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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y 10. 2019

앞으로의 '마블'은 '엔드게임'을 넘어설 수 있을까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리뷰



지난 4월 24일(수) 국내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은 5월 9일(목)까지 누적 1,198만 관객을 동원해 오늘(5/10(금)) 중 누적 관객 1,200만 명을 넘어선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5/9(목) 자정 통계 기준) 북미를 포함한 전 세계 극장 수익은 이미 시리즈 전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의 20억 달러를 훌쩍 넘어 23억 달러에 진입했다. (북미 성적: 6억 5,293만 달러, 해외 성적: 16억 5,030만 달러, BoxOfficeMojo 5/8(수) 통계 기준) 사실상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미 예정된 초대형 흥행작에 가까웠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담고 있을지 모를 어떤 보편적인 메시지에 관해서는 '문화가 있는 날' 공식 블로그의 칼럼 기고를 통해 일부 적은 바 있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마블을 넘어 어떻게 가족주의로 향하는가', 2019.05.07.) 여기서는 대신 각본 이야기를 좀 더 써보려고 한다. 개인적 범주와 기준에서의 직접적이거나 치명적인 스포일러는 최대한 피하면서 쓰려고 했지만, 본 글은 불가피하게도 영화 내용 일부를 언급한다. 가능하면 <어벤져스: 엔드게임> 관람 후에 읽기를 권한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의 개봉 무렵이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 3' 발표 당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파트 2>로 불렸다. 그러나 이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파트 1>이 '파트 1'을 떼고 '인피니티 워'로 제목이 바뀌었고, 네 번째 <어벤져스> 영화는 루머만 난무했을 뿐 첫 번째 예고편을 공개하기까지 타이틀을 발표하지 않았었다. 초기에 '인피니티 워'를 두 개의 파트로 구분한 건 그만큼 전 우주를 배경으로 '타노스'를 중심으로 한 이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만으로 담기에 너무 방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많은 관객을 충격에 빠뜨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엔딩 크레딧 맨 마지막에는 'Thanos will return.'이라는 자막이 뜬다. 어쩌면 '어벤져스' 팀이 '타노스'에 맞서는 이야기라기보다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하나씩 모으는 이야기에 가까워 보였던 '인피니티 워' 이후,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정말로 '인피니티 워 파트 2'라기보다 별개의 속편으로 다가온다.




180분 57초라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상영시간은, 10분이 넘는 엔딩 크레딧을 제외하고도 거의 동일한 비중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 영화 시작 후 약 65분 가량은 '앤트맨'(폴 러드)에 의해 발견된 양자 물리학을 활용한 '시간 강탈' 작전을 시작하기 전까지. 2) 그 이후 약 53분 가량은 세 개의 시간대에서 모아 온 여섯 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활용한 새로운 건틀릿을 사용하기 전까지. 3) 그리고 마지막, 그러니까 크레딧을 빼면 50분이 조금 넘는 분량이 과거에서 미래로 건너온(물론 영화 속에서 설명되는 시간 여행의 개념에 따르면 이 표현도 완전히 정확하지는 않을 것이다) '타노스'에 맞서는 '어벤져스'의 최후의 결전이다. 그러니까 촬영 후 삭제된 장면이나 편집된 부분들을 감안하더라도 '엔드게임'의 각본은 철저히 구조화되어 있다는 의미다. 상술한 세 개의 파트는 단순히 분량만이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이야기의 톤에 있어서도 구분된다. 아마도 관객이 느끼는 감정에 있어서도 구분할 만한 지점이 있겠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엔드게임 파트 1]: '인피니티 워' 이후의 상처와 슬픔들


