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곧 3월이 되거든요
이번 글은 따로 공부 같은 것이라기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뿅글이 <돈은 좋지만 재테크는 겁나는 너에게>를 읽으며 스스로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자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게 과연 잘 이루어졌는지 검증하는 시간이다. 중간에 새로운 신용카드도 만들고, 예산 계획도 수립하며 매 글마다 '앞으로 ~하겠다.'라고 잘만 써놨는데 과연 얼마나 해냈을지! 한번 봅시다...
이번에 검증하는 기간은 25.01.18~25.02.17이다. (신용카드 결제일 1일 기준 한 달이 그렇습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한 게 1월 13일이니 꽤나 알맞은 검증 날짜일지도..
미리 밝혀두면, 이 검증의 가장 주된 자료는 나의 돈 나가는 모든 루트를 파악하고 있는 '뱅크 샐러드' 앱이다.
ㅎㅎ.. 일단 예산을 89만 원으로 잡았다고 되어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무슨 기준으로 잡았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처음에 책을 읽으며 잡아주었던 그런 예산 샘플들을 토대로 한 것 같기는 한데, 고정 지출이 43만 원인 인간이 고작 2배를 예산으로 잡았던 게 문제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쓰는 대로 예산으로 잡으면 안 되니까 앞으로는 예산을 100만 원 정도로 맞춰보려고 한다.... 그래도 134%의 지출이 마음이 안 아픈 것은 아니고... ^^ 어쩌다가 약 31만 원의 돈을 더 쓰게 되었을까... 참, 모자이크 된 부분은 나의 한 달 수익이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요즘 내가 있는 업계가 불황이라 수익이 크지 않아서... 부끄러워서 모자이크 했다. 따지고 보면 수익과 지출 간의 얘기도 해야겠지만, 그냥 뭐 두루뭉술 얘기하자면 수익에서 썼다기보단 모아놓은 돈에서 쓰고 있는 것에 가깝다. 이것도 너무 마음 아프니까 넘어가는 것을 이해해 주시길...
일단 나의 고정지출 427,720원을 확인해 보았다.
집 관리비 55,500원 (룸메와 공동 통장으로 이체)
마이크로소프트 365 결제 11,900원 (이번 달부터 정지 예정)
보험료 82,260원
국민연금 35,100원
교통비 23,600원
쿠팡와우 월회비 7,890원
제이박스 6,930원
휴대폰+인터넷+TV 88,140원
SKT 우주패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13,900원
휴대폰 손해보험 (카카오) 5,700원
구글 원 (100G) 2,400원
애플 icloud+ (200G) 4,400원
총 337,220원이다. 그 외에 경조사비 같은 게 섞여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건강보험이 있는데,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룸메가 세대주라 그 아래로 나오기 때문에 이체 내역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 부분을 찾아보니 +35,000원쯤 하면 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달에 일이 완전히 끝나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므로 해지 예정이니 -11,900원을 해주면 된다. 그러면 나의 한 달 고정지출은 360,320원이 된다. 뱅크 샐러드 이 녀석.. 생일 선물한 것까지 고정지출 비용에 넣어버리면 어떡하냔 말임..ㅎㅎ..
집 관리비 55,500원 (룸메와 공동 통장으로 이체)
휴대폰+인터넷+TV 88,140원
:인터넷+TV, 그리고 쿠팡와우는 룸메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집 관리비 금액에 다 계산이 되어있긴 하다. 그래서 룸메가 나보다 관리비를 좀 더 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결제 11,900원 (이번 달부터 정지 예정)
: 드디어 이번 달에 일이 다 끝나면서 해지해도 될 고정 지출! 보통은 일을 하면 노트북을 빌려주거나 해서 결제할 일이 없는데, 이번에 좀 특이 케이스였다.
보험료 82,260원
국민연금 35,100원
건강보험 35,000원
휴대폰 손해보험 (카카오) 5,700원
: 이 쪽은 뭐 어찌 손댈 수가 없는 부분...
