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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로 Nov 27. 2020

좋아보이는 디자인의 비밀 여섯가지

폰트 공식을 지킵니다



글자가 아닌
이미지


정보는 활자(type)를 통해 전달됩니다. 활자를 아름답고 가독성 좋게 한 벌의 모양으로 디자인한 것이 바로 폰트(font/type face)입니다. 


네 가지 디자인 기본 공식중에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식을 딱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폰트 공식을 고르겠습니다. 정보 디자인이란 결국 활자를 읽기 좋게 배치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폰트 공식이야말로 암기 과목(?)이라 특정한 숫자만 기억하면 이 사람 글은 잘 읽히는구나, 읽어보고 싶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디자인 포트폴리오나 작업물을 볼 때 가장 처음으로 살펴 보는 것이 폰트를 제대로 사용했는지의 여부입니다. 전문 용어로는 타이포그래피 (typography) 라고 하는데, 인간의 눈은 단락을 큰 덩어리의 이미지로 인식하며 읽어내려가기 때문에 폰트를 글자가 아닌 이미지(graphic)로 본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폰트가 어떻게 이미지처럼 보일 수 있는지 글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본문과 타이틀을 구별합니다.

자, 우선 아래의 이미지를 보겠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반복적으로 설명한 부분인데요. 타이틀과 본문 폰트 크기의 대비를 통해 주인공을 주인공답게 만들어 줍니다.





위 이미지는 명확한 차이를 보여드리기 위해 다소 과장한 면은 있습니다만, 타이틀과 본문의 대비감이 클수록 가시성과 주목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반면 타이틀과 본문 텍스트가 어중간한 크기 차이를 보인다면 어중간한 느낌의 디자인이 나올테구요. 






둘째, 자간은 좁히고 행간은 넓힙니다.

자간은 글자 사이의 간격을 뜻하고 행간은 글 줄 사이의 간격을 의미합니다. 본문 텍스트 최악의 조합은 자간을 0 이상으로 넓게 잡고 행간은 반대로 다닥다닥 붙인 경우입니다. 실제로 이런 조합으로 글을 쓰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어요. 특히 파워포인트나 워드같은 문서를 제작하는데 적합한 툴들은 폰트의 자간 조정을 세밀하게 할 수 없어서 글자 사이의 간격이 벙벙합니다. 최근 나오는 폰트들은 기본 자간이 비교적 적당히 좁게 만들어졌지만 맑은 고딕같은 기본 폰트나 오래전 개발된 폰트의 경우 자간이 넓기 때문에 글자 간격을 '좁게' 혹은 '-25 ~ -50' 사이를 사용해 주세요. 


반면 행간은 넓혀주세요. 두 줄 이상의 본문인 경우는 글줄의 높이만큼 여백을 주는 '더블 스페이스'를 적용합니다. 반드시 2배 간격이 아니더라도 150% ~ 200% / 1줄 (1.0)이 좋습니다. 


두 줄 이하의 소타이틀같은 경우는 반대로 행간의 간격을 좁혀야 글자가 한 덩어리로 보입니다. 워드나 파워포인트에서 줄 간격 고급 옵션에 들어가 '고정'을 선택 한 후 사이즈 옵션에서 +2pt 된 사이즈를 적용해주면 좋습니다. 약간의 귀찮음을 무릅쓰고 한 번만 조정해서 템플릿으로 만들어 놓으면 여러분의 문서가 훨씬 보기 좋게 디자인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위 이미지같은 느낌으로 타입의 자간과 행간을 만져주는 것이 '타이포그라피', 폰트 공식입니다. 타이틀의 절대적 크기와 자간은 의도대로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지만 본문의 크기 또한 어느정도 틀이 정해져있습니다. 본문이 지켜야 할 가장 최우선적인 임무는 '가독성'이기 때문이죠. 타겟이 40대 이상이 아니라면 15~16px, 9~10point가 일반적인 본문 폰트 크기의 기준이 됩니다. 


