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길은 걸어야 이어진다.
‘그냥 해보는 것’, 그 한 걸음이면 충분하다.
우스갯소리 하나.
어떤 사람이 술에 잔뜩 취해 왕십리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탔다. 참고로 지하철 2호선은 종점 없이 빙빙 도는 순환선이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기도 했고 피곤하기도 했기에 지하철을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자다 눈을 떠보니 그대로 왕십리역. ‘아이고, 한 바퀴를 돌았네. 이번엔 정신 차리자.’ 다짐했지만 다시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또 왕십리역. ‘헉, 또 한 바퀴를 돌아버렸네. 정신 차리자!! 이번엔 진짜 제대로!!’ 다시 다짐했지만 또 잠이 들고 말았다.
다시 눈을 뜨니 또 왕십리역. ‘이런 바보 같으니! 도대체 몇 바퀴를 돈 거야?’하며 주변을 돌아보니, 지하철역 승강장이었다.
그는 지하철을 타지 않고 승강장 벤치에 앉아서 졸고 있었던 거였다. 술에 취해서 자신이 지하철을 탔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어처구니 없는 모습에 한참을 웃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처럼 지하철을 타지도 않고서 내릴 역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시작도 하지 않고,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원하는 미래에 이르고 싶다면, 먼저 그 길에 올라서야 한다. 승리하고 싶다면 먼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경기장 밖에서 아무리 열정적으로 경기를 응원한다 해도, 결코 진정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비록 실패하고 넘어질지라도 그것조차 경기장 안에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경기장 안에 있다면 실패와 패배마저도 다음 경기를 위한 경험이 된다.
‘머뭇거리는 사람은 길을 잃는다.’라는 말처럼, 길 위에 올라서지 않으면 완전히 길을 잃게 된다. 헤매더라도 길 위에 있어야 한다. 때론 잘못된 길에 들어서더라도, 왔던 길을 되돌아가더라도, 지쳐서 한참을 쉬더라도, 일단 길을 나서야 한다. 함께 가는 벗을 만나는 것도, 피로를 씻어줄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 것도,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모두 길 위에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시작이 반이다. 길 위에 올라선 것만으로도, 경기장 안에 들어선 것만으로도 절반은 이룬 셈이다. 실패했는가? 그건 당신이 이미 ‘안에’ 있다는 뜻이다. 밖에 있는 사람은 실패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니 ‘될까, 안 될까’를 재기 전에 그냥 한 걸음 내디뎌 보자. 우리는 모두 두려움 없이 도전했던 경험이 있다. 아기였을 때, 수천 번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일어서고, 또 일어섰다. 좌절하지도 않았고 다짐하지도 않았다. 그냥, 했을 뿐이다.
그냥 하는 것이 용기이다. 그 용기의 경험이 이미 우리들 몸 안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러니 이르고자 하는 미래를 향해, 그냥 한 발 내디뎌 보자.
내게 묻는다.
‘지금 나는 경기장 안에 있는가?
생각만으로 도착할 수 있는 길은 없기에
아무리 지도를 펼쳐봐도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네
길은 내게 정답을 요구하지 않았네
잘못 가면 돌아가고
지치면 쉬면 돼
실패는 참여의 증거
넘어짐은 진행 중이라는 신호
길 위에 서지 않으면
길은 시작되지 않기에
일단 나서는 것
그것이 용기였네
머뭇거리는 건 늘 나였다.
길은 언제나 또 다른 길로 이어졌다.
삶은 언제나 다시 쓰여질 수 있지만
길 위에 서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두려운 건 실패가 아니라 멈춤이니
일단 한 걸음 내딛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냥 하는 것, 그것이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