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워킹망 생존 일지

25년 워킹맘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

by 아리언니

물리적인 쉼을 위해 난 뭘 할 수 있을까?


심리 상담 센터와 워크숍을 통해 공통적으로 파악한 내 모습은 열정이었다. 그리고 열정에서 파생된 나의 장점과 동시에 단점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난 열정이 많지만 이는 과한 열정이 되어 나 자신을 무리하게 착취하곤 했다.

이 열정을 어떻게 잠재우지? 고민에 고민을 더했지만 열심히 살아보지 않은 나로서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존경하는 분과 티타임 할 기회가 있어 근래 가지고 있는 고민과 힘듦을 말씀드렸다.

25년 이상 워킹맘으로 사회와 가정의 삶을 양립하는 분이니만큼 이런 고민의 해답을 제시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우문현답이었다. “열정을 빼”가 아니었다.

삶을 단순화해


더불어 지금 하지 않는 일들이 평생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정말 일정 기간, 길어봤자 3년 정도만 접어두는 것이고 여유가 생기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란 걸 명심하면 가지치기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


열정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지치는 이유는 쉴 줄 모르고 쉴 타이밍에조차 다른 업무를 생각하고 당장 하지 못한 다는 마음에 죄책감을 가지곤 한다.

하지만 삶을 단순화하는 순간, 내 순간에만 집중하고 다른 일들을 떠올리지 않게 된다.

정말 무릎을 탁 치는 조언이 아닐 수 없었다. 해서 티타임이 끝나자마자 내가 당장 해야 할 일, 나중에 해도 될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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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임지고 있는 작은 생명들과 밥벌이 수단인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이 외 일들은 잠시는 쉬어가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현재 삶에 온전히 집중하며 순간을 느끼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몰랐다.


부끄럽지만 나는 육아가 내 삶을 귀찮게 하는 일이라고 자꾸 낮게 치부하며 내 삶을 부정해 왔다. 내 선택의 결과인 육아를 부정해 봤자 나에게 남는 감정은 허탈함, 분노뿐임을 깨닫고 나를 둘러싼 모든 일들을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또한 회사 일도 성장을 위해 미친 듯이 파고들고 달리기보단 하나의 일을 천천히 정확하게 하는 것에 포인트를 두기로 했다. 대부분 문제의 근원은 마음가짐에 따라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훗날 나도 워킹맘 후배가 조언을 구하러 온다면 꼭 저 이야기를 공유해 주고 싶다. 하지만 당장 삶에 집중하더라도 회사에서의 성장엔 아직 결핍을 느꼈다. 이 결핍이 사라져야 주어진 시간에 몰두할 수 있을 텐데라는 고민을 하던 찰나였다.


나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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