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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Feb 11. 2024

예순넷




Story/Mixed media


나는 항상

'내가 뭘 잘못한 걸까?'를

먼저 생각한다.

이젠 나도 뭔가 끼어서 눈도 잘 안보이는 나이가

되었지만 젊어서도 항상 나의 미래나 시야는 어렵게 흐릿했었다.


홀시아버님을 돌보아야 했을 때

며칠 전부터 직장을 다니며 퇴근 후에 조금씩

시어머니 제사에 맞춰 준비를 했었다.

완벽하게 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점검하시던

시아버지의 호령이 허겁지겁 퇴근하던 내게

떨어졌다.

제사상에는 '편 북어가 아닌 통북어'라며

당장 사오라는 것이다.

퇴근 후 밤늦게 통북어를 찾아찾아 헤매던 사건은

왜그리 잊히지 않는 걸까?

아닌 사람은 아예 고개부터 돌리는 내가

인격부족이라는 죄명 아닌 죄명을 씌우며

지금도 나 자신을 몹시 못마땅해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한다.

그것은

거부할 방법이나

마음 아파하지 않을 자신이 없던 나의

나 자신에 대한

무책임하고 철저한 방관이었다고.

난 지금

사람만나기를 하지 않을 생각이며

'자신에 대한 관용베풀기'를 연습하고 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가 어렵다면

그럴 수 있어.

저럴 수 있어...

그렇게 대만대만

노후를 보낼 생각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인데

까짓것

죽기밖에 더하겠는가?

지옥도 천당도 가기 싫다.

나에게는

Nothing!

'무'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공중에 보이지 않는 먼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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