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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Apr 04. 2024

무제

어젯밤에는 2시간에 한번씩 잠에서 깼다. 그래서 그런지 바깥에서 나는 소음소리에 눈 떴을 때 아침이 온게 달갑지 않았다. 8시경에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남편이 주고 간 개껌을 씹는 강아지 소리에 깬 것이다.

아침 산책을 나섰다. 노스워킹하느라 내 말을 도통 듣지 않는 개를 데리고 하는 산책은 사실상 노동이나 다름없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견뎌냈다.


집에 와서 샤워를 했고 강아지도 목욕 시켰다.

어제는 무대뽀로 남편에게 금요일 오후 반차를 내고 부산에 가자고 했다.

남편도 동의했고 숙소를 예약해두었다. 내일은 12시에 부산으로 간다. 

어차피 면접 일정은 이번주에 잡힐 일이 없어서 지금이 여행가기엔 적기였다.


오늘은 남편이 점심에 나를 데리러와서 같이 헬스장에 갔다. 1시간 하고 씻고 나를 다시 집에 데려다준 후 일을 하러 갔다. 점심으로 야채를 잔뜩넣어서 비빔국수를 해먹었다. 앞다리살도 조금 구워먹었다. 내가 했지만 정말 맛있었다. 오랜만에 요리다운 요리를 해봤다.


원래 오늘 전 직장 동료들을 보기로 했으나 다른 걸 다 떠나서 지하철 2번, 버스 1번을 갈아타고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가고 싶지가 않았다. 지금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대중교통을 안 타도 된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질릴대로 질려버린 지하철에 한동안은 안 타고싶다. 그뿐이다.


예전에 봤던 영화인데 <넉터널 애니멀스>란 영화를 다시 보고 있다.

이상하게 이런 류의 영화를 유독 좋아하는 나이다.


어제는 날이 꾸리꾸리했던 반면에 오늘은 완연한 봄이다.

강아지도 나랑 지내는 평일 나날에 한결 익숙해진 모양이다.

매우 조용하게 각자의 공간에서 쉬고 있는 중이다. 평화를 즐길래. 한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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