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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Oct 01. 2024

'마음쿠션 없었던 180일', 구독자가 준 뜻밖의 선물

정말 감사합니다

꼬인 일상에 지친 나의 마음을 딱 한마디로 정리하면 '다사다난'!! 이제야 힘이 난다.

"한쪽 문이 닫히면 한쪽 문이 열린다!!" 헬렌켈러의 말이다. 마구 널브러진 일상에서 벗어나려 한다.



24년 3월 넷째주를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연재하던 글은 무기한 휴면 상태가 되었다. 이후 9월 14일에 다시 연재를 시작하였다. 마음쿠션 없었던 180일!! 구독자가 준 뜻밖의 선물 때문이다.


'일'아닌 다른 것에서 행복을 느끼자며 '나다움'을 찾아가던 중, 작은 일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나의 우울함이 깊은 동굴로 들어갔다. 우울함보다 무기력함이 더 세게 나를 누르고 있었다. '이러면 안돼, 다시 시작하자'라고 하면서,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는 시간보다 잠을 자고, 무의미하게 돌아가는 TV를 바라보는 시간만 많아졌을 뿐이다.


뜻밖이다. 새로운 글을 발행하지도 않는데 '구독자 알림'이 계속 왔다. "아!! 누군가 나의 글을 계속 읽는구나. 나를  찾는 사람이 있구나.  그저... 정말... 참... 감사하다"


@yjchoi. 글쓰기를 멈춘 순간에 나의 글을 읽어준 구독자분들

구독자 알림!!  소낙비는 아니지만, 추적추적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짓궂은 날씨에 어느 순간 내비친 햇살 같은 따뜻함이었다. 나에게는 그랬다.



일상이 그냥 이유 없이 '싫어지는 순간'이 있다.

사소한 것들이 '변화'되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일과 이별하기 위해, 멘털케어도 시작했고, 직장생활체인지를 시작했다. 먼 미래보다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 '즐겁게, 행복하게' 하루 긍정 확언으로, 사소한 일별, 주별, 월별 체크로 '오늘 한걸음만' 나아가보자, 살아가보자 다짐했다. 어떤 것은 꽤 오래되었고 어떤 것은 몇 개 월차 되었다. 그렇게 한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다 행복한 건 아니었다.


오늘 하루에 욕심이 없고, 내일에 대한 걱정 없었던 '그날들'이 그리웠다.

2019년, 벌써 5년이 되어간다. 산티아고에 홀로 다녀왔었다. 버킷리스트도 아니었고, 성직자도 아니었다. 그냥 우연히, 번아웃에서 도망치듯 간 곳이었다. 그곳에서의 저녁은 그야말로 평온이었다.


내일 몇 시에 일어나야 하고, 누군가를 만나 얘기를 해야 하고, 밥을 먹어야 하고, 발표를 해야 하고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눈뜨고 싶으면 일어나고, 걷고 싶으면 걸으면 되고, 배가 고프면 커피 한잔에 빵 한 조각 그것이면 충분했다.


그저 그렇게 마음이 편안한 그 순간이 그리운 것이었다. 지금 그러하지 않으니까.

왜 지금은 평온하다 느끼지 못하는 걸까?



나는 참 '못난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구먼.

모든 일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는 법이다. '일'을 내려놓는 대신 '나'를 챙기기로 했었다. 글도 쓰고, 봉사도 하고, 운동도 해서 살도 빼고, 운동도 열심히 하기로. 한 사람의 인생 라이프로 볼 때 중요한 시점이고, 인생 후반전을 위한 중요한 결심을 한 터였다.


그럼에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었다. 일에서 주는 스트레스에 나의 계획이 또 휘청거렸다. 


1,2주일 식단관리 열심히 하고, 한두번 술을 마신다. 술 마시는 핑계는 많기도 하다. 그렇게 체중은 되돌이표. 몇 개월이 지나도 나의 모습은 여전하다. 어쩌면 이렇게 절제력이 없을까? 후회가 되면서도 상황은 반복이다.


브런치에 발행한 아티클의 라이킷은 20~30개이다. 주제도 딱히 전문성이 없다. 에세이, 업무전문성 등 왔다 갔다 한다. 도대체 뭘 쓰고 싶은 건지? 독자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싶은 건지? 나란 사람 대체 글

재능은 있는 사람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다 한번, 두 번 연재 시간을 넘기고, 글은 발행되지 않았다. 갑자기 부정적인 생각이 몰려든다. 뭘 하나 딱 부러지게 하는게 없네라고.



사실은, ''을 내려놓는다면서 '자리'가 부러웠다


배우가 '주연'자리에서 '조연'으로 역할이 바뀔 때 그것을 견디는 사람, 못 견디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진심 아팠다. 나의 과거는 주연이었다. 이제는 조연이다. 일에서는 조연이지만 내 인생에서는 내가 주연이고 싶은 이유로 '나의 하루'를 만들면서 나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런데 '현장'이란 곳에 도착하면 그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몇 년 후배가 프로젝트를 총괄(리딩)한다. 내가 저 친구보다 경험이 많고 아는 것이 많은데. 속상하고, 부럽고, 욕심이 났다. 다시 일에 올인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제안을 하면서, 루틴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아침에 출근하고, 새벽에 퇴근하면서. 숙면(?)이란건 없었다. 나의 일상기도, 나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들, 독서, 이 모든 것들이 없어졌다. 일과 이별하기 위한 나의 일상은 뻐근했고 휘청거렸다.



그냥 이유가 뭐가 있어, 그냥 하는 거지

글쓰기의 루틴으로 이 시간을 견뎌보는 거다


무기력함과 우울함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 길을 걷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나약한 멘탈과 인내심을 보완할 나만의 루틴이  필요했고, 구독자의 알림으로 지금을 견디기 위한 한가지!! 다시 글 연재를 시작했다.


보통의 나의 일상에서 살짝 비껴진 길을 걸었던 180여일!!  그만 이별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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