영화의 시작은 전작에서의 '타노스'의 '핑거스냅' 이후 22일이 지난 시점. 우주의 절반이 희생된 후 남겨진 이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차근차근 훑는다.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섬세함이 뒤따라야 하겠기에, '엔드게임'의 세 개의 파트 중 나머지 두 파트에 비해 좀 더 긴 시간을 할애한다. 자신을 제외한 가족 전원을 잃은 '호크아이'(제레미 레너)를 비롯해, 직접적인 대사로 언급되듯 사실상 '어벤져스'를 자신의 직업을 넘어 가족이라고 여겼던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치유 모임에서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생각하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살아남은 아내와 딸을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피터'의 마지막을 잊지 못하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지난 스물한 편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들을 모두 감상한 상태로 '엔드게임'을 본다면 물론 더 좋겠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그 자체로 각 캐릭터의 동기와 내면을 충분하게 설명한다. 같은 '어벤져스'의 일원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는 지금의 맡은 일과 동료와의 유대감 자체가 자신을 살게 하는 중요한 가치이며, 누군가는 타인의 희생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전작에서부터 줄곧, 자신의 주어진 운명에 대해 고뇌한다. 누군가는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한다. 지금의 결과물에 대해 "줄일 수 있는 최대한으로 줄이려 했지만 더 이상은 줄일 수 없었다"라고 언급한 안소니 & 조 루소 감독의 말은 온당하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엔드게임 파트 2]: 누군가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려는 노력들


앞선 파트에서 우연히 양자 영역으로부터 벗어나 돌아오게 된 '앤트맨'의 아이디어에 의해, '인피니티 워' 이후 살아남은 '어벤져스'는 여섯 개의 인피니티 스톤이 있었던 과거의 여러 시점들로 핌 입자를 활용해 떠난다. 크게 2012년 뉴욕, 2013년 아스가르드, 2014년 모라그&보르미르로 세 팀을 나누는데, 팀을 나눈 기준 중의 하나는 당시 그 장소에 실제 있었던 멤버를 포함하지만 전투력을 가늠할 수 있다면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앤트맨' 팀과 '토르&라쿤' 팀과 '호크아이&블랙 위도우&워 머신&네뷸라' 팀은 얼핏 밸런스가 맞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여기, 두 번째 파트는 앞선 파트에서 보인 각자의 트라우마와 아픔들의 연장선에서, 일부 멤버들에게는 과거의 자신을 만나게 하기 위한 영화적 장치로서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허용 가능하리라 느꼈다. 영화의 상영시간이 길다고 해서 모든 행동과 그 의사결정 과정을 하나하나 다 설명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영화가 이야기를 단지 시간순으로 나열하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영화가 보여주지 않았으나 관객이 충분히 능동적으로 유추 가능하거나 사고해야 하는 영역이 존재하는 것처럼. 어쨌든 다시 세 개의 팀으로 나뉜 '어벤져스'는 뉴욕에서 타임 스톤과 테서랙트와 로키의 셉터를, 아스가르드에서 에테르를, 모라그와 보르미르에서 소울 스톤과 파워 스톤을 챙긴다.


"Do you trust me?" "I am."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이때 '캡틴 아메리카'와 만나는 '캡틴 아메리카',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와 만나는 '아이언맨', 어머니 '프리가'와 만나는 '토르', '네뷸라'와 만나는 '네뷸라'(카렌 길렌), 그리고 지난날부터 이어진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등 두 번째 파트의 이야기는 단지 영화 속 캐릭터가 자신의 지난날을 마주하는 것일 뿐 아니라 영화 밖의 관객 역시 '엔드게임' 이전의 다른 마블 영화들을 볼 때의 자신(혹은 그 영화를 본 자신의 기억)을 만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제로 2012년 뉴욕 시퀀스는 <어벤져스>(2012)를, 2013년 아스가르드 시퀀스는 <토르: 다크 월드>(2013)를, 2014년 모라그/보르미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의 어떤 대목을 직접적으로 인용하거나 간접적으로 떠올리게 만든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난 실수한 걸로 사람 판단 안 해."
-블랙 위도우


