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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Apr 21. 2024

일흔여섯





Story/Mixed media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니, 안변한다고 하지만.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나는

계란은 사시사철  매일 먹어도 질리지가 않고

우산은 살이 부서져 비가 새도 버리기 싫어하며

종이는 조금이라도 무늬가 있으면 처리않고

자꾸만 쌓아둔다.


1남3녀집 외동아들 오빠에게 귀한 계란 두 알은

딸들 보는 앞에서 늘 독식이었으며

비오는 날 꾸물꾸물거리다간 우산없어 비 맞고

십리길 걸어가는 등교길이 학교 도착 즈음에는

그야말로 빗물인지 눈물인지 서럽던 기억이.

이. 쓰개는 변변한 것이 없어 종일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작대기로 땅바닥에 그려대던 기억들

때문이라고는 안하겠다.

그 시대 대부분의 궁핍이었다고.

아직도 어려운 기억에서 풀려나지 못하는,

속좁은 나를 스스로 나무라지만

뭐 어쩌라구...


무엇보다 자신을 이기고 넘어서는 자야말로

진정한 승자라고 본다.

나는

죽을 때까지 변하면서 자신을 섭렵하는 승자는

일찍 포기했다.

잘했다.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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