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매캐한 두 달

노동조합 사무직 - 건강이 최고야

by 소유 SoYu

생각보다 빨리 그만둔 백화점 일 뒤, 이번엔 사무직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서비스직은 어린 친구들이 많아 피하고 싶기도 했다.


휘리릭—

스크롤을 올리다가 생소한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노동조합 사무직.


막연히 그곳에서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웃겼다.

재미있을 것 같기도 했다. 게다가 무기계약직이라 잘 맞으면 오래 다닐 수도 있었다.

지원했다.


면접장, 위원장실.

부위원장과 선임이 앉아 있었다.


“엑셀은 한 줄 아느냐.”

“집이 가까워 좋겠다.”

“워라밸 좋은 곳이다. 언제부터 나올 수 있느냐.”


간단한 질문, 대략적인 업무 설명.

위원장, 부위원장, 사무처장, 선임.

내가 들어가면 다섯 명이 되는 셈이었다.

사무실이 좁은 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위원장실이 더 컸다.


면접이 끝난 지 30분쯤 지나 부위원장에게 전화가 왔다.

“한 가지 못 물어본 게 있는데, 담배 냄새 괜찮아요?”

“제 앞에서만 안 태우시면 괜찮아요.”

“그럼 다음 주부터 나오세요.”


질문도, 대답도 잘못됐다는 걸 첫 출근 날 알았다.



위원장은 나를 위원장실로 불렀다.

회의용 테이블 한가운데, 재떨이가 놓여 있었다.

설마 했는데, 정말이었다.

위원장은 내 앞에서 담배를 물었고, 선임이 서둘러 제지했다.


그날은 피우지 않았지만, 실내 흡연 자체가 충격이었다.

게다가 그 공간은 내가 일하는 사무실과 문 하나 차이였다.


왜 바로 나오지 않았을까.

굳이 이유를 대자면, 행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었고,

마침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장기 출장을 떠나 잠시 잊고 있었던 탓이다.


문제는 그들이 돌아온 뒤였다.

이젠 내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웠다.

심지어 회사 임원들까지 와서 재떨이를 썼다.


선임이 말했다.

“내가 왔을 때부터 이랬어. 그전부터도 그랬대.”


구청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막상 그럴 용기는 없었다.

한 달쯤 더 버티자 두통이 시작됐고, 피부에 아토피까지 올라왔다.


결국 두 달 만에 말했다.

“저… 그만두겠습니다.”



연속 두 번의 빠른 퇴사에, 나조차도 내가 문제인지 회사가 문제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간접흡연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사무처장은 대신 사과했고, 위원장은 “미안하지만 끊을 수 없다”라고 했다.

"끊으라는 게 아니라, 나가서 피우시라고요!"

소리치고 싶었지만 삼켰다. 떠나는 게 맞았다.


위원장은 전형적인 이미지 그대로였다.

상하관계를 좋아하고, 잘 보이면 크게 상 주는 타입.

내게는 “일은 잘하는데 새침하다”라고 했다.

혀처럼 굴어주지 않았기 때문일까.


신고가 두려웠는지, 나갈 때 이것저것 많이 챙겨줬다.

담배만 아니었다면 나쁠 것 없는 회사였다. 대기업 노조였고, 복지도 괜찮았다.

하지만 건강이 전부 아닌가.


후회는 없다.

다만 아직도 실내 흡연이 남아 있다는 현실은 서글프다.


아이러니하게, 선임과는 나온 뒤 더 친해졌다.

“위원장, 결국 누군가에 의해 밀려났대.”

그 뒷얘기를 듣는 재미도 있었다.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했다.



누군가 노조 사무직에 지원하겠다고 한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사무실에 재떨이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몸이 먼저 반응한 두 달.

아직도 그 매캐한 냄새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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