핌 입자를 활용한 '시간 강탈 작전'이 시작되기 전 '헐크'(마크 러팔로)는 이 시간 여행의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과거로 돌아가 그 과거를 바꾼다고 해서 미래가 바뀌는 게 아니라, 특정 시점의 과거로 돌아간 순간 그 과거는 미래가 되고, 지나온 현재는 과거가 된다는 것이다. (이때 <빽 투 더 퓨처> 같은 영화들이 반례처럼 언급되기도 한다) 이는 이를테면 단지 '어린 타노스'를 없애거나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해서 모든 일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포함한다. 또한 이 '파트 2'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과거의 일이 이미 벌어졌다고 해서 좌절하고 낙담만 할 것이 아니라 어쩌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있다고 해도) 과거를 발판으로 다시 희망을 품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그리고 누군가의 희생을 덧없는 것으로 만들지 않음으로써 과거를 조금은 다시 쓸 수 있으리라는 뜻도 담고 있다.




[엔드게임 파트 3]: "어벤져스, 어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마지막 한 시간이라는 상영시간은, 이 한 편의 영화 속에서 전개된 서사가 집약되는 대목인 동시에 그간의 MCU 영화들 전체를 압축한 거대한 피날레다. (사적으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레디 플레이어 원>을 떠올리는) 단지 대규모 전투 장면을 볼 때만 전해지는 감흥이 아니라, 앞서 구분 지어 언급한 두 개의 파트를 지나 이 세 번째 파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지난 스물한 편의 영화들에서 소개되거나 언급되고 또 단합해 온, 모든 '어벤져스' 멤버들의 얼굴과 표정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다. '헐크'가 새 건틀릿으로 '핑거스냅'을 한 직후에 '호크아이'에게 아내 '로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는 대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여기서는 전작에서 '먼지'로 사라졌던 모든 멤버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물론 앞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언급한 '1,400만 605가지의 시나리오 중 하나'가 현실이 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이 마지막 파트는 단지 모든 멤버들을 다 모아놓기만 한 규모의 과시가 아니라 액션과 리액션을 고루 신경 쓴 파트에 해당한다. 사적으로는 그간의 마블 영화를 보면서,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오리지널 스코어가 부재한다는 인상을 받아왔는데 그 점이 여기서는 완전히 해소된다. 이제는 익숙하고도 유명한 '어벤져스 테마'는 물론이고 '캡틴 아메리카'가 '토르'의 '묠니르'를 처음 손에 쥐는 순간의 음악을 비롯해 적재적소에서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청각적으로 전해지는 스코어 역시 적절히 활용된다. '윈터 솔져'나 '앤트맨' 등 지난 영화에 활용되었던 스코어 역시 재등장한다.


소소하지만 다시 리액션 얘기. '아이언맨'이 활공 후 착지하는 순간을 이른바 'Superhero Landing'이라 하여 유튜브에는 그 순간을 갈무리해놓은 영상들도 다수 볼 수 있는데, 내 경우에는 그것보다 '캡틴 아메리카'의 리액션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 영화에서의 그의 모습이 더 반갑기도 했다. 가령 '인피니티 워'에서 '프록시마 미드나이트'가 던진 창을 받아 쥐는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처럼 이번 '엔드게임'에서 '묠니르'를 손에 쥐는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은 처음 한 번, 그리고 상징적인 대사인 "Avengers, Assemble."을 외칠 때 또 한 번 등장한다. 처음 '묠니르'를 쥔 직후의 '타노스'와의 대결에서 묠니르로 '타노스'의 턱을 가격하는 대목처럼, 적어도 액션과 리액션이 주는 시각적인 임팩트는 어쩔 수 없이 이 후반부에 집중된다.


