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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룬 Aug 15. 2023

옐로우스톤 옆 작은 마을

옐로우스톤 North Gate, 가드너



아침 일찍 장을 보러 나섰는데, 예상치 못한 풍경들을 마주했다. 높은 나무 한 그루 없이 탁 트인 풍경, 한참을 돌아 내려가는 길 아래에 작은 마을 하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굽이 굽이 내려가는 길가에 사슴들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저 앞에 커다란 아치형태의 게이트가 하나 반듯하게 서있었다. 장을 보러 가는 길이 이렇게 멋질 줄이야.





루스벨트 아치
1903년에 만들어졌다는 이 게이트는 높은 건물 하나 없는 가디너(Gardiner)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멋진 공원에 웅장한 입구가 필요하다는 제안으로 짓기 시작했다는데, 원래 '루스벨트'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우연히 루스벨트 대통령이 공사 기간 동안 옐로우스톤에서 휴가를 보냈고, 봉헌식에서 연설을 하게 되어 '루스벨트 아치'가 되었다고. 왜 루스벨트일까 궁금했는데, 생각해 보면 참 허무한 이유이다. 재미있는 것은 아치 안에 타임캡슐이 있다는데, 그 안에는 당시의 동전, 대통령의 사진, 신문 등이 있다고 한다. 아주 먼 미래에 그 타임캡슐을 열어보게 될까? 1900년대 초반 사람들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니 더욱 기발하게 느껴진다.




작지만 개성 있는 마을


여러 도시를 다니다 보면, 도시의 규모를 떠나 그 도시만의 독특한 느낌을 가진 도시들이 있다. 많은 도시들은 비슷한 체인상점들이 나란히 있어 아까 지나간 그곳이 아닌가 싶은 느낌을 주는 반면에 가디너는 아주 작은 도시임에도 들어서는 순간 독특한 매력이 느껴진다. 이 마을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한 첫 번째는 다름 아닌 '쓰레기통'이었다. 도시의 상징물을 담아 디자인한 금속판이 붙어 있는 쓰레기통, 아마 지역 작가의 작품일까? 쓰레기통에도 이런 정성을 담는 도시라니, 좀 더 천천히 주변을 살펴보게 한다.


가디너(Gardiner)의 쓰레기통. 휴지통마다 디자인이 다른 작품들이 붙어 있다.



마침 커뮤니티센터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알림판이 있어 커뮤니티센터에 가보았는데, 이미 끝나고 난 후여서 행사는 볼 수 없었다. 다만 여기저기 붙어있는 이벤트와 작은 축제 포스터들을 보며,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구나 짐작해 본다. 장 보러 가는 길이 아니었다면, 들르지 않았을 작은 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곳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인의 글귀가 생각난다. 천천히 관심을 갖고 보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고, 더 좋은 면들이 보인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가디너(Gardiner) 커뮤니티센터와 상점거리










#지성

우리는 돌로 만들어진 게이트로 갔다. 밖에서 볼 때는 엄청 커 보였다. 안에는 감옥같이 생긴 곳이 있었다. 그곳은 시원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있으면 엄청 추웠다. 그런데, 밖에는 너무 더워서 감옥같이 생긴 곳과 밖을,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 게이트 근처에는 사진 찍는 곳이 있었다. 거기까지 50미터 밖에 안 돼 보였는데 막상 걸을 땐 엄청 더워서 그런지 걷기도 힘들었다. 사진을 다 찍고 나서 각자 차 안에 들어갈 때 차가 찜질방 같았다. 에어컨을 틀어도 한 10분 뒤에나 시원해졌다.


#연준

루스벨트 아치를 보러 가는 길은 더워서 쪄 죽을 뻔했다. 하지만 직접 보니까 웅장해 보였다. 나는 지금까지 루스벨트 아치가 그냥 단순한 게이트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1900년쯤에 시민들이 타임캡슐을 만들고 그곳에 묻어놓은 다음 이 게이트를 지었다고 한다. 난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어서 이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 더 놀랐다. 난 지금까지 이 게이트가 1500년도에 지어진 줄 알았다. 왜냐하면 중세시대 성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출처 @visitgardinermt

루스벨트 아치가 있는 도시 Gardiner

https://www.visitgardinermt.com/

인스타그램 @visitgardinermt













브런치매거진 <Run, Learn>

반서연(만 11세), 조연준(만 10세), 최지성(만 10세), 최지민(만 10세), 조연우(만 9세), 반승우(만 8세), 6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여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행일기를 쓰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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