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마치며
안녕하세요. 『섬고양이와 도시고양이』의 작가, 헬리아입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저는 단지 바다를 바라보는 고양이 한 마리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섬의 바람과 파도, 그 고요 속에 있는 생명 하나.
그 존재가 도시의 불빛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생길까,
그 단순한 상상에서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글이 한 장, 두 장 쌓여갈수록,
이건 단순히 고양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를 잃고, 그리워하고, 다시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섬의 고양이 하니, 도시의 고양이 루카,
그리고 그들의 곁을 지킨 솔, 엘란, 펜.
이 다섯 마리의 고양이는 서로 다른 상처와 기억을 품고 있었지만
결국 같은 하늘 아래서 다시 이어졌습니다.
하니는 상실을, 루카는 외로움을,
솔은 따뜻함을, 엘란은 고요를,
그리고 펜은 순수를 상징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곧 우리 마음의 조각이었고,
그 조각들이 모여 이 이야기를 완성시켰습니다.
하니가 섬을 떠나는 장면을 쓸 때,
저는 잠시 손을 멈췄습니다.
그 문장을 쓰는 동안 오래된 친구를 보내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의 꼬리가 마지막으로 흔들리던 순간,
부두의 바람, 등대의 불빛, 파도의 냄새가
모두 현실처럼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작가는 인물을 만들지만, 결국 인물에게 길들여진다는 걸요.
이야기를 이어가는 동안,
하니와 루카는 더 이상 제 상상 속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걸었고, 스스로 선택했으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쓰는 ‘진짜 생명’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길 위에는 늘 바람이 있었고,
그 바람 속엔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섬고양이와 도시고양이』는 결국 “돌아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결국 마음은 자신이 처음 머물던 자리로 돌아간다는 믿음.
하니가 찾은 건 단지 집이 아니라,
자신이 다시 존재할 수 있는 온기였습니다.
이 작품을 연재하며,
저는 매주 두 번의 바다를 건넜습니다.
글을 올리는 순간마다,
하니의 눈빛과 루카의 발소리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언제나 독자들이 있었습니다.
댓글 속 짧은 말 한마디,
‘오늘도 잘 읽었어요’, ‘이 문장이 좋았어요’
그 단어 하나하나가 파도처럼 마음에 닿았습니다.
그 덕분에 이 긴 여정을 끝까지 걸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한 시절을 떠올렸다고 말해주셨습니다.
누군가는 상실을,
누군가는 이별을,
누군가는 오래된 기억의 따뜻함을.
그 마음들이 모여 이 시리즈를 ‘작품’이 아닌 ‘공감’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이야기를 완성하고 나니,
저 역시 이 고양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사랑은 형태를 바꿔 남는다는 것,
이별은 완전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
그리고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안에 계속 자란다는 것.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하니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온기는 여전히 이곳에 있다고.
그 빛은 루카의 눈동자에,
솔의 조용한 숨결에,
엘란의 부드러운 꼬리 움직임에,
펜의 웃음 속에 스며 있다고.
그리고 그 따뜻함은 이 이야기를 읽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도 남아 있을 거라고요.
이제 『섬고양이와 도시고양이』는 잠시 문을 닫습니다.
하지만 그건 끝이 아니라 쉼입니다.
파도는 계속 흐르고, 등대의 불빛은 여전히 돌고 있습니다.
언젠가 또 다른 바람이 불면,
이 고양이들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지도 모르겠어요.
그때는 조금 더 자란 모습으로,
새로운 계절의 빛을 안고 찾아오겠죠.
이야기의 끝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감사라는 두 글자입니다.
이 작품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
매주 글을 기다려주신 분들,
조용히 읽고 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전합니다.
여러분의 시간과 시선이 있었기에
이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숨 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마치며 다시 한번 ‘빛’을 떠올립니다.
섬의 등대, 도시의 가로등, 그리고 사람의 마음속 빛.
그 빛이 서로를 향해 조금씩 닿을 때,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게 이어진다는 걸 믿습니다.
『섬고양이와 도시고양이』를 통해 그 믿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읽는 동안 잠시라도 위로받으셨다면,
잠깐이라도 마음이 따뜻해지셨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이제 이 이야기는 바다 건너로 떠납니다.
하니와 루카는 저 멀리 파도 너머에서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등대 아래에는,
그들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이 조용히 불빛을 지키고 있겠죠.
당신이 이 글을 덮는 순간에도,
그들의 세계는 여전히 살아 있을 겁니다.
파도는 흐르고, 별빛은 머물고,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또 한 번의 발자국이 시작되겠죠.
끝으로,
이 긴 여정을 함께해 주신 모든 독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니와 루카, 솔, 엘란, 펜, 그리고 이 이야기를 쓴 저까지 —
모두 당신의 따뜻한 눈빛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부디 당신의 밤에도,
작은 등대의 불빛 같은 따뜻함이 머물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섬고양이와 도시고양이』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헬리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