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도 대화가 필요하다

마음달 심리상담

by 마음달 안정현

상담실에서 만나는 중년 여성들은 말한다. 젖은 낙엽 같은 남편이 어디 가나 쫓아다녀서 힘겹다고 말이다. 집에 오면 뭘 그렇게 쫓아다니는지 귀찮다고 한다. 아울러 혼자 놀라 좀 다녀오려고 하면 꼭 같이 가자고 한다고 한다. 젊을 때는 그러지 않더니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더 같이 하자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심지어 한 여성의 퇴직한 남편은 문화센터를 오가는 것까지 차로 데려다주고 데려오려고 하는데 , 제발 좀 알아서 하게 나눠주었을 면 한다고 했다.


퇴직 후 회사를 그만두면 남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사회적 관계가 끊어지면 갈 곳이 없다는 이들이 있다. 남녀 관계 세미나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 관계 세미나는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테이블에서 앉아있었는데, 서로의 이야기가 달랐다. 남자들은 시사, 경제 등의 이야기 주제가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여자들은 소소한 이야기로 어디에서든 이야기가 끝이 없다. 그러고 보면 여자들은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남자들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것은 드문 것 같다. 목적성 없는 모임도 싫어할 뿐 아니라 낚시, 야구, 술, 담배 여하튼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


최근 텔레비전에서 수다 떠는 남성들이 늘어났다. 비정상회담부터 요리를 하는 남자들의 모임인 냉장고를 부탁해와 집밥 백 선생까지. 물론 주 시청층은 여성이겠지만 말이다. 이야기를 하는 남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상담실로 오는 것 자체가 남성 내담자는 불편한 일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낯설고 어색하다. 그래서 상담자에게 이런저런 말을 물어보기도 하고 에둘러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자기 생각을 감정을 언어화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남자들은 분노가 많다.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아이들과의 대화가 되지 않을 때, 아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 화를 낸다. 화를 내는 것 말고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남성 내담자들이 상담을 하면서 분노가 줄고 술을 마시는 것을 줄이고 아내와 아이들과 대화를 늘여나가는 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기쁘다. 남자가 변하면 정말 가정이 변한다. 그리고 내담자들이 고맙다. 나이가 들어도 용기만 있다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말이다.


내 기대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언어로 표현되지 않을 때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알아갈 때 사람은 변화한다. 소소한 즐거움이 늘어날 때 미소가 작은 삶의 즐거움은 커져만 갈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의 수다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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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 티스토리, 브런치, 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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