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풀리는 아침
그리고 그날 밤,
연못의 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 사이,
조용히
달라져 있었다.
아침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숲에 내려앉았다. 바람은 풀잎을 스쳤고, 햇빛은 어제와 같은 틈으로 스며들었다. 새들은 늘 하던 순서로 울었다. 겉보기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지만, 두꺼비는 첫 숨에서 알았다. 공기가 아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연못으로 향하는 길은 달라 보이지 않았다. 같은 뿌리, 같은 굴곡, 같은 냄새. 그러나 발밑의 흙은 돌아오는 데 시간이 더 걸렸다. 눌린 자국이 한 박자 늦게 펴졌다. 두꺼비는 그 지연을 지나치지 않았다. 숲의 변화는 늘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속도로 먼저 시작된다.
연못 가장자리에 다다르자 두꺼비는 멈춰 섰다. 작은 두꺼비도 자연스럽게 곁에 섰다. 말은 오히려 방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두꺼비의 시선은 곧장 수면 위로 향했다. 어제 점들이 머물던 자리, 바로 그곳이었다.
있기는 했다.
그러나 같지는 않았다.
점들은 남아 있었지만, 서로의 그림자가 닿지 않을 만큼 흩어져 있었다. 밀도가 풀려 있었다. 두꺼비는 그 배열을 보며 깨달았다. 사라진 것은 숫자만이 아니라, 머물던 방식이라는 것을. 숲은 줄이는 대신, 비워 두었다.
작은 두꺼비는 몸을 낮춰 물을 들여다보았다. 이번에는 발을 담그지 않았다. 수면 아래에서 미세한 떨림이 지나갔다. 어제는 점으로만 보이던 것들 중 몇은, 더 이상 둥글지 않았다. 가장자리는 풀렸고, 중심은 길게 늘어졌다. 아직 이름 없는 변화였지만, 흐르는 방향만큼은 분명했다.
두꺼비는 숨을 고르며 지켜보았다. 이 시간에는 어떤 손길도 닿을 수 없었다. 숲이 허락한 것은 오직 지켜봄뿐이었다. 선택 이후에 남는 것은, 스스로 움직이는 시간이었다.
빛이 한 겹 더 내려왔다. 햇빛은 수면에 머무르지 않고, 물속 깊이 스며들었다. 그 빛을 따라 몇 개의 작은 몸이 천천히 방향을 틀었다. 모두는 아니었다. 그러나 충분히 눈에 띄는 변화였다. 빛은 길이 되기도 했고, 동시에 드러냄이 되기도 했다. 두꺼비는 그 이중성을 기억했다.
작은 두꺼비의 숨이 길어졌다. 깊고, 끝에서 조금 무거워졌다. 두꺼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숲에서 말은 늘 늦고, 몸은 먼저 배운다.
연못 가장자리의 이끼 사이에서 아주 작은 형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완전히 올라온 것도, 아직 잠긴 것도 아니었다. 꼬리는 길었고, 몸은 투명에 가까웠다. 물과 공기 사이, 경계 위에 머물며 방향을 재고 있었다. 두꺼비의 몸 안에서 오래된 기억 하나가 조용히 반응했다. 자신도 한때는 이 경계에 머물렀다는 기억이었다.
연못 곳곳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변하지는 않았다. 어떤 것은 여전히 깊이에 머물렀고, 어떤 것은 이미 빛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두꺼비는 그 차이를 보며 알았다. 숲은 같은 출발을 주지만, 같은 속도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제 이 자리에는,
조금 더 많은 그림자가 있었다.
그 사실은 말로 옮길 필요가 없었다. 사라진 것들은 공간으로 남아, 다음 움직임을 밀어주고 있었다. 숲의 계산은 늘 이렇게 진행된다. 드러내지 않고, 대신 남겨 둔다.
수면이 살짝 흔들렸다. 바람 때문이 아니었다. 물속의 움직임들이 겹치며 만든 파문이었다. 파문은 멀리 퍼지지 않았지만, 몇 겹으로 겹쳐졌다. 그 겹침 속에서 경계는 잠시 풀렸다. 두꺼비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이 숲에서 경계가 느슨해지는 때는 언제나 중요했다. 사라짐이 아니라, 넘어감이 일어나는 시간이었다.
작은 생명 하나가 수면 위로 조금 더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세상 밖이라 부르기엔 이르지만, 분명 물속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그것은 빛을 향해 아주 미세하게 방향을 틀었다. 의지라기보다는 반사에 가까운 움직임. 그러나 두꺼비는 알았다. 이 작은 기울어짐 하나가, 앞으로의 시간을 가를 수 있다는 것을.
숲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침묵은,
기다림에 가까웠다.
두꺼비와 작은 두꺼비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숨의 속도도 서서히 맞아갔다. 그 리듬은 아직 숲의 것도, 완전히 새로운 것도 아니었다. 막 바깥을 향해 고개를 드는 리듬이었다.
해가 더 올라갔다. 빛은 수면을 지나, 더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그 빛을 따라 몇 개의 작은 몸이 다시 방향을 바꾸었다. 모두는 아니었다. 그러나 어제와는 분명히 다른 장면이었다.
두꺼비는 그 모습을 마음에 남겼다. 이 숲에서 기억은 애도가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는 작은 두꺼비를 바라보았다. 아직 다 알 필요는 없다는 얼굴. 그러나 어떤 계절이 시작되고 있는지는 이미 느끼고 있는 얼굴이었다.
연못은 다시 고요해졌다. 그러나 그 고요는 어제의 것이 아니었다. 수는 줄었고, 움직임은 시작되었으며, 경계는 이미 한 번 풀렸다. 두꺼비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몸을 돌렸다.
숲은 천천히,
다음 숨을
세상 쪽으로
내보내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숨이
완전히 밖으로 나올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알지 못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