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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불 켜진 창 하나를 오래 바라봤다

불빛 하나

by Helia

잠에서 깬 건지
꿈에서 미끄러진 건지
새벽 4시, 나는 눈을 떴다

창밖엔
불 켜진 창문 하나
그 불빛을 오래 바라보았다

사람이 보이진 않았지만
그 창 안에도 누군가
깨어 있었을까?

말하지 못한 마음이
말하지 못한 마음을
마주 본 것 같았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불빛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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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노트]

그날 새벽, 아무 이유 없이 깨어났고,
아무 말도 못 한 채 창밖의 불빛 하나를 바라봤어요.
모두가 잠든 그 시간,
불 켜진 창이 나처럼 느껴졌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창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벽 4시의 마음은 낮보다 진실하죠.
그건 우리가, 누구보다 조용히 무너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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