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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음 Nov 22. 2023

베스트셀러 자기 계발서 알고 보니 미니멀리즘  

책은 분야를 가르지 않고 읽는 편이다. 사회과학과 문학을 가장 좋아하지만 자기 계발서나 경제경영서도 자주 본다. 특히 뭔가를 시작할 때나 삶이 느슨해졌다고 느낄 때 일부러 찾기도 한다. 그동안 읽은 자기 계발서 중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은 <신경 끄기의 기술>과 <원씽>이다. 


하고 싶은 게 항상 많았다. 배우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돈벌이로 해보고 싶은 것 등 인생 전반에 걸친 모든 영역에서 관심사가 다양했다. 실패는 두려웠지만 실행력이 좋아 '시작'을 잘했다. 시작을 하나만 했어야 했는데 여러 개를 동시에 했다. 벌려 놓은 일의 끝이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것에 마음이 꽂혔다. 시작을 또 했다. 이러면 망하는 건 100%다. 그러니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것이 나에게는 형벌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두 권의 자기 계발서는 그동안 고수했던 삶의 태도에 균열을 내놓았다. 먼저 마크 맨슨이 쓰고 한채호가 옮긴 <신경 끄기의 기술>. 이 책의 서문을 함께 읽어 보자. 


"나는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법을 알려줄 생각이 없다. 대신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에 대해 말할 것이다. 인생의 목록을 만든 다음, 가장 중요한 항목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리는 방법을 안내할 것이다." 

- 신경 끄기의 기술 - 


저자는 유한하게 주어진 시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덜 중요한 것은 지워버리라고 한다. 어떻게 하여 갖가지 것에서 신경을 끄고 살 수 있는지 설명한다. 선택과 집중이 힘들었던 내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그가 던진 덕분에 책을 읽을 당시 내 마음은 반성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 이후 고통, 시련, 불안 등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기도 했다.


게리 켈러와 제이 파파산이 쓰고 구세희가 번역한 <원씽>의 메시지도 이와 비슷하다. 해야 할 일이 여럿이라고 해도 가중 중요하고 핵심적인 단 한 개를 정해 그걸 밀고 나아가라는 것이다. 끝까지 남겨야 할 것이 무언지 찾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제대로 된 인풋 하나가 대다수의 아웃풋을 만들어 낸다. 선택적 노력이 거의 모든 성과를 창조한다."

- 원씽 -  



두 책 모두 여러 개로 분산되어 있던 관심사를 정리하고 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운 책이다. 지금도 무작정 새로운 일을 벌이고 싶을 때면 책에서 배운 것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고 신경을 꺼버린다. 그 결과 가고자 했던 여러 방향 중 "글쓰기" 하나만 남겨두고 정리했다. 사실 글쓰기라는 카테고리에도 매우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써야 할 글의 방향을 하나로 가다듬는 노력을 계속한다.   


그러다가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게 되었는데 어라? 이것과 인생 자기 계발서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같은 맥락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쓰지 않고 쌓아두었던 짐 정리를 필두로 하여 만난 미니멀 라이프는 인생에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중요한 것만 남기겠다는 가치관을 받아들인 생활방식이다. 그런데 두 책의 부제를 살펴보면 이것과 일치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 신경 끄기의 기술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 원씽


최근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었다. 다른 책에 밀렸다가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아서 이 책도 내 인생 자기 계발서에 올리기로 했다. 책에는 성공을 위해 다양한 도구를 언급하고 있다. 신기한 점은 읽는 사람마다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지인은 이 책을 읽고 모닝 챌린지를 시작하고 아침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꽂힌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명상, 마음 챙김, 디로딩(잠시 물러나 컨디션을 조절하고 회복하는 행동) 타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


이 책에서 받아들인 부분 역시 미니멀리즘과 관련이 되어 있었다. 




<신경 끄기의 기술>부터 <원씽>, <타이탄의 도구들> 그리고 미니멀 라이프까지. 일렬로 늘어놓고 보니 이제는 보인다. 내가 가고자 하는 삶은 복잡함 대신 단순함이다. 여러 갈래 길에서 하나만 선택해 남들보다 느리더라도 즐기며 찬찬히 가고 싶다. 그랬기에 그런 부류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기 계발서에 빨려 들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미니멀리스트가 되려 했던 것이다.    


글쓰기 하나만 남겨 놓았다지만 그것만 위해서도 해야 할 일은 늘 넘친다. 교원 빨간펜 청소년 잡지 <위즈키즈>에 유럽특파원으로 기사를 쓰는 일을 내년에도 하기로 해서 오늘 계약서를 새로 썼다. 내년 1월 기사를 다음 주에 마감해야 한다. 12월에 출간이 예정되어 있는 책은 며칠 전 1차 교정본을 넘겼는데 곧 2차 교정지가 올 것이다. 브런치에도 연재를 하기로 해서 매주 한 편씩은 써야 하고 이 모든 것을 위해 여러 책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 한 가지에 몰두하기도 벅차지만 요즘은 갈 길이 확실한 덕분에 헤매지는 않게 되었다. 


만약 누군가 이 3가지 책에 감명을 받았다고 하면 미니멀 라이프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떻겠냐고 슬쩍 권하고 싶다. 신경 끄기도 더 잘 되고 원씽을 골라내는 것도 탄력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친 자기 계발서 3 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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