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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Sep 15. 2024

싸고 맛있게 먹는 법2. 당근케이크

[노파 에세이] 당근케이크 + 치즈 + 꿀


고요한 아침입니다.

오늘은 심사가 편안하니,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을 또 한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홈플러스에 "미니 당근 케이크"를 팝니다. 정가는 만 원이나 인기가 없어서 늘 반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아마 '당근'이라는 단어에서 올라오는 본능적인 거부감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 거부감을 이겨내셔야 합니다.


“케익은 당근 케익, 커리는 시금치 커리”


제가 뉴욕에서 비싸게 학교 다니면서 배운, 단 하나의 진리입니다. 기억해두시면 삶의 질이 두 단계 올라갑니다.


홈플러스 몽블랑제 빵은 상당히 품질이 괜찮아서 이 미니 당근 케이크도 꽤 그럴듯합니다.


파운드 케이크인데, P사 빵집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꾸덕하고 향긋합니다. 견과도 알차게 들어가 있어 작아도 옹골찹니다.



케이크를 1/4조각을 내서 삼등분하면 사진처럼 되는데, 그 위에 브리치즈나 까망베르 치즈를 올려서 꿀을 뿌려 먹으면 아주 맛이 좋습니다.


저는 위장이 좋지 않아 우롱차와 함께 먹었지만, 따뜻한 커피와 먹으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꿀 대신 메이플 시럽을 뿌린다면, 방구석에서도 페르시아 왕의 기분을 느끼실 겁니다.

 


장염은 모든 면에서 끔찍한 병이지만 단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장염을 앓은 후엔 마치 새로 태어난 사람처럼 음식의 모든 맛과 향을 극대화하여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별다른 할 일이 없는 일요일입니다. 할 일을 모두 내일로 미룬 덕분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심장이 없는 해파리처럼 가만히 누워있어야겠습니다.

아, 아직도 베란다에 걸려있는 지하철 1호선 인을 먼저 치운 후에 말이지요.

 

다들 추석 전날 고요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요한 해파리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584257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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