'Big Pine Lakes'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물 색깔이 글자 그대로 '옥색' 이다.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마치 포토샵을 한 것 같은 색깔이 실제로 느껴지지 않는다. 빙하가 녹으면서 불순물이 이런 색깔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자연의 신비는 놀라울 뿐...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산 정상에는 빙하조각들이 보인다.


1년 내내 녹지 않는다고 한다. (이때는 작년 8월) 신기한건, 산 정상 온도가 섭씨 20도 가까이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난 반바지만 입고 올라감. 산 밑 온도는 짱짱한 섭씨 40도) 기압이 높아서 물의 녹는점이 높아져서 그런거라고 하는데, 이 또한 신기한 풍경이다. 반바지 입고 빙하를 코앞에서 보다니!!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이 호수는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국립공원인 '요세미티 국립공원' 의 줄기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나무들이 꽤 울창하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캠핑장도 그냥 그림이다.


밑에 보이는 나무들 사이에 텐트를 치는거다. 그렇다. 그냥 그림같은 산속에 텐트치는 거다. 한국처럼 북적거리는 캠핑장과는 레벨이 다르다. 오른쪽에는 피크닉 테이블이 보이고 이 작은 호수에서는 낚시를 즐기기도 한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송어를 5마리 잡아서 구워먹었다. 때깔 좋다. 신선하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캠핑장에서 약 8킬로미터 하이킹을 해야지, 앞에서 본 그 파란빛 호수에 갈 수 있다. 문제는 약 2천피트 (600미터) 의 높이를 올라가야 한다는 것. 물론 산 정상의 호수에서도 낚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낚시장비를 싸들고 등산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자, 이쯤에서 제일 첫번째 사진을 다시 보자. 오른쪽 귀퉁이에 보면, 보트를 타고 낚시하는 강태공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정도 자연경관이면 절대 배를 빌려주는 서비스 따윈 불법이다. 자기가 직접 보트를 이 산꼭데기 까지 짊어지고 와서 타고 낚시하는 거다. 진정한 오타쿠!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캠핑장의 고도가 해발 6천피트 (1800미터) 라는 거다. 다시 말해서, 호수의 고도는 무려 8천피트! (2400미터) 고산증이 시작되는 높이이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미국엔 3천미터가 넘는 산들이 걍 널려있다. 심지어는 스키장도 대부분 2500-3000미터 이상위에 올라가 있다. 따라서 만만히 보고 힘차게 뛰어올라가다가 마지막 8천피트에서 고산증에 걸려 쓰러졌다. 젠장. 2시간을 누워있다가 겨우 기어서 내려옴.. 2500미터 이상에서는 깝치지 맙시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이번에 제대로 고산증으로 고생하면서 공부 많이 했는데, 잼난 사실 하나 - 고산증엔 약도 없는데 (두통약, 멀미약 다 필요없다.) 요즘 특효약이 하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바로 비아그라다. (그렇다. 박씨가 등산용으로 반입했다는 바로 그 약이다. 그걸 과연 등산에 썼는지는 모르겠다.)


[사진출처 - Phizer 홈페이지]




높은 곳에 오르면 낮은 기압과 적은 산소량으로 인해 폐포내 저산소증이 생기고, 그로인해 폐혈관 수축이 일어나서 폐고혈압이 생기게 되고 어지럼증과 구토를 유발하는 것인데, 비아그라는 혈관을 이완시켜줘서 폐고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동네 산들이 좀 높아서, 산 좀 탄다는 산악인들은 다 아는 사실. 평생 이거 먹을 일 없을 줄 알았는데, 할 수 없이 먹어야 하나 ㅋㅋ (비아그라는 본래 개발된 목적과는 전혀 다른 용도로 참 다양하게도 쓰이는 구나.)


[사진출처 : 420alpineclub.com]




사실, 해발 2500-3000미터 사이 정도는 조심만 하면 고산증을 피할 수 있다.


첫째, 고도를 서서히 올려야 한다. 난 병신같이 거의 수직인 트랙킹 코스를 뛰어 올라갔다. (사진 찍으면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둘째, 몸에 무리를 주면 안된다. 심장박동이 빨라지면 쥐약. 난 그것도 모르고 사진 찍는다고 온갖 생쑈를.. (사진 찍는거 생각보다 육체적으로 힘들다.)


세째, 고산증이 시작되면 일단 눕는다. 움직이면 안되고, 조금이라도 안정되면 즉시 낮은 고도로 내려오는게 유일한 해법이다.


[사진출처 : organicfacts.net]




마지막 오는날은 바로 옆에 위치한 (이라고 하지만, 땅으로 내려와서 다시 옆산 꼭대기로 올라가야 한다..) 'Ancient Bristlecone Pine Forest' 를 들르자고 한다. 문제는 해발 높이가 11,000 피트!! (3400미터!!!) 왔더x...


절대 안간다고 하고 싶었지만, 일행들 중엔 1살짜리 영아부터 9살짜리 초딩, 70살 할머니도 계신다. 내가 명함을 내밀 분위기가 아니다. 그래 오늘 걍 오바이트 하고 여기서 죽자고 맘먹고 갔으나, 열라 몸 사렸더니 아무 증상도 없이 깔끔하게 사진찍고 내려옴! (물론 차로 올라가서 한 1킬로미터 정도 걷다 돌아오는 가벼운 코스~)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덕분에 내 평생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기념비적인 날이 됬다. 3400미터 찍음! 음하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뿌듯했다. 끝!


[사진출처 : 와일드랜드]







다음회 부터 본격적인 캠핑카 준비와 캠핑카 여행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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