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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밀 Apr 14. 2024

1.

질문 : 최근 3년 간 본인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걸 통해 삶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운동이란 아무리 꾸준히 하려 애를 써도 잘 되지 않는 것이었다. 굳이 헬스장까지 다녀가며 그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들만큼 먹고 남들만큼 움직이는 것 같은데, 자꾸 살이 찌고 건강이 나빠지는 게 억울하게만 느껴졌다. 조금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주변의 말에는 체중은 결국 DNA가 결정한다거나 따위의 인터넷 글로 반박하곤 했다. 이따금 경각심을 느껴 헬스장을 등록해두고도, 비가 온다거나, 너무 피곤하다거나 따위의, 운동을 안 할 핑계를 줄곧 만들어내곤 했다. 헬스장 등록 비용이 아깝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냥 아까웠을 뿐 그래서 운동을 더 나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운동을 내게 쌓인 고민과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행동이라 여긴 후로는,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게 애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게 됐다. 오후 6시 일터를 나설 때면, 온갖 스트레스가 할퀴고 간 상처, 그리고 아직 뿌리치지 못해 짐처럼 짊어진 스트레스, 그런 것들을 안고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운동을 통해 해소한다. 런닝머신을 뛰고 걸으며 심장에게 일을 시키며 땀을 흘리고 나면, 고민들이 있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개운한 상태가 된다. 그렇다고 결코 대단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간단한 근력운동과 중간 정도 강도의 유산소를 할 뿐이다. 운동은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높은 강도에 집착하지 않는 그 점이 오히려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고민을 털어내려 다른 것들에 의존했던 때에 비하면 몸은 말할 것도 없고, 마음 역시 훨씬 건강해졌다. 아무리 무거운 고민이라도 두어시간 땀을 흘리고 나면 별 것 아닌 게 된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가볍게 해결될 정도로 나를 질질 끌고 다니던 고민들이 별 거 아닌 것이었나 싶기도 하다.

 더이상 운동은 예전처럼 애써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되었다. 그 덕에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특히 예전처럼 고민 하나에 마음이 길게 시달리는 일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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