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라는 이름의 싸움

공동체의 갈등은 너무 사소하지만 앙금을 남긴다

by 윤희크

'우리동네사람들'은 생겼을 때부터 자잘한 갈등이나 말꺼내기 어려운 서운함이나 피곤함이 있었다. 셰어하우스를 하는 곳, 청년들이 모여서 일을 만드는 곳은 당연히 생기는 일들이다.

그런 것들이 그 순간 잘 해결되고 넘어가면 좋았을텐데 우리는 애즈원 공동체의 이론이나 정토회 이론을 계속 읽고 책에 줄을 그으면서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밑바닥 앙금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1. 소외감.

친한 사람, 뒤늦게 들어왔는데 마음이 맞아 친해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어디 가거나 밥을 먹거나 여행을 가는 일이 계속 생겼다. 아..나도 저기 끼고 싶다 했던 사람도 나중에는 나는 모이는 거 안 좋아해! 라고 삐지듯이(?)뒤돌아서는 일들이 생겼는데 이런 사람 많은 곳에서 그런 것까지 어떻게 챙기나 하면서 넘어갔던 것들이 많았다. 몇 년이 지나 생각해보니 공동체는 그런 아주 작은 부분을 크게 생각해야했고 무엇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을 중요하게 다뤘어야 했다. 저 사람의 성격때문이거나 내향적이라서 그래 라고 넘어갈 일이 아닌데 우리는 처음에는 같이 하려고 노력하다가 아우 피곤하네~ 이러면서 넘어가버린 일들이 나중에 균열이 걷잡을 수 없게 만든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장 서서 달리던 사람이 지쳐 물러서버릴 때 그를 북돋우거나 묵묵히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없게 하고 끼리끼리 문화를 강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2.끼리끼리 문화의 강화

서로 화내거나 상처 받은 얘기를 할 때 저 사람은 내 얘기를 들어줬어. 라는 것이 정말 균일하게 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동사는 그러지 않았다. 누군가는 와..이 사람들이 내 얘기를 들어주는구나 이 사람은 내 사람이다 하는 게 정말 나눠져버렸다. a,b,c는 돈을 서로 내서라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지만 a에게 d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b에게 e가 그런 사람이고 이런 식으로 자잘히 쪼개지는 것을 사람은 당연하다 라던가 나는(a가 d를 배제하려는 게 아니다)누구를 소외시키려는 게 아니야 같은 말장난 같은 진심으로 외면하면서 끼리끼리가 강화되었다. 현재 우리동네사람들의 많은 사람이 오늘공동체로 오게 되었는데 자주 듣는 얘기가 우동사 사람들끼리 친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이렇게는 안 친한 거 같다..는 말을 들을 때 속으로 당연하지~ 라고 생각한다.


3. 정보의 위계

싸움이 있거나 서운함이 있거나 했을 때 이 부분을 투명하게 모두에게 공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우동사는 정보의 위계가 엄청나게 심했다. 00끼리만 아는 얘기가 강했다. 00끼리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거나 외면하는 게 날이 갈수록 심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청소년 문화의 따돌림 문화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나중에 했다. 정말 위험한 짓을 한 것이다. 공동체를 한다면서 대안적 삶의 문화를 찾아가면서 또다시 일반적인, 그중에서도 가장 나쁜 문화에 푹 젖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공동체를 한다는 것은 안주하고 안온한 것이 아니라 날이 서있어야 하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긴장도 해야한다. 편안하고 아 너무 좋다 하는 순간 개인적 성향이 튀어나오면서 사람들을 해치거나 불편함을 주면서 모르는 바보가 되어버린다.



우리동네사람들은 10년을 넘게 하면서 위계가 생겼고, 애즈원 공동체 문화를 가져오면서 인간은 자연스럽다를 오용해서 그런 위계나 소외감을 숨겨버렸다. 그런 말을 꺼내는 사람을 향해 우동사는 실체가 없어~ 라는 말로 눙쳐버렸다. 관념적 이론과 실제의 공동생활의 간극을 무시했고 각자 개인적 성향과 그 한계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상처 받고 상처를 주는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 나 역시 상처를 많이 받고 분노했고 그 분노를 우동사 대표였던 사람을 향해 퍼붓고 다시는 사회적 경제에 발 들일 생각하지 말라고 화를 내었으나 나라고 타인에게 피해를 안줬을까. 나 때문에 공동체를 안하겠다 생각한 사람도 많았을 거 같다. 나중에 하동이나 구례에 사는 우동사에 살다 나간 친구들을 만나러 다녔을 때 그때 너한테 서운했었어 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무너지고 나서야, 깨어지고 나서야 들을 수 있는 말이라니. 정말 잘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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