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네지 못했던 그 말!
다음 봄에도 너는
다시금 외롭기 위하여
아름답겠지.
공산에 덩그런 달이
부끄러워서
참담하게 돌아서는데
너를 걷는 사람은
숨결조차 고우니
붉은 빛깔로
다시 오는 것들의 진리를
읖조리리라
두 번 피는 꽃
두 번 지듯이
마지막은 쌀쌀하여도
벌거벗는 마음
나붓이 내려앉을
첫 눈에 담아 보내리
아끼고 아껴
끝내 띄우지 못한 말!
향기 없는 꽃은
죽어서 땅을 향기롭게 했다.
그 위를 걷는 사람은
걸음마다 사랑을
속삭이겠다.
다음 봄에도 너는
다시금 외로워 견딜 수 없이
아름다워라.
나그네 발치 또다시
너의 앞에 눈물겹겠다.
언젠가 봤던 그리운 그 화사함
다시 볼 날 놓아 두며.
너 어느 좋은 날
그때가 오면
나 또한 네 옆에
오래 쉬리라.
미련한 저는 봄가을 할 날 없이
마음 적적해 매냥 앓습니다.
마음 속엔 아직도 꽃이 핍니다.
노래하라고 삶이 닿는 데까지
너는 노래하기 위한 생명이니
너의 시를 품으라고 이르시던
그 목소리에 지금도 울고 싶은걸요.
가을이 옵니다.
아름다운 계절은 당신의 가르침처럼
오고도 또 가는 것을 닮아서
서글픈 마음도 밉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