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사랑의 방식
나는 오래도록
말하지 못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괜찮다"는 말로 하루를 덮고
"고맙다"는 말로 슬픔을 감췄다.
가끔은
누군가의 눈동자에 비친 나를 보고
살아 있음이 미안해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차가운 창문에 이마를 기대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하여,
사랑받고 싶다는 말은
결국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었다.
다만,
혼자 걸어가던 밤길에 남긴 발자국,
무심히 놓인 컵의 온기,
지나가며 문을 닫아준 손끝 같은 것으로
나는 나의 마음을
아무도 모르게
적어두었다.
언젠가,
누군가가 그 문장을
조용히 읽어주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아무 말 없이
한 줄씩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