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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글이 <돈은 좋지만 재테크는 겁나는 너에게> 5

마지막 장까지 따뜻한 뿅글님이시여

by 이지

* 이 글은 앞선 글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뿅글이 <돈은 좋지만 재테크는 겁나는 너에게>의 'PART 7. 이 모든 건 훗날의 내가 더 잘 살기 위한 거니까' 리뷰입니다.


이제 드디어 마지막 장이다! 책을 이렇게 오랜 시간 부여잡고 있어 본 건 처음이다. 대체로 인문학 서적보다는 소설을 좋아하기에 보통 단숨에 읽어버리곤 했는데... 역시 공부와 병행하는 책이다 보니 어쩔 수 없나 싶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단숨에 읽었다면 많은 부분을 놓쳤을 게 뻔하니... 이렇게 기록해 두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먹으면 더 잘 소화할 수 있겠지 싶다.


재테크에도 요요가 있다

다이어트를 급하게 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하면 금방 요요가 오는 것처럼, 급하거나 잘못된 방법의 재테크 역시 요요가 올 수 있습니다. 요요는 특히 '건강하지 못하게' 다이어트를 했을 때 오는데, 재테크 요요도 마찬가지로 건강하지 못하게 했을 때 와요.
혹시 '무지출 챌린지'에 대해 들어봤나요? MZ세대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가 뜨겁다는 기사가 있었어요. 무지출, 말 그대로 지출 없이 돈을 악착같이 모으는 거더라고요. 식비가 많이 나오니까 회식에서 남은 밥을 싸 와서 다음 날 먹고, 많게는 세끼까지 활용하는 것도 봤어요.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1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씩 걸어 다니는 등 아예 지출하지 않는 거더라고요.
저는 '무지출'에 대해 긍정적이지는 않아요. 무지출이 아니라도 돈을 잘 모았고요. 필요한 곳에 소비했지만 현명한 방법을 찾아 소비금액을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아낌없이 돈을 쓴 덕에 몇 배에 달하는 돈을 더 벌 수도 있었죠. 굳이 따지자면 '무지출'보다는 '잘지출'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잘' 지출해서 수익 자체를 늘리면 무지출보다 훨씬 많은 돈을 모을 수도 있으니까요.

'무지출'이라는 단어에 너무 몰입하면 정말 필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어요. 소중한 지인과의 만남도 꺼려지고, 문화생활이나 여행은 당연히 멀어질 수밖에 없죠. 이제 막 재테크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20대나 30대 초반일 거예요. 이 나이에는 나의 세계를 확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 게다가 내가 어떤 걸 할 때 행복한지 계속 알아가는 과정이 이 시기인데, 모든 지출을 막아버리면 내 삶에서 느낄 수 있었던 행복들까지도 막게 될까 봐 걱정스러워요. '잘지출'파는 필요 없는 곳에는 명확하게 아끼되, 내 삶에 필요한 것에는 적극적으로 지출하며 20대를 알차고 행복하게 꾸려 나갈 수 있습니다.

무지출을 실행했을 때 재테크 요요가 거의 99/9%로 오게 될 사람들은 '처음부터 무지출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에요.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지출로 시작했다면 내 세상이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괜찮을 수 있어요. 비교할 게 없으니 좋은지 나쁜 지도 알 수 없죠. 하지만 이미 지출을 많이 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지출로 돌아서면 결국 더 큰 보복소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요요가 오면 몸무게를 뺐던 기간보다 다시 찌는 속도가 훨씬 빠른 거 알죠? 재테크 요요도 마찬가지예요.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만큼 안타까운 게 없잖아요. 재테크는 정말 장기전이라서 요요 없이 건강하게 하는 게 중요해요.

이번에는 여러분의 재테크 여정에 두고두고 되새겼으면 하는 중요한 포인트들을 담아봤어요. 요요를 방지하는 방법, 노력했지만 재테크 요요가 왔을 때 극복하는 방법까지도 이야기해 볼게요.


