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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이 Dec 29. 2023

손톱을 잘랐습니다

오늘도 유서처럼 편지를 쓰다 잠이 들었습니다

저는 늘 먼저 이별하는 사람입니다

보내지 못할 글을 적으며

다음엔 어디서 살아갈 이유를 찾아야 할지 막연해집니다


지난 밤 꿈에선 제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른 새벽마다 잠이 깨는 건 다독여줄 사람이 없어서일까요

귀마개를 뺀 세상은 시끄럽고 귀마개를 낀 저는 소란스럽습니다

모두 소음 때문이라고 거짓말합니다


어떤 계절이 절 반겨줄까요

아이들의 이름엔 부모의 바람이 담겨있어

평생 주문처럼 불리며 살아간다는데

불러주는 이 없는 제 이름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궁색하게 빌린 행복이 갚지 못할 슬픔이 되어 돌아옵니다

조금만 가난하게 슬플 순 없을까

오늘은 충분히 울었다 생각했는데

꿈에서도 저는 슬픔을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2017.10.20.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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