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간 섬 고양이
새벽의 빛이 바다 위를 스쳤다.
은빛 파도는 별빛의 흔적을 삼키듯 고요히 흘러갔지만, 하늬의 가슴은 잔잔하지 않았다.
루카의 고백이 밤새 파도처럼 번져와 마음을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하늬는 자꾸만 도시를 떠올렸다.
루카가 말하던 눈부신 불빛의 강물, 끝없이 붐비는 거리, 그리고 그 속에서 스러져가던 그의 그림자.
섬만 알던 자신에게 도시란 낯선 세계였지만, 알 수 없는 끌림이 자꾸 그곳을 향하게 했다.
며칠을 망설이다, 결국 하늬는 결심했다.
섬의 파도를 뒤로하고 도시로 향하기로.
바다 너머의 세상을 두려워했지만, 루카의 과거를 함께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도시에 발을 디딘 순간, 하늬는 숨을 삼켰다.
빛은 넘쳐났으나 별빛은 사라지고, 바람조차 길을 잃은 듯 흘러갔다.
돌바닥은 차갑고 낯설었으며, 건물들은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섬의 모래와 파도, 바람을 기억하던 하늬는 그 속에서 한없이 작아졌다.
그제야 루카의 고독이 온전히 와닿았다.
화려한 불빛 속에서도 누구도 그의 존재를 바라보지 않았다는 말,
그가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갔다는 고백이, 이제는 뼈에 스며드는 듯했다.
하지만 하늬의 눈동자에 꺼지지 않는 불씨가 피어올랐다.
“루카, 네가 잃어버린 별을 내가 찾아줄게.”
도시는 외로움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약속의 무대가 될 수도 있었다.
밤이 깊자, 하늬는 높은 옥상으로 올랐다.
그곳에서야 비로소 작은 별 하나가 보였다.
섬에서 보던 수천의 별 대신, 겨우 하나뿐이었지만—
하늬는 그 작은 빛을 오래 바라보며 속삭였다.
“네가 버텨낸 그림자를, 내가 지워줄 거야.
그리고 이 도시에서, 너와 함께 별을 다시 찾을 거야.”
바람이 그 말을 안고 흘러갔다.
그러나 하늬는 알지 못했다.
그 옅은 별빛 뒤편에서, 이미 또 다른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