마지막 장은 저자가 이 책을 읽는 재테크 쪼졸이들을 걱정하는 말로 가득 차있다. 요약하자면 돈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말이다. 그 예시로 '무지출 챌린지'를 든다. 개인적으로 나도 처음 이러한 이야기를 접했을 때 '이게 가능해?'하고 생각했었다. 카카오톡의 '거지방' 등의 오픈 챗을 활용하면서, 돈을 쓰지 않고 모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돈을 안 쓸 수 있느냔 말이다. 처음 이 브런치 북을 시작하면서 얘기했듯이, 후배들을 만날 때 커피 한 잔을 사주거나 친구들과 만나 맛난 것을 사 먹거나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데 돈을 안 쓸 수가 없다. 그것은 나의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다 끊어내는 짓인데 나이를 먹다 보면 알겠지만... 사회적 네트워크라는 건 돈보다도 귀한 것이지 않은가? 30대에 들어선 지금, 나는 10대 20대와 비교했을 때 친구가 많이 줄은 편이다. 오랜 시간을 보내며 정리된 친구도 있고, 일부러 끊어낸 친구도 있지만 그 모든 시간을 함께할 만큼 소중한 친구들이 남아있는 건데 그걸 다 끊어내고 나면 그 이후에 내 곁에는 누가 남을 수 있을까? '무지출'을 한다는 건 듣기에는 너무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꽤 많은 리스크를 품고 있다. 차라리 '미안한데, 내가 재테크에 맛을 들여서 시드머니 마련을 위해 지출을 줄여야 해.' 하고 양해를 구하고 저렴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품을 들이든가 해야 하지 않을까? 무작정 '무지출'을 외치며 모든 사회적 네트워크를 끊어내고,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지출 챌린지'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도 이런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겠지만, 내가 처음 '무지출 챌린지'를 알았을 때 느꼈던 것은 이런 것들이었다.


그리고 20대, 30대에는 내 세계를 확장해야 할 때라는 저자의 말에도 동의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10대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12년을 통째로 수능에 바치는 삶이라 그렇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영화감독'을 꿈으로 정하고 30대가 되도록 살아오고 있긴 하지만, 살면서 나 같은 사람은 몇 본 적이 없다. 보통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꿈을 수백 번씩 바꾸고 전공 선택 후에도 직업을 바꾸고 꿈을 바꾸고 하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하나의 꿈으로 반평생을 살고 있는 나에게 '멋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는 오히려 후자의 사람들이 멋있는 것 같다. 하나의 꿈으로 반평생을 살다 보면... 이 업계의 일 외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똥멍청이가 돼버리곤 하는데 (내가 그렇다.) 이것저것 꿈을 바꿔가면서 움직이다 보면 할 줄 아는 일도 많아지고 세계도 넓어지는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정말 그렇다... 나는 여전히 이것 말고는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자꾸만 이쪽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 버리는데, 점점 더 확장되는 세계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뭐랄까, 행복해 보인달까. 굳이 내게 '멋있다'는 사람들에게 꺼내본 적은 없는 말이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그렇다. 그래서 재테크 공부를 하면서도 좀 행복해졌다. 내가 항상 파고들던 세계가 아니라서... 오래간만에 확장되는 느낌이 있었달까? 그나마 내가 영화감독이 꿈인지라 세계를 확장하지 않으면 도태되기에 이것저것 찍먹을 하고 다녀서 좀 나았지, 그렇지 않고 진짜 한 세계만 파고들어도 되는 게 내 꿈이었다면 얼마나 좁은 세계에 갇혔을지 상상도 안 된다. 그러니 '무지출'만이 답은 아니지 않을까? 30대의 이야기에 가끔은 귀를 기울여보시라... 당신의 세계는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 나는 후회를 잘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20대에 교환학생을 가보지 않은 걸 아직도 후회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바깥에서 살아보았다면 내 세계가 얼마나 넓어졌을까. 그렇게 넓은 세상에 내게 선택지는 얼마나 많았을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돈을 아끼려고 세계를 좁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넓고...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선택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그리고 저자는 요요를 방지하는 방법으로 '운동'과 '책'을 이야기한다.


체력은 운동으로, 내면은 책으로

우리의 재테크 여정을 조금 더 탄탄하게 만들어줄 2가지가 있어요. 바로 운동과 책이죠. 저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재테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은 하나도 없지만, 둘 다 재테크에 도움이 된다는 건 확실합니다. ...


이렇게.


재테크 역시 나와의 싸움이기에 내가 중심을 잘 잡지 않으면 금방 무너졌죠. 건강한 마인드가 건강한 신체와 큰 관련이 있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된 계기이기도 했어요. 운동을 열심히 하고, 깨끗하게 씻은 후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알 거예요. 가기 전까지는 조금 몸이 무거웠는데 운동을 마치고 씻는 순간 '오늘 하루를 정말 잘 살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운동해서 힘이 빠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힘이 생겨요.

