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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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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이 Jul 01. 2017

저기에 선이 있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선.

나는 항상 부딪혀본 후에 그 선을 선명하게 만든다.

언제나 그 거리를 가늠해보고, 그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때로, 그 거리를 무시한다. 그건 무심코일때도, 자의적일때도 있다.

하지만 그 거리를 좁히거나 선을 지워본 적은 없다.

항상 그 선에 부딪히고, 튕겨나가고, 선명하게 자욱을 남긴다.

그 선까지의 거리는 단순하고 평면적인 직선이 아니다.

나의 선과 타인의 선 사이에는 상당히 복합적이고 뒤틀려있고 뒤얽혀있는 삼차원, 혹은 사차원만큼의 거리가 있다.

그래서 보이는 것만으로 거리를 판단하면, 금세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그 선을 건드려 충돌을 일으키면, 그 관계를 되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거리를 계속해서 의식하고 의식할수록 더 선에 부딪힌다.

그래서 나는 내 선 밖으로 나오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이렇게 살 순 없기에, 그 선을, 그 벽을 흔들어 부수고 던져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인다.

그렇지만 아직, 한 번도 그래본 적은 없다. 아직은.

속은 이렇게 부글대며 끓고 있다 하더라도.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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