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릇 안의 물장구
내가 가진 그릇이 전부라는 것을
그대여,
나는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하여,
나는 그대 바다의 깊이를 너비를 알지 못한다
그대 아픔을 그대 슬픔을
알 수가 없다
내 그릇으로 어림한
내 아픔의 내 슬픔의 양을 말할 뿐이다
저 파도 소리를 듣는다
메아리, 메아리…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 메아리처럼
그대의 슬픔 그대의 아픔 앞에서
나는 내 슬픔 내 아픔의 깊이만을 말했을 뿐이다
바다의 파도 앞에서
나는 내 물장구의 크기만 떠들어댔을 뿐이다
파도여,
나는 어째야 하는가…
파도여,
나는 어쨌어야 하는가…
파도도 듣지 않는
메아리, 메아리…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
내 그릇 안의 물장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