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기'는 현실을 초월하는 힘
우리가 의심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 해보자. 힘들게 살아가는 노예가 있어. 노예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의심을 하지 않아. 그러면 노예는 영원히 노예로 살 수밖에 없단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하는 노예는 조금이라도 자신의 처지를 바꿀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단다. 물론 이 과정은 엄청나게 힘들 수도 있지만 말이야.
이것뿐만이 아니야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의심하는 사람과 주어진 상황에 수동적으로만 행동하는 사람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단다. 만약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친구가 있다고 생각해봐.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가 있다면 어떤 친구는 그냥 포기해버릴 거야. 그러나 의심하고 생각하는 친구는 ‘나는 왜 수학을 못할까?’, 내가 수학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돼! 그래서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극복하는 실천을 할 거야.
운동의 경우도 생각해봐. 축구를 하는데 아무리 해도 공이 힘차게 차지지 않는 거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아! 나는 안 되나 봐!'하고 넘어가지만, 생각을 하는 아이들은 '내가 무엇이 잘못됐을까?'를 고민해! 자세가 잘못된 건지, 아니면 아직 키가 덜 자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공을 차는 위치가 잘못된 건지 생각을 해보겠지.
이렇듯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경험한 것을 되돌아보고 문제점을 발견해. 그래서 '철학하기'는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을 초월하려는 힘이 있어. 다른 말로 하면 '철학하기'는 현실을 극복하는 힘이 되는 거야. 그러나 생각이 없다면 우리는 단순히 문제가 되는 순간을 무한히 반복할 수밖에 없단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뛰어난 초능력을 가지고 있잖아. 사람들은 왜 이런 인물들을 창조해 낼까? 현실을 초월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나쁜 악당에 맞서는 선한 힘을 가진 존재를 우리는 꿈꾸거든. 영웅들이 현실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야. 현실을 초월하려는 우리의 꿈이 이러한 영웅들을 만들어 낸단다.
영웅들은 영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야. 홍길동, 전우치 등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고, 그리스 로마 신화의 테세우스, 헤라클레스 등도 영화 속 영웅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단다. 모두 현실을 벗어나고 픈 우리의 희망이 만들어 낸 인물들이야. 그래서 신화는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생각, 욕망이 이야기로 표현된 것이라고 보면 돼!
천동설을 주장하던 시기에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이야기할 때, 아니야 태양이 중심이고 지구는 태양 주변을 돈다고 이야기했어. 모두들 비난했지만 결국 코페르니쿠스의 이야기가 맞다는 것이 입증이 되었어. 그런데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점이 있단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다고 해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바뀌는 것이 아무것도 없단다. 여전히 태양이 뜨고, 눈이 오고, 비가 오는 일상이 진행되거든.
하지만 지구를 중심으로 돌 던 태양이, 지동설을 믿는 순간 갑자기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움직이는 것으로 바뀌게 되는 거야. 가만히 있던 지구가 갑자기 태양 주변을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행성이 되는 거야.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생각이 바뀌는 것은 어마어마한 변화인 거야. 생각이 바뀌니 세상 전체, 우주가 바뀌게 되는 거잖아. 이렇듯 생각은 세계를 뒤바꿀 수 있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어.
마찬가지로 공자를 예로 들어볼까? 공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는 하루아침에 나라가 무너지고, 새로 생기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시기였어. 이 시기의 왕들은 모두 강한 힘, 무기, 강력한 통치를 추구했거든. 무엇보다도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야. 왕이 강력한 힘으로 백성들을 통치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더 강력한 다른 왕에게 복종을 해버리는 거야. 그러다 보니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죽어있는 시체들이 어마어마했으며 백성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어.
이러한 시기에 공자는 ‘힘’이 아니라 인간을 사랑하는 ‘인(仁)’을 주장해. 모든 인간은 마음속에 서로를 사랑하는 착한 마음인 ‘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혼란이 발생하는 원인은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하늘로부터 타고난 능력인 ‘인’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서 끊임없는 전쟁과 폭력이 일어난다는 거야. 그래서 공자는 왕들을 찾아다니면서 ‘인’으로 통치할 때 모든 백성들이 왕을 섬길 거라고 이야기해. 모두가 ‘힘’을 주장하던 시기에 공자는 ‘인’이라는 인간은 선한 본성을 주장했던 거지. 오늘날 공자가 성인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단다. 공자는 당시 시대상황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이해했던 거야.