교통비 23,600원
: 이번 달은 이랬지만 아마 백수일 다음 달에는 더 적게 나올 것 같고, 또 언젠가 일을 시작하면 더 많이 나올 것 같고...
쿠팡와우 월회비 7,890원
: 모르는 새 많이 올랐다는 걸 느꼈고... 처음 가입할 때 4,990원인가 그랬는데... 뭐 그래도 룸메랑 반띵하고 있으니 괜찮나 싶다.
제이박스 6,930원
: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대원방송에서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ott인데 최근에 <원피스>를 열심히 보고 있어서 결제했다. 사실 최근도 아님. 한 2년 정도 계속 구독하고 있는 것 같은데 ^^... 얼른 32기까지 끝내고 해지해버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31기거든요... 다음 달엔 끊을 수 있도록 열심히 봐볼게요ㅜㅜ
SKT 우주패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13,900원
: 유튜브 프리미엄을 유튜브에서 직접 구독해서 사용했을 때 14,900원인데 1,000원 더 싸게 이용하고 있으니 이득인가? 싶다. 거기에 더해서 TV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0포인트를 주는데 그걸 아직 사용해 본 적 없어서... 한번 볼만한 게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거실이 추워서 TV를 잘 안 보다 보니^^ TV를 어떻게 좀 이용할만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해보면 좋을 듯.
구글 원 (100G) 2,400원
애플 icloud+ (200G) 4,400원
: 솔직히 얘네는 아깝긴 하다 ^^... 근데 어쩌겠는가... 데이터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인생인데... 지금이야 백수라 이 돈이 좀 애매하게 아깝게 느껴지지만 결국 일을 시작하면 저들이 나를 얼마나 편하게 만들어주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저들을 해지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러면 이제 그래 커피 한 잔 덜 사 먹지 뭐, 하고 합리화하게 되는데 애당초에 저는 커피를 잘 안 사 먹는다고요ㅠㅠ
정확하게 360,320원으로 계산은 했지만 기본 치를 40만 원은 잡아야겠구나 싶었다. 분석해 봐도 나... 그냥 내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만 쓰고 있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진짜 TV 빼고는 다 너무 잘 쓰고 있는 것들이라 그렇게 크게 잘못 소비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궁금하긴 하다. 그래도 3n 살에 이 정도 고정지출은 다들 하는 거 아닌가 싶고 평균치가 궁금해지는데 아무도 말 안 해주겠지 ㅠㅠ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이 글을 쓰고 검색을 좀 더 해봐야겠다. 아, 쓰다가 빠트렸는데 매달 4,000원 정도 룸메한테 자동이체하는 금액도 있긴 있다. 넷플릭스랑 뭐였는데... 이것도 룸메랑 확인을 한번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룸메가 일주일 넘게 출장을 가 있어서 현재는 확인이 어려우므로 꼭 잊지 않고 확인할 수 있도록 여기다 써두도록 하겠다 ^^..
기본 고정 금액에 40만 원 정도가 무조건 필요하단 걸 알았으니, 이제 그 외에 예산 수립을 위한 나의 씀씀이 분석을 이어 나가보도록 하자.
