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로 낳은 아이

간편소설 둘

눈꺼풀 안쪽이 보름달처럼 부풀었다. 눈꺼풀을 까집어 마취주사를 놓고 불룩한 살을 가르던 의사가 혀를 끌끌 찼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거였군.”


시술을 마친 의사는 헝겊에 쌓인 ‘이거’를 보여주었다. 개나리꽃처럼 작고 노란 생명체였다.


“눈, 코, 귀, 입 보이죠? 팔다리도 달려 있고. 정말 귀엽잖아요. 오죽하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라고 했겠어요.”


포대기처럼 아이를 감싼 헝겊을 건네주면서 의사가 당부했다.


“처음엔 이뻐하다가 좀 크면 밉다고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부디 안 그러길 바랍니다.”


절대 그런 짓은 않겠노라 약속한 다음, 헝겊 포대기에 쌓인 아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새근새근 자다가 깨어난 아이는 깨알 같은 눈을 깜박이며 칭얼거렸다. 동물성 기름을 먹이라는 의사의 조언대로 삼겹살 구이에서 나온 기름을 아이에게 먹였다. 한 번에 한 방울씩 하루 여섯 번. 먹일 때마다 매번 불에 녹여야 하는 귀찮음 따윈 기름을 빨아먹는 아이의 치명적인 귀여움 앞에서 금방 잊혔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고, 어느새 이유식을 먹일 때가 되었다. 역시나 의사의 조언대로 삼겹살 구이를 잘게 썰어서 먹였다. 한 끼에 한 조각씩. 그러다 두 조각. 다시 네 조각. 먹이는 양이 늘어감에 따라 개나리꽃 같던 아이솔방울 같은 아이로 변해갔다. 아이가 보여주는 귀여움이 줄어들수록 아이를 돌보는 귀찮음은 커졌다.


바야흐로 콩알만 해진 눈을 끔벅이며 보채는 아이를 위해 하루는 도시락을 쌌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옆에 있는 공원 잔디밭으로 건너가 도시락 뚜껑을 열면서 말했다.


“장 좀 보고 올 테니까 이거 먹으면서 기다려. 알겠지?”


콩알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뜬 아이는 도시락 안에 담긴 삼겹살 구이 조각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아이를 잠깐 바라보다가 백화점으로 가서 1층부터 6층까지 천천히 아이쇼핑을 즐긴 다음, 지하 매장에서 소고기 한 근을 끊었다. 그리고 역시나 천천히 공원으로 돌아왔다. 네 시간가량 걸린 느긋한 장보기는 “눈에 거슬리는 아이를 버릴 땐 주의하세요. 기억력이 뛰어나서 웬만큼 멀지 않으면 집까지 찾아오니까요.”라는 어느 유투버의 조언을 참조한 행동이었다.


웬만해선 찾아온다니 웬만하지 않은 곳을 고르자. 공원 잔디밭이 그런 곳이었다. 길냥이들의 단골 쉼터. 과연 선택이 옳았음을 곧 확인받았다. 도시락이 비어 있었다. 다 먹고 기다리다가 집으로 갔을지도 모른다 싶었지만, 도시락 바닥에 붙어 있는 뭔가를 발견하곤 안심했다. 그건 진물이 새어 나와 쪼그라진 콩알 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