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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룬 Aug 19. 2023

아이들의 글쓰기


바람이 날아다니다
무얼 봤는지 얘기해 주는 걸까?




아이들이 시를 쓴다. 나는 생각지 못했던 순간의 이야기가 오고 간다. 써보라고 하지 않았다면 어쩔뻔 했나 싶은 아이들만의 이야기. 여행 일기를 쓰는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글감을 던져주면 아이들은 슥슥 생각을 써내려간다. 친구들과 함께 쓰니 더욱 재미있는지, 눈을 뜨면 "엄마, 나 글쓰기 할게." 라고 말하기 시작하는 아이들.



일하는 엄마 옆에 앉아 글을 쓰는 아이들


캐나다 생활 2년차에 접어들고 있는 아이들의 맞춤법은 오락가락하고,  논술 학원에서 배우는 문장처럼 폼나는 글은 아니지만 서툰 글 사이사이에 아이들의 진짜 생각이 녹아 있다. '단 한 줄이라도 생각과 마음을 표현했다면, 그건 멋진 글이야' 라고 아이들에게 말한다. 아이들은 마음속의 감정, 여행을 하며 보았던 것들의 느낌을 꾸밈없이 써간다. 가끔은 어이없지만 때론 귀엽고, 때론 기특한 그런 자신들만의 글을 쓴다.







나무와 바람을 주제로 아이들이 쓴 시



글감노트에 순식간에 시 한편을 써내려간 지민이



<나무와 바람>


작. 최지민


나무랑 바람은

같이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네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나무랑 바람이

같이 놀고 있네


바람이 날아 다니며

무엇을 봤는지

이야기를 해주는 걸까?


뭐하고 놀고 있을까?

바람이 간지럼을

태워주는 걸까?


아!

나무랑 바람이랑

같이 친구가 되었네



작. 조연우


나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무도 바람처럼

살랑살랑 날아다니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어떻게 나뭇잎만

살랑살랑 날아다닐 수 있나~

생각하고 있을까


나무는 바람처럼

살랑살랑 날아다니고 싶나 봐


어, 이때 바람이 오네

나무랑 같이 놀려고

살랑살랑 다가오나봐



작. 조연준


바람이 나무를 괴롭힌다

나무를 톡톡 건드리면

나무는 휘청거리고

바람은 재밌어서 더 한다

 

바람이 더 강한 태풍이 되자

나무는 휘청거리다

뿌리채 뽑혀 날라간다

불쌍한 나무 날아가네


하지만,

그 자리에 다시 생겨난 나무

나무들이 모여

바람이 와도 끄덕하지 않네



옐로우스톤을 떠나는 날


브런치매거진 <Run, Learn>

반서연(만 11세), 조연준(만 10세), 최지성(만 10세), 최지민(만 10세), 조연우(만 9세), 반승우(만 8세), 6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여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행일기를 쓰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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