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라도 헤엄을 멈추면
이윽고 바다에 가라앉아버린다는
참치와 같이
나는, 우리는,
이 긴 지하철 노선을 붙들고 출근을 한다
일을 하러 간다
길다란 무리가 되어
때로는 모이고 때때로 흩어지며
(더러 두섯이 앞서 나가기도 하고)
이윽고는 깡통 같은 일터로 흩어졌다가
다시 집에 가기 위하여는 이 길다란 해류(아니, 노선)에 모여드는 것이다
물 한 방울 없이
이 얼마나 완벽한 바다인가
완벽한 그물이요, 완벽한 공장이 되는가
은분 비늘 하나 없는 이곳에서
이렇게 이따금 비린내가 끼쳐올 때
나는 몸이 떨려온다
아가미 없는 대가리를 흔든다
눈을 감으면
해저와 같으면 어둠
이 헤엄이 멎으면 닿을 수 있는
바닥 같은 이 어둠이
차라리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나는
눈꺼풀이 없어
눈조차 감을 수 없다는 그 참치라는 놈을
안타까이 여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