노예 정책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이 세상에서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에이브러험 링컨
조금 더 가까운 역사를 살펴볼까? 흑인 노예가 당연시되던 시기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주장한 링컨은 현실을 초월한 생각을 한 사람이야. 인간은 신분에 따라, 피부색에 따라 차별받아야만 하는 현실을 뛰어넘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주장하잖아. 그리고 그것을 보장하는 정치 질서인 민주주의를 만들잖아.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민주주의도 사실은 생각과 의심의 결과인 거야. 그럼에도 흑백차별은 미국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지속돼. 그래서 마틴 루터 킹과 같은 목사는 유색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결국 암살자의 총에 맞고 죽고 만단다.
아주 가까이 우리 삶을 변화시킨 생각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스마트폰이야. 애플의 아이폰이 나오기 전까지 컴퓨터는 어마어마하게 컸었잖아. 들고 다니는 작은 컴퓨터는 상상하지 못했어. 그나마 컴퓨터를 축소해놓은 노트북이 전부였지. 그런데 스티브 잡스는 언제 어디서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고 싶었단다. 컴퓨터가 손안에 들어온 거지. 그 결과 어떤 변화가 있었니?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주고받고, 물건을 사고, 소통할 수 있게 된 거야. 컴퓨터를 작게 만드는 시도를 아무도 안 했을까? 그건 아니야. 그러나 잡스는 그것을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으로 옮겼고 더군다나 어떻게 할 때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지를 생각해서 ios라는 운영 프로그램을 만들었거든 물론 시간이 지나면 잡스 또한 누군가가 뛰어넘을 거야. 그러나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편리함의 거의 모든 부분은 기존의 것을 당연시 여기지 않았던 생각, 즉, 의심에서 출발해!
그래서 생각은 현실을 초월할 수 있는 초능력이야.
생각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단다. 그러나 정말 정말 중요한 것이 하나 있어. 생각과 의심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생각만으로는 세상이 조금도 바뀌지 않는단다. 생각만으론 깃털도 움직일 수 없거든. 생각은 그저 생각에 머물 뿐이야.
히말라야 설산에는 '야명조(夜鳴鳥)'라는 새가 있다고 합니다. 이름을 풀이하면 '밤에만 집을 짓겠다고 우는 새'라는 뜻입니다. 이 새는 밤이 되면 혹독한 추위를 이기지 못해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날이 밝아 햇살이 비치면 밤새 얼었던 몸을 녹이며, 어제저녁의 일을 까맣게 잊고 다시 하루 종일 논다고 합니다. 또다시 밤이 오면 낮의 일을 후회하며 내일은 꼭 집을 짓겠다고 다짐하면서 다시 운다고 합니다.
야명조는 자신의 현실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그러나 상황이 조금만 바뀌자 그만 모든 것을 망각하고 현실을 즐겨버리잖아. '생각을 공부하는 것'은 야명조처럼 일시적인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야, 생각하고 의심하는 것이 의미 있으려면 그것이 '지속적'이어야 하고, 동시에 그 생각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해.
적극적인 실천을 하다 보면 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더 현실에 맞게 수정할 수도 있어. 이것들이 모여서 작은 발전을 이루고, 다시 조그만 발전들이 모여 큰 발전을 이루게 하는 거야. 암담하고 불가능하다고 보이던 것들도 생각하고 의심하다 보면 돌파구가 보이는 경우가 있어.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것에서도 빈틈이 있을 수 있다는 거야. 그런데 그 빈틈을 발견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심하고, 실천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철학하기'는 의심을 통해서 현실을 초월할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을 의미해!
요즘은 잠깐 짬나면 스마트폰으로 게임하잖아. 그런데 왜 게임을 하니? 재미있기 때문 아니니?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직접 살아가는 현실과는 다르기 때문이야. 게임을 하는 동안 우리는 현실을 초월해서,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단다. 게임은 우리의 현실과 달리, 완벽하고 간단한 규칙이 적용되는 곳이야. 현실에서는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무수히 발생하잖아. 그러나 게임은 간단한 규칙만 알면 미션들을 완수해 나갈 수 있어. 게임은 바로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매력적이고, 간단한 규칙이 적용되는 이상적 세계이기 때문에 초월적 세계인 거야.
게임뿐만 아니라 스포츠도 마찬가지야. 축구공, 야구공, 골프공 등 동그란 공 하나만 주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경기에 몰입한단다. 그런데 국가대표팀이 축구에서 승리하면 우리가 직접적으로 얻는 것이 있니? 해외에서 열심히 뛰는 야구, 축구선수가 승리하면 우리 삶이 무엇인가 바뀌는 것이 있니? 아무것도 없잖아. 그런데도 우리는 야구, 축구 등을 가슴 졸이면서 보는 이유는 몰까?
사람들은 모두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 현실을 초월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야. 사람은 절대 현실로만 살 수 없거든. 노래를 부르면서 흥을 돋워야 하고, 가끔 영화도 보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현실을 벗어나야, 더 현실을 잘 살 수 있게 된단다. 매번 공부만 한다고 해서, 공부가 잘되는 것은 아니잖아. 적당히 잠도 자고, 친구와 즐겁게 놀기도 하면서 생활이 좀 더 안정적이게 되는 거야.