일단 식비가 22%로 많이 줄었다! 이전에 식비가 지출의 48%, 51%를 차지할 만큼 컸는데, 절반 이상 줄었다. 최고의 공로는 일단 배달음식을 안 먹기 시작한 거고... 그 외에는 촬영이나 신체적으로 너무 지치는 일 대신 사무실을 오가며 재택근무를 하는 식의 일상을 보냈기 때문에 집에서 요리해먹을 힘이 남아있었다는 것 정도? 남자친구랑 밥 먹을 때도 될 수 있으면 집에서 해 먹거나 했던 것 같다. 아니면 합리적인 가격의 식당에 가거나. 이번에는 남자친구와 이벤트가 있었어서, 아웃백을 다녀왔는데^^.. 둘이서 거하게 먹은 탓에 가격이 좀 나왔지만, 미리 할인받을 수 있는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가서 아웃백 앱 쿠폰 + SKT 멤버십까지 할인받아 알뜰살뜰 잘 먹었다. 기분도 내고 할인도 받고 나오니 돈 쓰고도 기분이 좋았다. 좀 내가 기특해지는 기분이랄까... 사실 남자친구가 쏜 거라 내 돈 나간 게 아닌데도 할인 잘 챙겨 받으니까 돈 아낀 기분이었다. 니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이 내 돈이니까... 그때의 경험으로 앞으로의 데이트도 이런저런 할인들 챙겨가면서 해도 괜찮겠는데 싶었다. 처음엔 책에서 이러저러하게 알뜰히 데이트하세요~ 이런 말을 보면서 좀 구질구질하지 않나 싶었는데... 아니었음을... 왜, 데이트하면 괜히 좋은 데 가고 싶고 안 가 본 데 가고 싶고 그러지 않은가? 좋아하는 사람과 좋은 곳에 가고 싶은 건 사랑하는 인간의 본성이니까. 근데 그런 걸 하면서도 돈을 아낄 수 있는 게 좋았다. 돈이 없으니 공원만 걸어 다니자, 이런 건 아니지만 (어쨌든 둘 다 사회생활하는 성인이니까) 어쨌든 연애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발전하려면 돈도 큰 몫을 하지 않겠는가. 내가 얘를 만나면서 돈을 다 잃었네보단 얘를 만나면서 돈을 똑똑하게 썼네가 좋으니까... 앞으로의 데이트도 이런 부분들을 좀 더 신경 써봐야지. 우리 커플은 언제는 내가 내고 언제는 남자친구가 내고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데 아무래도 좀 더 안정적인 남자친구가 더 많은 부분을 감당해주고 있기 때문에, 늘 고마운 마음으로 더 알뜰살뜰 챙겨보려고 한다. 내가 알뜰살뜰하게 좋은 데 많이 데려갈게! 기다려!
생활 부분에서 돈이 좀 많이 나갔는데... 이것도 쫌 할 말이 있는 게 집에 캡슐 커피를 12만 원어치를 샀다. 사유는 곧 있으면 캡슐 가격이 오르는데, 그전에 마지막 할인 기간이라고 해서다. 지금 올랐는지는 모르겠는데 캡슐을 거의 60개? 이상 산 것 같다. 룸메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집에 있으면 굳이 커피를 시켜 먹거나 나가서 사 먹거나 하지 않고 캡슐 머신을 잘 이용해 먹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투자라고 생각했다. 각 6만 원씩 반반 부담했는데, 내 카드로 긁어서 저렇게 되었다. 그 외에는 편의점이나 생필품 구매가 전부다. (룸메걸 대리로 사준 것도 있어서... 한 - 85,000원 정도로 생각하면 합당할 듯)
온라인 쇼핑은 위에 서술한 고정지출의 구독비가 사실은 전부여야 하는데, 이번 달에 엄마가 디즈니 플러스를 보고 싶다고 하셔서 추가로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했다. 현대카드 M몰에서 6개월에 59,400원으로 구독했는데, 스탠더드 9,900원 요금제를 6개월 구독하는 것과 가격은 동일하다. 그때는 뭔가 메리트가 있어서 결제했는데 왜 했는지 기억이 안 나네.. 카드 실적 채우려고 했나? M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긴 한데, 내가 사용하는 카드는 네이버 현대카드라 M포인트가 아니라 네이버 페이 포인트로 가는데... 이걸 왜 결제했는지 좀 미스터리 하다. 어쨌든 엄마가 잘 보고 있고 6개월 동안은 추가 결제가 안 되니 깔끔한 것 같기도... 나 뭐 하냐 진짜 웃기다. 다문 1,000원이라도 싸게 결제했을 줄 알았는데. 좀 더 정신 차리겠습니다...
