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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음 Jan 15. 2024

초보 작가의 출간 홍보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 많은 짐은 다 어디서 왔을까』, 영글음

흔히들 책 출간의 과정을 출산의 고통에 비교한다. 그걸 활용하면 나는 며칠 전 둘째 아이를 낳은 셈이다. 약 8개월 간의 진통 끝에 두 번째 단독 저서인 『이 많은 짐은 다 어디서 왔을까』가 밀리의 서재에서 '밀리 오리지널' 전자책으로 출간되었다.


오래전부터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은 내봤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왔다.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며 한 편으로는 출간하는 법을 공부했다. 그 결과, 오늘날 작가가 되려면 SNS 활동도 열심히 하여 구독자든 이웃이든 팔로워든 많이 만들어 놔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말인즉슨, 책을 냈으면 책의 홍보를 담당하는 것도 저자의 몫이라는 것!


이미 인플루언서이거나 구독자 빵빵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섹시한(팔릴 것 같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면 책 내기가 훨씬 쉬운 세상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나 영글음, 2020년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된다. 첫 출간 기획서가 장렬히 까인 직후였으리라. 선팔 맞팔의 세계에서 손목이 뻐근할 정도의 댓글과 대댓글 작업의 효과로 2,500명의 팔로워가 생겼(으나 실제 영향력은 100-200명 안짝으로 추정되는 계정을 갖게 되었)다. 작년엔 거의 활동을 못했다.


새로운 책을 출간했으니 자, 그럼 이제 홍보를 시작해 볼까? 브런치를 비롯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톡방 등에 내 이름이 박힌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음을 부끄럽게 때론 우렁차게 알리고 또 알렸다.  



아뿔싸! 이틀 홍보했더니 더 이상 알릴 때가 없다!


유튜브라도 해볼걸! 인스타그램도 다시 시작할걸! 네이버 블로그도 열심히 할걸! 걸! 걸! 걸!


아무리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이랴. 시간을 거꾸로 돌린다 해도 (내 성향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폼나게 구독자를 늘리지는 못할 게 뻔하다. 그놈의 양질의 콘텐츠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거 고민할 시간에 글을 썼단 말이다.


원래의 계획은 이랬다. 클릭을 부르는 멋지구리한 콘텐츠가 없어도 내가 출간한 책의 매력에 쑴풍 빠져든 독자들이 알아서 나를 찾아오도록 만들겠다는 엄청난 계획! 근데 필력도 모자라지만 출간한 걸 알리려면 채널이 있어야 한단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되시겠다. 이런 젠장.


약 2년 전 첫 번째 책 출산하고 산우우울증 앓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는 나도 출산, 아니 출간은 처음이라 최선을 다 한답시고 하기는 했지만 결과는 폭망이었다. 1000부 찍은 초판을 다 팔지도 못하고 약 1년 후 출판사에서 창고에 쌓인 재고를 처리하겠다는 연락을 받고야 만다. 그렇게 첫 책은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내가 나무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 첫 번째 책의 실패로 자신감이 쪼그라든 나는 다시는 책 같은 건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디 사람 인생 생각대로 흘러가던가. 이후로도 공저로 책 2권을 더 내게 되었고 이번엔 단독 출간이다. 다행히도 전자책이다.



홍보가 기가 막힐지라도


전자책이라면 그냥 출간만 하고 모른척해도 좋단 말인가? 아니 된다. 어떤 형태든 산고를 느끼며 낳은 아이이기에 한 분의 독자라도 우리 아이와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얼마 전 SF소설을 쓰는 인기 만점 김초엽 작가가 『파견자』라는 신간을 출간했다. 배송이 되기 전부터 독자들은 사전구매를 했고 역시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밀리의 서재에는 1월 15일부터 오디오북이 오픈된다기에 나도 미리 서재에 담아놨다.


그저 출간 소식만 알려도 독자들이 손꼽아, 눈 빠지게, 기다려주는 작가가 되면 좋겠지만 나는야 초보 작가. 세상 사람들은 영글음이라는 인간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주야장천 "이보시오, 내가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에 대한 책을 내었소, 가던 길 멈추고 이 책 한번 들춰보구려"라고 목청껏 외친 들 몇 명이나 고개를 돌려 쳐다볼까.     


하루에도 눈송이처럼 우수수 쏟아지는 신간 속에서 내 책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은 전쟁터에 나간 병사의 심정에 가깝다. 그래도 명색이 전직 기업 사보기자에 홍보팀 출신인데 내가 낳은 아이를 알리는 일에 과거의 경험을 한껏 살려보기로 했다. 머리를 굴린 끝에 나온 생각은 내가 홍보하고픈 것보다 독자의 필요를 생각해 보는 것.  



초보 작가의 출간 분투기를 시작하다


독자들은 아마도 (내 책도 책이지만) 책이 되어 나오는 과정이 더 궁금하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다다랐다. 더군다나 출간 이후 그것을 홍보하기 위한 초보작가의 처절한 생존 투쟁기까지 얹는다면 조금 더 관심이 가지 않을까?


지금껏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내보았다. 글 한편이 당선되어 유명인(김미경)이 내는 책에 슬쩍 올라타서 내기도 했으며, 10명의 지인이 모여 쓴 경험담을 모아 전자책으로 만들어 크몽에 올리기도 했고, 브런치에서 부크크로 POD 형태(주문 제작형 출판 서비스)의 출간도 했다.


출간 기획서를 써서 여러 차례 거절 당한 후 어느 천사 같은 출판사의 간택을 받아 첫 단독 저서도 내봤다. 이번엔 '밀리의 서재'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 '밀리로드'에 글을 연재하다가 출간 제의를 받아 책을 낸 것이다.


전체 출간 횟수는 빈약하나 나의 여러 경험이 출간을 꿈꾸는 이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재를 기획했다. 추후 연재글은 이 글 포함 11회에 걸쳐 이어질 계획이다. 앞 부분의 7회까지는 밀리로드에서 책을 낸 이야기와 출간 후 홍보에 뛰어든 초보 작가의 적나라한 현실에 대해, 뒷부분 4회는 2년 전 기억을 들추어 출간 기획서 들고 투고했던 다소 처절한 '작가 되기 투쟁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새 책이 막 나왔으므로 무리를 좀 해야겠다. 월수금 연재하겠다!





* 이번에 출간한 건『이 많은 짐은 다 어디서 왔을까』라는 제목에다가 '엉뚱하고 호기로운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딸기 우유가 연상되는 분홍 표지의 책입니다. 올해 미니멀리즘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권합니다.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소개를 바로 보실 있습니다.


https://millie.page.link/Hx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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