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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young in season Aug 02. 2020

All mash-up  

corn and potato. 감자와 옥수수


늦봄부터 시작되었던 과일 수확이 조금 잦아드는 여름의 한복판에 들어서면,

그 새 무성하게 자라나 농부의 일과를 바쁘게 만드는 채소의 수확이 그 뒤를 잇는다.

가을걷이 전까지 배고픈 여름을 견디게 해 준 것으로 알려진 구황작물의 계절이 시작된 것.

어릴 적에는 강원도에서만 나는 줄 알았던 감자와 옥수수.



여름 방학에 내려간 할머니 댁에서 사카린 넣은 물에 달콤 짭짤하게 쪄 먹던 추억 속의 식재료가 눈 앞에 박스 채로 쌓이기 시작했다. 농원에서 보내면 감자는 10kg, 옥수수는 30대를 꺾어 넣은 한 마대가 기본이니까.



옥수수는 품종에 따라 맛 차이가 많이 나는 작물 중 하나다. 대체로 가장 먼저 수확하는 것으로 알려진 초당 옥수수는 제주의 경우 6월 중순부터 한 달가량 나오는 품종으로 그냥 쪄도 기본 설탕 친 맛이 난다.



생식이 가능한 품종으로 전통적으로 푹 쪄서 먹어 오던 찰옥수수와는 조리 방식도 맛도 확연히 다르다. 일본에서 동일한 초당옥수수로 유명한 홋카이도에서는 "옥수수는 4분을 넘게 삶으면 안 된다'는 것이 모두의 상식이었다.



반대로 부모님 농원에서 재배하는 괴산 대학 찰옥수수만 먹어 왔던 나는, 옥수수라면 최소한 10분은 삶아야 한다는 말로 그들 모두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괴산의 찰옥수수는 굉장히 쫀득한 맛을 주무기로 하기에 전형적으로 오래 삶아 완전히 익혀야 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요리도 마찬가지. 초당 옥수수는 달콤한 디저트나 냉수프 같은 가벼운 음식에 어울린다면, 찰옥수수는 본격적으로 씹는 식감을 즐길 수 있는 BBQ 굽기, 마약 옥수수에 기가 막힌 셈이다.


 

지금의 햇감자 역시 삶기만 해도 포슬포슬 분이 나는, 제일 맛있는 시기. 삶은 감자는 나라별로 다양한 제형으로 안 먹는 곳을 찾기 어렵다. 스테이크 밑에 까는 매쉬 포테이토부터 일본의 감자 사라다까지, 나라별 특성을 살려가며 즐겨먹는 가장 일상적인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한 스푼만 먹어도 든든한 차우더 수프 역시 베이스는 감자로 만든다. '클램 차우더'가 한 단어인 줄 알 정도로 유명한 메뉴지만, 실제로 차우더 수프의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조개인 클램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그중에 가장 익숙한 맛은 옥수수가 들어간 콘 차우더 수프. 슈퍼에서 파는 옥수수맛 가루 수프의 원조인 셈이다.



최근에 가장 핫한 방식으로 감자를 먹어보자면  Bottle in the egg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갓 들여와 가장 핫한 레스토랑 'Eggslut'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맛있는 아침 식사'라는 이름으로 Bottle in the egg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http://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8841


원래는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의 셰프가 달걀을 너무 사랑해서, 달걀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연구하다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한 이 브랜드에서는 'slut'이라는 이름으로 병 속에 곱게 간 매쉬 포테이토를 깔고 그 위에 수비드로 천천히 익힌 계란을 올려 흰자만 익혀 서비스한다. 함께 서비스되는 잘 구워진 바게트로 병 속의 부드러운 감자와 으깨지는 계란을 동시에 찍어 먹는 것이 킬링 포인트라고.



부드러운 감자와 그 위에 저온으로 익한 더욱 부드러운 계란의 조합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이번 주말엔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




초당 옥수수 냉수프

Corn soup or milk


 

Ingredients

초당 옥수수 1개, 우유(두유) 200ml, 꿀 1큰술


Method

1) 초당 옥수수를 봉지에 넣고, 물을 1~2큰술 넣어준 뒤 묶어 레인지에서 3분 정도 익혀준다.

2) 옥수수를 식힌 뒤, 포크나 칼로 낱알을 떼어준다.

3) 믹서기에 2)를 넣고 우유나 두유를 부은 뒤 갈아 주고 꿀을 넣어 단 맛을 맞춰준다. 

4) 식혀두었다가 바게트를 곁들여 냉 수프로, 또는 아이들의 옥수수맛 우유로 마시면 좋다.




병 속의 계란

Bottled in the egg


2인분


Ingredients

고운 천일염 22g / 가니쉬용 한 꼬집

껍질을 벗기고 2cm로 다이스 한 감자 220g  

부드럽게 된 실온 무염버터 70g 

정제소금 약간

큰 계란 2알

잘게 썬 차이브 1큰술

대각선으로 자르고 구운 바게트 슬라이스 

8oz 밀폐 유리병 2개


Method

1) 큰 냄비에 3.5리터의 물을 넣고 분량의 천일염을 넣은 뒤 센 불로 끓인다. 다이스 한 감자를 넣고 포크가 들어갈 정도로 부드러워질 때까지 15분에서 20분 정도 익힌다. 

2) 불을 끄고 감자를 꺼낸 뒤 냄비에 물은 그대로 둔다. 꺼낸 감자를 감자를 블렌더로 부드러워질 때까지 돌려 갈아주고 실온 버터를 넣고 저어 준 뒤 정제염으로 간을 맞춰준다.

3) 2)의 감자 퓌레를 짤주머니에 넣어 병의 바닥에 각각 3분의 1 정도를 채운다. 퓌레 위에 있는 각 유리병에 달걀을 깨어 넣고 뚜껑을 닫는다. 

4) 감자를 삶았던 냄비의 물을 그대로 중불에서 끓인다. 끓는 물에 항아리를 넣고 15분 동안 또는 달걀흰자가 익을 때까지 요리한다. 

5) 물에서 유리병을 꺼내고 뚜껑을 벗긴다. 각각에 차이브와 천일염을 뿌려 장식하고, 구운 바게트와 함께 즐기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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