마인드가 약해질 때도 그래요. 운동하면 신기하게도 '그래, 난 할 수 있어!'로 마인드가 바뀌더라고요. 하는 일이 잘 안 풀릴 때도 운동으로 에너지를 많이 얻었어요. 힘든 걸 말로 털어놓지 못하는 성격 탓에 운동으로 많이 풀었는데, 회복에 큰 도움이 됐어요.
재테크하는데 헬스장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은지 질문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너무 가끔 가서 그렇게 생각될 수도 있어요. 1년에 30만 원인 헬스장에 다닌다고 가정했을 때 한 번을 가면 회당 3만 원이고, 100번을 가면 회당 3,000원인 거잖아요. 결국 내가 부지런해지기만 하면 그 돈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데, 비싸서 안 가는 건 너무 모순 아닐까요?


헬스장을... 안 간지 한 달이 넘었다. 여름쯤에는 헬스에 미쳐서 출근을 하면서도 새벽 6시에 일어나 헬스장 도장 찍고 출근했었는데... 지금은 재택근무가 주를 이루고 있음에도 그렇게 되었다. 무덤을 좀 더 파자면 헬스장이 집에서 3분 거리다. 그때쯤엔 체력도 좋아서 퇴근 후에 시나리오를 쓰거나 하는 것도 가능했고, 주말에도 제때 일어나 시나리오를 쓰고 시나리오를 쓰다 막히면 헬스장을 가곤 했다. 운동을 열심히 하니 먹는 양도 늘어서 밥도 잘 먹었고, 몸을 쓰니 밤에 잠도 잘 자서 집중력도 좋았다. 쓰다 보니 현타가 오는 군....


다음 주부터는 꼭 헬스장에 나가보도록... 해야겠다.


체력은 운동으로 길렀다면, 내면은 책으로 단단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추천했다고 재테크 분야만 계속 읽지 말고 인문학책이나 소설도 가끔 챙겨주세요. 운동과는 또 다른 의미로 일상에서 살아갈 힘을 얻게 되거든요.
어릴 때 박웅현 작가님의 <여덟 단어>를 읽었는데, 그 책에서 만난 몇 문장들을 여전히 계속 품고 지내요. 책 속에 "행불행은 조건이 아니다. 선택이다"라는 문장이 있어요. 행복으로 느낄 건지, 불행으로 느낄 건지는 결국 내가 선택하기 나름이라는 뜻이에요. 인문학책이나 소설을 읽다가 가끔 이렇게 인생을 지탱해 주는 교훈을 얻곤 해요. 너무 돈 이야기만 가득한 일상에서 나를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했어요.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하는 데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정말... 걱정이 없다 ^_^ 소설 읽는 건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하지만 인문학책도 조금은 같이 읽을 수 있도록 넓혀봐야겠다. 세계를 확장해야지...! 이 부분을 발췌한 것은 저자가 좋아하는 책에서 발췌해 놓은 문장 때문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해 '필사노트'를 쓰고 있는데,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발췌해 적어놓는 것이다. 오랜만에 남의 필사노트를 보는 기분이 들어서 뭔가 마음이 따뜻해져서 발췌했다. "행불행은 조건이 아니다. 선택이다" 라니. 필사노트에 적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문장 아닌가.


인터넷에서 주운 사진

요건 인터넷에서 주운 사진인데, 뭔가 비슷한 느낌이라 가져왔다. 무슨 일을 하든 불행하게 느끼지 말고 좀 더 행복하게 느끼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다음 주부터 헬스장을 가야 하는 게 아니라 다음 주부터 헬스장을 가도록 선택한 것이다! ^^


결국 우리의 심신이 건강해야 재테크 과정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넵.


인생의 정답을 찾지 마시길. 정답을 만들어가시길.
내일을 꿈꾸지 마시길. 충실한 오늘이 곧 내일이니.
남을 부러워 마시길. 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
시류에 휩쓸리지 마시길.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 것.
멘토를 맹신하지 마시길. 모든 멘토는 참고 사항일 뿐이니.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단지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시길.
그리고 당신 마음속의 올바른 재판관과 상의하며
당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시길.
당신이란 유기체에 대한 존중을 절대 잃지 마시길

- 박웅현, <여덟 단어>


이것은 저자가 앞서 발췌해 놓은 문장 외에 추가로 우리에게 전해준 부분이다. <여덟 단어>라는 책도 궁금해지고... 뿅글님의 유튜브도 요즘 종종 보는데, 정말 이렇게 살고 계신 것 같아서 신기해서 가져왔다. 가장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시류에 휩쓸리지 마시길.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 것.'이라는 부분이다. 잊지 말아야지.