경조사비도 신기했던 게, 사실은 나는 경조사비 같은 걸 제대로 신경 써본 적이 없었다. 뭐, 딱히 결혼하는 친구들도 없고 나이가 나이인지라 장례식 갈 일도 없고, 생일인 친구라고 해봐야 그중에 챙기고 싶은 친구들만 챙기면 되니까 뭐 그렇게 큰 금액 나갈 일 잘 없는데? 싶었는데... 그래도 그것들이 10만 원 정도는 되는구나 싶었다. 하긴 30대에 뭐 만 원짜리 선물 사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경조사비도 꼭 예산에 포함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경조사비는 예산에 포함시켜 놓고서 남는 돈을 따로 모아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러면 언젠가 좀 크게 써야 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생각?
교통비는 눌러보면 저거보다 내역이 많은데 왜 저렇게 계산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사유는 설날에 본가를 다녀와서 철도비가 12만 원가량 있었고, 택시 탑승을 4번 정도 해서... 고정지출에서 계산한 교통비 23,600원에 +15만 원은 해야 할 것 같은데 어플에는 저렇게 계산되어 있다. 중간에 취소했다가 다시 하고 이러면서 뭐가 꼬였나...? 모르겠네.
그리고 확실히 돈을 아낀다고 생각하니까 쇼핑을 안 하게 된다! 있는 옷이나 입지 뭐, 이렇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좋은 건, 사놓고 안 입고 있던 옷들을 옷장에서 발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룸메랑 같이 살면서 내가 옷이 좀 많다 보니 매년 '올해 안 입은 옷'을 청산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아마 이번에 겨울 옷들을 새로 정리한다고 해도 정리할 옷이 많지 않을 것 같다. 왜냐면! 내가 부지런히 발굴해서 입었으니까! ㅎㅎ 나는 사실 같은 옷을 여러 날 입는 걸 안 좋아하는 편인데 그게 있는 옷으로도 가능했다... ^^ 그리고 생각보다 바지 같은 건 이틀정도 똑같은 걸 입어도 알아차리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어릴 때 괜히 사람들이 똑같은 옷 입고 오는 친구들에게 '외박했냐', '남자친구랑 여행 갔다 왔냐' 이런 말 하는 걸 봤었어가지고... 똑같은 옷을 입으면 그런 말을 듣진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그래서 진짜 외박하는 날에도 꼭 갈아입을 옷을 챙겨 다녔다.) 나이가 드니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하긴,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이 무례한 건데 너무 신경 쓰고 살았나 싶다. 뭔가... 진짜 나쁘지 않았다. 물론 습관적으로 쇼핑 어플에 들어가긴 했지만, 휙휙 구경하면서도 '이게 나한테 꼭 필요한가?'를 스스로에게 한번 더 물어보게 되었다. 보통은 그 질문의 답은 '필요 없다'인지라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이 굉장히 낮았다. 오프라인에서 뭘 구매할 때도 똑같았다. 이게 뭔가 그냥 물건을 안 사서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스스로 검증하는 과정이 있는 게 내가 좀 현명한 사람같이 느껴져서 좋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보기에... 얘는 소비통제 실패하고 예산보다 많이 썼으면서 뭘 자꾸 기분 좋다고 하지? 싶으실 거 같은데, 정말 정말 솔직하게 적자면 한.. 최근 6개월 이내에 가장 적은 돈을 쓴 달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싶다 ^^... 변명 같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업계는 정말 '워라밸'이라고 할만한 게 없어서 조금만 정신을 빼놓으면 돈을 물 쓰듯 쓰게 되는 업계다. 당장에 매일 촬영을 나가야 하는데 옷이 없다? 쿠팡에서 그냥 주문해 버리고, 피곤해 죽겠는데 배고프다? 바로 배달음식 시켜버리고... 이런 업계다. 내 주변에 이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도 똑같다. 너무 피곤한데 오전 10시에 집합이다? 5분이라도 더 자고 택시를 타버리는 업계라서 (근데 진짜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몸이 너무 힘들다...!) 일할 때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도 이번 달 지출이 기분 좋은 편이지만, 일을 좀 적게 하고 있어서 그랬나 싶기도 할 정도다. 물론 더 줄여나갈 거긴 한데...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로 살면 딱 좋을 것 같아서 노력은 해보겠지만 장담은 못 할 것 같다. 또 언젠가 일을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돈을 써버리고 있을지도... 아,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지를 말아야지. 그때도 너무 큰 지출이 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비상금과 여분의 돈 (앞서 말했듯 경조사 이월권이라든가)을 잘 만들어놓고 대비하면 되겠지. 그리고 이렇게 예산 안에서 돈을 쓰는 습관을 잡아두면 그때도 덜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하기사, 같은 업계에서도 돈을 모으는 사람들은 차곡차곡 잘만 모으는데 다 변명이다. 예 변명입니다. 워라벨이 무슨 상관이냐! 내가 돈을 모으려는 생각이 있으면 되지!