또 하나 기억해두고 싶은 한 컷은 '닥터 스트레인지'를 중심으로 하여 나머지 모든 '어벤져스' 멤버들이 진영에 합세하기 전, 홀로 조각난 방패를 손에 조인 채 일어선 '캡틴 아메리카'와, '타노스' 진영의 대군이 서로 좌우로 맞선 대목. '팔콘'(안소니 마키)의 "On your left."가 들려오기 직전까지 짧게 지나가는 숏이었기에 더 인상적으로 남는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컷



'인피니티 사가'의 마무리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각본이 뛰어난 이유는 정밀하게 직조되고 구분된 세 개의 파트, 무거울 수 있지만 섬세하게 내면을 조명한 첫 파트와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그려낸 두 번째 파트,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집중한 듯한 마지막 세 번째 파트 때문만이 아니라 앞서 일부 언급한 것처럼 그간의 영화들에서 명대사처럼 각인된 캐릭터의 말들을 직접 다시 말하게 하거나 상대역이 변주해서 말하게 하는 장치들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가지의 예로 '캡틴 아메리카'는 이미 전작인 '윈터 솔져'를 통해 히드라의 실체를 경험했고 알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엘리베이터 전투 신을 반복하지 않고 단지 한마디 말("Hail Hydra.")만으로 상황을 지나 보낼 수 있다. 여러모로 '엔드게임'은 단지 <아이언맨>(2008)부터 지금까지의 영화들을 함께해온 관객 혹은 팬들을 위해서만 짜인 헌사와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자신의 세계관이 걸어온 길이 무엇을 위한 과정이었는지를 총정리한 작품이다. 물론 '페이즈 3'의 마지막 작품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아니라 7월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지만 이번 '엔드게임'은 그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영화의 이야기가 마무리 된 후, 스태프 롤이 올라가기 전 배우의 크레딧은 나머지 어벤져스 멤버들이 먼저 나온 후, <어벤져스>(2012)의 여섯 멤버의 크레딧이 배우들의 서명과 함께 등장한다. '아이언맨'으로부터 시작돼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헐크-토르-블랙 위도우-호크아이'의 여섯 멤버로 첫 팀이 되고, 이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 팬서', '캡틴 마블' 등에 이르는 후속 합류 멤버들이 저마다의 색깔과 장르를 더하며 완성된 스물두 편의 '인피니티 사가'는 지난 11년이 단지 인기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한 팬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영화사에 있어 하나의 유의미한 시도였음을 크레딧을 보면서 다시 생각했다. 물론 아직 MCU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점점 거대해지면서도 기존의 것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고 있다. 멀리 돌아왔을지도 모르지만 이 글의 끝으로는 며칠 전의 일기에 썼던 문장들을 다시 가져와야겠다. "It's Been a Long, Long Time". (2019.05.10.)


박스오피스모조에 등록된 개봉 예정 스케줄. '페이즈 3' 이후에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그러니까, 그간의 영화들을 보면서 개별 작품으로서의 개성이 약하다 느꼈던 부분들은 오히려 여기에 와서 퍼즐의 조각들로 다시 끼워 맞춰진다. 11년간의 스물두 편의 영화가 결국은 하나의 영화이고 하나의 경험인 셈이다. 누군가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이라 하겠지만 '수퍼히어로' 영화라고 해서 아주 대단한 이야기만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한 번의 실수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며 신뢰를 품는 일과, 곁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일과, 어둠 속에서도 빛을 꿈꾸고 나아가 직접 빛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일. 결국은 타인과 연대하고 가족을 끌어안으며 가족을 잃은 자와 다시 가족이 되는 일들에 대해 일관되게 말하고 실천하는 이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세계를 만든다. 그간의 아쉬움과 단점을 마치 반칙처럼 모두 극복해버리는 180분 57초. 아마도 지금까지는,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엔딩 크레딧이라 해야겠다. 유니버스를 만든 모두의 얼굴과 이름을 잊지 않으면서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서명으로 새긴. (2019.05.02.)



<어벤져스: 엔드게임> 해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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