'나는 재테크하니까 연애 안 해!' 이렇게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곁에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연애하지만 이 친구랑 같이 재테크도 잘해볼래'하며 방법을 찾아나갔으면 좋겠어요. 곁에서 나를 열렬히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기도 하니까요.


재테크를 하면서 연애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있는데, 전체적인 내용은 어차피 커플 별로 맞춰가야 할 것 같아서 굳이 가져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가져왔다. 이건 재테크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통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소중한 사람이니까 뭔가를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남자친구와 만나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데 나에게도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혼자 걷는 것보다 둘이 걷는 게 더 나을 때가 많으니까.


그리고 저자는 재테크를 더 잘해나갈 수 있도록, 자신의 일정 관리 방법을 소개한다.


... 오늘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일정 관리 방법을 소개해 볼게요. 가장 중요한 건 '목표 세우기'예요. 저는 항상 6개월 안에 이루고 싶은 큰 목표를 만들어서 살아요. 그 목표를 위해 1년을 열심히 살면 매년 2건의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거죠. 사실 목표가 있으면 시간은 한정적이니까 관리할 수밖에 없어요.
공부하기, 직장 출퇴근하기 외에 다른 목표가 없으면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게 되니까요. 6개월 안에 ○○○ 재테크 공부하기, 3개월 안에 이 책 한 권을 완벽하게 흡수하기, 6개월 안에 체질량 지수 몇 프로 만들기 등 각자만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보세요. 준비물은 캘린더 앱 하나, 공책 하나만 있으면 돼요.

첫 번째, 스케줄 캘린더 앱 (매월 말, 그리고 상시로)
저는 구글캘린더를 쓰는데 그냥 편한 걸로 쓰면 돼요. 여기에는 약속이나 일정, 해야 하는 일 등을 간단히 표기해요. 큰 목표가 있으면 그 목표를 위해 해야 하는 것들이 있을 거잖아요? 그걸 생각해서 적어두는 거예요. 저는 월말에 다음 달 목표를 쭉 적어두고 있어요. 약속이나 일정이 생기면 그 외의 시간대로 잡는 거죠. 약속을 잡은 후에 해야 할 일을 적는 게 아니라, 이때까지는 이걸 해야 하니까 약속을 잡지 말아야겠다는 판단도 미리 해두는 거예요.

두 번째, 감정 다이어리 (매일 밤 5~10분 /월간 캘린더)
이건 목표를 위해 한다기보다는 나를 돌보는 용도로 쓰는 다이어리입니다. 길게 가려면 나를 계속 돌봐야 하거든요. 주로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았는지를 적고, 뭔가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면 그 감정을 같이 적어둬요. 잘 정리되지 않은 감정도 글로 적으면서 가라앉기도 하고, 너무 감정적인 포인트에서 빠져나올 때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것도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요소니까요.

세 번째, 업무 다이어리 (매일 밤 5~10분 / 월간 캘린더)
업무 다이어리에는 말 그대로 내가 한 일을 써요. 무슨 무슨 일을 했다거나 어떤 생산적인 활동을 했는지를 적는 거예요. 직장인이라면 회사일은 회사에서 적으니까 그거보다는 '우리가 따로 세운 목표를 위해'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적어요. 운동처럼 시간을 내서 가는 것도 오늘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를 적으면 돼요. 매일 밤 업무 다이어리에 쓸 게 없다? 그럼 반성해야죠. '와, 나 오늘 생산적인 일을 못 했네. 내일은 진짜 열심히 살아봐야지' 이렇게요. 그 칸을 꽉 채운 날에는 '와, 나 오늘 진짜 잘했다. 멋있네!' 이렇게 칭찬도 하고! 나와의 솔직한 대화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 번째, 세 번째는 앱이나 컴퓨터가 아니라 펜을 손에 들고 노트에 하는 걸 추천할게요. 기분이야 좀 나아지겠지만 그거 적는다고 딱히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은가요? 맞아요. 진짜 중요한 건 '이 행위를 하는 시간' 자체예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정말 바쁘게 살아요. 일정을 꽉 짜서 생활하느라 이런저런 생각을 할 틈이 없지요. 그래서 다이어리를 쓰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든 거예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나의 일상과 일에 대한 '생각'을 하는 시간이요. 같은 생각을 지나치게 하면 독이 되지만, 매일 10분씩 꾸준하게 하면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는 이게 결국 목표를 '잘' 이뤄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한 끗 차이라고 봐요. 열심히 산다고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게 아니니까요. 목적지는 따로 있는데, 다른 방향으로 미친 듯이 달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런데 이 시간이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마음이 너무 힘들진 않은지,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인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더라고요.
'나는 오늘 나의 일상과 일에 대해 생각할 테다'라고 작정하는 게 아니라,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되는 게 포인트예요. 다이어리를 적으려면 오늘 뭘 하면서 살았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등 나의 하루를 돌아봐야 해요. 돌아보는 이 잠깐의 과정을 통해 좋은 인사이트를 얻게 될 거예요. 생각은 하는데 실천을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잖아요. 실천하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쭉 나아가는 사람은 더 적고요. 다이어리를 쓰는 과정은 올바른 방향인지를 늘 생각하게 하고, 모자란 부분을 보완해 바로 다음 날 행동하게 만들어요. 그걸 매일 반복하니 성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더라고요.


