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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유배일지] 탄산온천

124일차

by 태희킷이지 Mar 07. 2017
브런치 글 이미지 1

2017. 1. 22.


흥민이형도 골을 넣었지만... 루니형의 프리킥 골이 무척이나 감동적이어서 골장면을 몇 번 돌려봤다. 창밖에 날리는 눈발을 보고 망설이며 오전을 흘려보내다가 집 근처에서 갈비탕 한 그릇을 비우고 탄산온천에 가는 버스를 탔다. 마지막 국물까지 다 먹고 나니깐 이게 만 원짜리 맛은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 아 그냥 씨유에서 집밥 도시락이나 먹을 걸 그랬다.


시경계를 넘어오면서부터 신기하게 하늘색이 변하더니 탄산온천 앞에는 선글라스가 필요할 정도로 강력한 햇살이 내려온다. 차로 빼곡한 주차장을 보고 좀 불안했는데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쾌적한 목욕은 틀린 것 같다. 돌이켜보면 첫 번째 방문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이른 오후에 도착한 탕에는 사람이 열 명도 안 됐고, 뜨끈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탕에 몸을 담그고 고개를 젖히면 거슬리지 않을만큼 적당한 햇빛이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 공공장소의 모든 소음을 책임지는 미취학 아동들이 없어서인지 조용한 물소리만 흐르는 평일 대낮의 목욕탕에서 행복이라는 두 글자를 건져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못 할 것 같다. 둥그런 탕의 가장자리를 빼곡하게, 그것도 두 줄로 채운 것도 모자라 안쪽에는 아동들이 뛰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모든 탕이!!! 탄산원수와 미온수를 빠르게 오고간 뒤 때를 벗겨내는데 집중했다. 노천탕에서 놀던 수영복 아동들이 하나 둘 들어온다. 어떻게 된 게 물보다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내일 날짜로 예약했던 비오토피아는 버스를 타고 갈 수 없을 것 같아 결국 포기하기로 한다. 그리고 내일 이 집을 떠나기 위해 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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