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구원은, 언제나 내 안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몰랐지.
그 새벽,
나는 나를 안아주었다는 걸.
불 꺼진 방 안,
이불속에 숨은 울음이
조용히 입꼬리를 적시던 밤이었다.
차가운 공기가
내 마음 깊숙이 스며들고,
창문엔 뿌연 숨결이 맺혔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나는 나를 꼭 껴안았다.
괜찮다고,
이렇게 울고 있는 나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작게 속삭이며
손끝으로 등을 쓸어내렸다.
누군가의 위로가 아니라
내가 건넨 그 말들이,
그 작고 흔들리는 숨결들이
유일한 온기였다.
빛과 어둠 사이,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나는 나를 꺼내어 구석구석 바라봤다.
망가진 줄만 알았던 나였지만,
그 새벽엔
조금은 괜찮아지고 싶었다.
붉어진 눈으로 마주한 거울 속,
지친 얼굴 하나.
하지만 그 눈빛에
조금의 단단함이 묻어 있었다.
결국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단단해졌다.
그래서 더 내 편이 되기로 했다.
새벽이 가기 전,
나는 나를 안았다.
울음을 삼킨 마음 위로
조용히 손을 얹었다.
그 순간,
조금은 살고 싶어졌다.
조금은 다시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구도 몰랐던 구원이,
내 품 안에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