그런데 이러한 초월과 철학에서 말하는 생각하는 것으로서의 초월은 차이가 있어. 게임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우리가 잠시 현실을 잊기 위해서 하는 것일 뿐이야. 우리가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마찬가지야. 프로게이머, 축구선수가 되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 게임은 초월적 환상에 지나지 않는단다. 그 속에서만 살게 되면 환상에 사는 것이 되어버려. 그러다 보면 정작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을 하나도 하지 못하게 된단다.
게임과는 다른 초월이 있어. 바로 현실에 처한 불리한 상황, 불합리한 상황을 초월하는 것을 말해. 현실을 좋은 방향, 긍정적인 상황으로 바꾸기 위해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야명조처럼, 어제와 똑같은 무한히 반복되는 똑같은 하루하루를 살게 될 거야. 어른들은 시간이 참 빠르다고 말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니? 어른들은 매일 똑같이 살아가거든. 어제도 오늘과 같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거야. 어른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똑같은 삶의 반복이다 보니, 일 년이 하루 같은 거야.
그러나 우리들은 달라, 어제보다 몸도 조금 크고, 생각하는 것도 조금씩 달라지거든. 그래서 우리들의 시간은 아주 알차고, 다양하고, 촘촘하단다. 더군다나 어른들보다 현실을 초월할 가능성이 훨씬 많거든. 어른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오로지 현실적인 것 밖에 생각할 수 없게 돼! 그러나 너희들은 아직 현실을 넘어서서 생각할 여유가 어른들보다는 많잖아.
그런데 최근에는 너무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봤어.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공부 때문에 밤 11~12시에 잔다는 거야. 요즘 청소년들은 어른들과 마찬 가지로 생각하고 의심할 여유가 너무 없어. 사실 이것은 어른들의 욕심 때문이야.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상상하는 시간, 놀이 시간을 줘야 하는데, 어른들은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 못하거든. 왜냐하면 불안하기 때문이야.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놀고 있으면 그 자체를 불안해하는 어른들이 많아. 공부를 해야 성공한다고 생각하거든. 그러다 보니 자꾸 이해도 되지 않는 것을 외우게 시키고, 점수를 못 받으면 야단을 치는 거야. 아이들을 빨리 어른처럼 만들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이 너희들을 이렇게 만든 거야.
어른들을 대표해서 내가 사과할게. 꾸벅!
만약 공부도 해야 하고, 피아노, 그림, 태권도, 뮤지컬을 배워야 해서 시간이 없어 그런데 나는 이 빡빡한 시간을 벗어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생각을 해야 해! 의심을 해야지만 우리는 이 상황을 벗어 날 수 있는 최초의 출발점을 만들 수 있단다. 가만히 있다면 아무런 변화도 없을 거야. 엄마를 설득할 것인지, 아빠를 설득할 것인지, 아니면 부모님과 협상을 해서 공부량을 줄일 것인지.... 정답은 없어! 다만 누군가가 시키는 것만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맘속에 엄청난 스트레스, 화가 쌓여서 크게 폭발할 거야.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을 넘어서고 싶다고? 그럼 두말할 것 없이 생각을 해야 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넘어설 수 있는지를.
소설가 서머셋 모옴은 무명시절에 소설을 펴냈는데, 출판사는 그의 책에 큰 관심이 없었어. 그래서 스스로 광고를 냈는데 그 문구가 다음과 같아.
“나는 스포츠와 음악을 사랑하고 성격이 온화한 젊은이로 백만장자입니다. 저는 결혼 상대자로 서머셋 모옴의 소설에서 나오는 여주인공처럼 부드러운 마음씨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진 여성과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만약, 자신이 그 소설 속의 여주인공과 닮았다고 생각되는 여성은 저에게 전화를 주십시오.”
며칠 후 소설은 그의 예상대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고, 그는 이 단 한 권의 소설로 명성과 부를 동시에 거머쥐게 되었어. 그가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이 가진 용기 때문이야. 만약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면 그는 영원히 무명으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를 거야. 그러니 내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어떡해서든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거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초월하려면 어떻게 하면 인정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거든.
물론 근원적으로 불가능한 초월이 있을 수도 있어. 개가 닭이 되고 싶다고 닭 흉내를 아무리 내어도 닭이 될 수는 없는 거잖아. 그러나 근원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아. 꼼꼼히 생각하다 보면 언젠가는 빈틈이 보일 것이고, 그것이 모여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게 하거든.
그러니 철학하기는 현실을 초월하는 힘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