근데 사실 '재테크를 더 잘해나갈 수 있도록' 보다는 '더 잘 살 수 있도록'에 가까운 것 같긴 하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고 있는데, 뭔가 공감이 많이 갔다. 30대에 들어서는 한 달에 두 페이지 쓰면 많이 쓰는 게 돼버린 것 같긴 한데... 다이어리를 쓰다 보면 좋은 게 생각이 많아서 머리가 복잡할 때나, 생각이 정리가 안 되어서 마음까지 답답해질 때 나도 모르게 손이 다이어리에 간다는 것이다. 글로 생각을 쓰다 보면 처음 한 두 문단은 엉망일지 몰라도 뒤로 갈수록 정돈되는 게 느껴진달까? 종종 고등학생 때부터 써온 다이어리를 읽어보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일기내용이 그렇다. 분노로 시작한 일기가 결국에는 반성으로 끝나기도 하고, 슬픔으로 시작한 일기가 결국에는 희망으로 끝나기도 하고. 그런 모든 것이 인생살이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10년 넘게 다이어리를 써온 사람으로서... 그것만큼은 장담할 수 있다.


캘린더 앱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의 현대인이 그렇듯 나도 잘 써오고는 있는데... 미리미리 추가해 놓는 건 생각해보지 못했다. 중요한 일정이나 친구들과의 약속 같은 건 미리 잘 기재해 두는데, 나의 목표를 위해 캘린더 앱에 미리 계획을 세워두다니. 아무래도 P와 J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주변 J들이 나한테 이런 거 말해준 적 없단 말이야...^^ 아무래도 다음 주부터 헬스를 가기로 했으니 헬스와 관련해서 적어두면 좋을 것 같다. 6개월 안에 이룰 수 있는 목표로 '복근 만들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은데 그에 맞춰서 캘린더를 채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차피 재테크는 이 브런치 북을 계속 연재함으로써 매주 공부하게 되어 있으니... 이제 이 책을 다 읽었으니 다음 브런치 북 주제를 잡아야 하는데 이것도 참 어렵다. 처음에는 재테크의 ㅈ도 모르는 상태였어서 매주 주제를 잡을 수가 없었는데, 이제 조금 알고 나니 주제 잡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더 알아갈 수 있을지... 우선은 아직도 좌충우돌이라는 말씀밖엔 드릴 수가 없다.


... 내가 목표로 하는 어떤 과정에 중간중간 셀프 챌린지가 있어야 한다는 게 포인트예요. 노력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 말하는 과정을 거쳤는지 확인해 보세요. 운동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저도 운동을 좋아해서 참 열심히 하는데 수시로 자세를 촬영하고, 확인하면서 바로잡고, 새로운 걸 배우려고 노력해요. 이런 과정이 없으면 헬스장에서 잘못된 자세로 계속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내가 맞는지 아닌지 주변에서 이야기를 안 해주니까요.
나를 깎아내리라는 게 아니라 뭐가 부족한지를 깨닫고 그걸 채우라는 거예요. 계속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로 사는 건 참 중요하죠. 열심히 하루하루 걷고 있는데, 노력의 함정에 빠져서 주변을 아예 차단한 채 걷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해요. 주변과 변화하는 세상을 보면서 내 위치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 싶어요.

