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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Apr 25. 2024

추락의 해부

아마도 1월말 경에 영화 <추락의 해부>를 본 듯하다.

명확한 시기는 기억이 안 나지만 2월 1일부터 다닐 회사의 합격 소식을 들은 후에 본 것 같다.


신이문역까진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됐고 학교까지 걸어가는 길에 꼭 추락의 해부 ost를 들었다.

왜 인지는 알 수 없다. 그냥 들었다.


2월 한달을 50cent의 PIMP를 시작으로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까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들었다.

그 후론 3월 무렵부턴 자연스레 안 듣기 시작했던 그 플레이리스트를 다시 듣기 시작했다.

새로 이사 온 집은 서재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말이 서재지 사실상 온갖 물품을 갖다 놓은 곳이랄까.

아직은 정리가 다 안 되어 있어서 그런걸수도 있다만 나와 남편 성격상 이런식으로 온갖 물건을 쳐박아 두고 어쩌면 다시 이사갈 나날까지 쭉 이렇게 쓸수도 있다. (우리 부부는 정말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대청소를 전혀 안 하는 사람들이다.)


오늘부턴 완전히 이 집을 나 혼자 소유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방에서 느껴지는 한기를 온전히 나만 느꼈다.

집이 낡아서 추운듯하다. 나도 잘 모르겠다.


강아지를 데리고 낙산공원에 다녀왔다. 다녀오기 전엔 더벤티에서 내일까지 먹을 커피를 사왔다.


오토바이가 거리를 장악한 곳이다.

대충 걸은 수를 확인해보니 7천보도 안됐다. 중간중간 멈추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말 한량처럼 보내고 있는 나날이다. 4월이 거의 끝나간다.

원래라면 4.25. 오늘 월급을 받았어야한다.


대신 나는 낙산공원에서 오전을 보냈고 강아지를 씻기고 나도 씻은 후 두부조림을 만들고 이 글을 쓰는 중이다. 간간히 알베르 카뮈의 글도 읽고 있다.


어젯밤엔 잠을 거의 제대로 못잤다. 아마도 다음날부턴 나 혼자 이 큰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이미 느껴지고 있는 외로움 때문이리라.


시간이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진다.

아무것도 할 일 없이 배회하는 나날이다.

모두가 나를 알지 못하는 이방인이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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