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에세이] 시골살이란 무엇인가
이 고양이는 왜 이런 자세를 하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방금 전에 그 이유를 알았다.
최근 불고 있는 나의 열렬한 귀촌 바람에는, 15년 전에 이미 산골에 귀촌해 살고 계신 한 유튜브 스승님의 영향이 컸다.
그런데 방금 전, 그가 시골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도시로 환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지어 그가 돌아온 도시는 고양시다.
그래서 나도 지금 뒷다리에 브레이크가 걸린 기분이다.
나의 앞발은 여전히 귀촌을 향해 질주하는데, 그래서 사전답사하러 보성으로 가는 기차표도 다 예매해놨는데, 스승님은 시골에선 더는 할 게 없다고 환속하신 것이다.
아니, 스승님,
물론 그것은 당신의 인생이니 고양시로 오든 강남으로 가든 마음대로 하실 수 있지만서도, 이렇게 갑자기 도시로 복귀하실 거면 4년 동안 귀촌 풀무질 방송은 왜 하신 겁니까? 산골에서 사모님과 알콩달콩 사는 모습은 왜 보여주신 겁니까?
둘이 사는데도 더는 할 게 없다고 돌아오면, 혼자 가는 나는 어쩝니까?
나 아주 배신감 느낍니다.
이 고양이가 이렇게 된 것도 고양이 귀촌 스승님이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저 고양이를 데리고 가야겠다.
가서 둘이 벌통 백 개를 쳐야겠다.
그래서 함께 코가 비뚤어지도록 말벌주를 마시고 애벌레도 구워 먹어야겠다.
그럼 할 게 없다고 돌아오는 일은 없겠지.
참내..
시골살이 진짜 힘듭니까?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572919760
#노파의글쓰기 #어느날글쓰기가쉬워졌다 #글쓰기 #글잘쓰는법 #노파 #김수지작가 #에세이 #문해력 #어휘력 #북스타그램 #책리뷰 #서평 #감성글 #귀촌 #귀촌유튜버 #귀촌실패 #이상한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