만약 지금 하는 무엇인가가 잘 안 된다면 잠시 멈추고 주변을 보세요.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랑 내가 뭐가 다른지, 정말 개선해야 할 점은 없는지 열린 마음으로 배울 점을 찾아봤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목표로 한 무언가에 도달해 있는 사람은 그 뒤에서 수많은 고민의 시간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는 걸 항상 기억하길 바랄게요.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잘 살피고 배우면서 간다면 분명 여러분의 다음은 달라질 거예요.


이 책이 힐링 에세이인 이유를 마지막 장에 와서 확실히 느꼈다. 저자가 다 겪어본 과정 이어서인 것 같다. 이 사람이 하는 말에 어떤.. 무게를 잡거나 허세를 부리는 느낌이 하나도 없어서, 하나하나 겪어보고 공감해 주며 따뜻하게 말을 거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따라보고 싶고 알아보고 싶고 그런 느낌이 드는 것도 같고.


어쨌든, 앞으로 재테크 공부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기억해 두면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에필로그

... 대신 하나 꼭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앞으로도 재테크와 관련된 여러 책을 읽어보자는 거예요. ...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도 있잖아요. 이 책을 시작으로 다양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참고하며, 여러분이 살도 붙이고 변형도 해가며 즐거운 재테크를 해 나가길 바라요.

... 완벽한 상태에서 실행하지 않아도 되는 게 젊은 우리의 장점 아닐까요?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이 '나이'를 영리하게 활용해서 많이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배워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많이 넘어지며 배웠던 것들이 훗날 큰 밑거름이 되어줄 거니까요.
이제 이 책을 통해 얻은 팁을 본격적으로 적용해서 다른 삶을 살지, 아니면 다시 평소와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지는 온전히 여러분의 실행력에 달렸어요. 지금까지 말한 재테크 과정은 단순히 '많은 돈'만을 위한 게 아니었어요. 나에게 집중하며 나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을 전했기 때문에 젊을 때 더욱 필요해요.

... 책을 읽으며 크고 작은 결심을 했을 텐데, 그 결심을 꼭 실행으로 옮겨보세요. 남들에게는 실제 내 모습보다 더 멋스럽게 포장해 보여줄 수 있어요. 그렇지만 나 자신은 내가 제일 잘 알잖아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겉으로도 긍정적인 자존감을 내뿜으며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건 결국 자신과 한 사소한 약속을 매일 지켜내는 거예요. 이제 책을 덮고, 자신과의 약속을 세우고 지키러 가보기로 해요!


뭔가 뜨끔했다. 이 책을 읽으며 '아니 이 정도로 재테크를 잘 알려주다니!'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는데 그러면서 동시에 '이 책만 파고들어도 뭐가 되겠는데?' 싶기도 했다. 독자들이 이런 생각을 할 줄 저자는 알고 있었던 걸까? 이렇게 직접적으로 나의 생각을 부숴버리다니... 그치만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데 이제 어쩔 수 없지. 더 공부해 나가는 수밖에.


책을 읽으며, 또 이 글을 쓰며 했던 나의 크고 작은 결심들을 꼭 실행해 옮기자고 또 다짐한다.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 책에 대한 전체적인 평을 남기자면, 너무 칭찬밖에 없어서 민망한 부분이 있다. 내가 언젠가 재테크 고수가 되고 나서 다시 읽어보면 좀 다를지 어쩔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꼭 읽어보셔라'이다. 특히 나와 같은 정도로 돈과 재테크에 개념이 크게 없으신 분들에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이제껏 돈에 관심이 없었다고, 재테크의 ㅈ도 모른다고 혼나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따뜻하게 알려주는 선생님 같은 책이어서 책을 읽으며 재테크에 대한 관심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 외에 더 어렵고 전문적인 책들도 이제 읽어보기 시작해야겠지만, 처음 시작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보기로서는 훌륭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관심이 생기면 뿅글님의 유튜브도 종종 보시는 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며 동시에 뿅글님 유튜브를 한 두 편 보다 보니 책의 내용에 더 집중이 잘 된다고 느껴졌다. 저자를 알게 되는 건 보통 그런 효과를 낳곤 하니까. 접근성이 좋으니 해볼 만하다고도 생각된다. 책이 그렇게 두껍거나 하지도 않아서 이렇게 매주 글을 써가며 읽을 게 아니라면 충분히 시간 내서 읽을 만하다고도 덧붙인다.


자, 어쨌든! 책은 끝났지만 저의 좌충우돌 재테크 공부는 계속됩니다... 쪼졸이 여러분 함께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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