애니웨이,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달 소비통제는 성공도 실패도 아니고 과도기였다고 보겠습니다.
이건 마지막으로 덧붙여본다. '무지출 챌린지'에 긍정적이진 않지만 한 달에 8일 정도는 괜찮을지도. 그런다고 저 8일 동안 집에만 틀어박혀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돈을 안 써도 됐을 뿐... 돈을 안 써도 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내가 미리미리 저렴하게 (아마도 ㅠㅠ) 구비해 놓은 캡슐 커피 같은 것들이나, 미리 장을 봐서 넣어놓은 것들 같은 거.
그리고 이번 달엔 저축도 좀 했다. 저축을 좀 했는데도 한 달 정도는 여유가 있을 것 같아서 다행... 다음 달엔 일이 없으니 좀 더 졸라매야겠지만.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좀 해이해진 정신줄을 다잡을 수 있었다. 오래간만에 백수가 된 터라 주변에서 '여행이나 좀 다녀와' 같은 말을 많이 들은 탓에, 아 모아놓은 돈으로 다음 달에 여행이나 갈까...? 하는 바람이 슬쩍 들었었는데 정신이 좀 차려졌다. 현재 하고 싶어서 진행하고 있는 개인적인 프로젝트도 있고, 저번 글에 썼듯이 복근도 만들어보고자 하고 있고, 그리고 통장 사정도 여행까지 감당하기엔 넉넉하지 않을 것 같으니 여행은 스킵하는 게 좋겠다는 결심이 좀 섰다.
뿅글이 님이 달에 20만 원 정도를 행복비용으로 얘기했는데, 나는 그걸 30만 원으로 올렸다. 이유는 내년 5월쯤에 미국여행을 가고 싶어서 인데 지금부터 모으면 30만 원 정도는 넣어야지 가능할 것 같아서였다. 물론 여유가 되는 데로 추가로 더 넣을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솔직히 말해서 비상금 통장은 못 만들었다. 돈의 여유가 없어서, 3월에 비상이 없길 바랄 뿐이다. 또 돈의 여유가 생기면 이제 비상금 통장도 만들고 이리저리 구멍이 생길 때를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여러분도 본인의 한 달 지출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솔직히 말하면 3n 년의 인생을 살면서 이런 걸 처음 해봤다. 어릴 때 용돈 기입장 같은 걸 썼던 것도 같은데 이렇게 낱낱이 한 달 내역을 살펴보며 분석해 보기는 처음이었다. 부끄러워 여기 안 쓴 내역들도 있지만, 그것들을 낱낱이 확인한 것은 내게 분명히 큰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이 있다. 여러분도 한번쯤 본인의 한 달 지출 내역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한다. 그리고 그걸 토대로 새로운 예산도 짜보시기를. 뿅글이님 가라사대, 그렇게 하다 보면 더 이상 변동 없이 잘 굴러갈 수 있는 나만의 예산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기 때문에 또 다음 달에도 나의 지출을 살펴보고 뼈아픈 반성의 시간을 가져볼 예정이다. 이번 달도 여러 군데에서 뼈아픈 반성을 했지만, 이를 토대로 나는 또 나아가리라. 재테크 쪼졸이 여러분, 시드를 모으는 그날까지 소비통제 함께 해봅시다 ^^ 포기하지 말고,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