폰트 크기 16px 

자간 -50px

행간 32px (혹은 1줄, 혹은 200%) 


외우세요! 공식입니다. 이 사이즈를 기준으로 텍스트를 우선 배치한 후 나머지를 배치합니다.  

 






셋째, 폰트의 모양은 정방형으로

폰트를 길쭉하게 만들지, 납작하게 만들지는 장평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최신 모던 폰트 디자인은 정방형의 글꼴을 우선으로 합니다. 폰트를 임의대로 길쭉하게 늘리거나 납작하게 찌그러뜨리면 왠지 모르게 촌스러운 인상이 됩니다. 컨셉이 복고가 아니라면 정방형의 네모 반듯한 사격형으로 보이는 폰트를 선택하거나 장평 조절을 통해 정사각형으로 보이게 조정합니다. 








어떤 폰트를
골라야 하나요?


폰트를 고를 때 단번에 결정하는 것은 디자이너인 저도 어렵습니다. 이 폰트도 예쁘고 저 폰트도 예뻐보이거든요. 폰트마다 컨셉이 다르기 때문에 느껴지는 분위기도 사뭇 다릅니다. 폰트 디자인 발달의 역사와 함께 다양한 컨셉의 한글 폰트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수백가지 폰트 중 어떤 폰트들을 선택해야 합리적일까요? 어떤 폰트를 고르는게 좋을지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합니다.



컨셉에 맞는 폰트 선택

폰트의 뿌리는 고딕계 (san serif)와 명조계 (seif) 있습니다. 수백가지 폰트는 결국 고딕계 혹은 명조계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폰트를 사용할 때 내가 전하고자 하는 컨텐츠의 성격이 고딕계에서 시작해야 하는지, 명조계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를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합니다. 자기 취향대로 폰트를 선택하면 안된다는 것이죠.    




그럼 고딕계와 명조계가 어떤 느낌의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고딕계는 딱딱하고 모던하며 이성적입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무난함'과 '가독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반면 명조계는 부드럽고 우아하며 감성적입니다. 구부러지는 획 등 장식 요소가 많이 때문에 본문보다는 타이틀 폰트로 많이 사용합니다. 교양서적은 주로 고딕계를 사용하고 에세이는 명조계를 사용하는 것처럼 각자 느껴지는 분위기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본문 폰트를 고딕으로 하는게 좋은지 명조로 하는게 좋은지는 개인 취향차가 있긴 합니다만 자간과 행간을 무리없이 조절하는 것은 고딕계가 더 유리합니다. 명조계의 자간과 행간의 밸런스를 보기 좋게 조정하는게 훨씬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하면 고딕계 폰트를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인쇄된 책 중 가독성이 떨어지는 명조계 본문 폰트를 사용한 책들을 어렵지 않게 봅니다. 논문에서 주로 발견되고는 하는데 논문을 읽기 싫어지는 것은 폰트의 영향도 분명 있지 않나 싶어요. 






주인공은 나야나.

주의할 점은 고딕계와 명조계 폰트를 합당한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마구잡이로 섞어서 쓰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타이틀을 고딕계로 쓰고 소타이틀은 명조계로 쓴다거나 그 반대인 경우를 자주 보는데요, 고딕계는 딱딱하고 명조계는 부드러운 인상인데 두가지가 섞이면 서로 주인공이 되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꼴이 될 수 있어요. 그러면 보는 사람은 시각적 피로도가 높아지겠죠. 주인공은 주인공답게 한 명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 주어야 합니다. 


또한 가독성이 떨어지는 장식 요소가 과한 폰트는 본문 폰트로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두께가 다양할수록 좋다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폰트의 두께(volume)입니다. 하나의 폰트 패밀리를 다운받으면 최소한 볼드와 레귤러 두 타입이 있습니다. 폰트의 두께가 단 하나 뿐이라면 그 폰트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타이틀과 본문의 대비를 줄 수 없기 때문이죠. 역사가 오래되었거나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개발한 폰트는 위 이미지처럼 최소 4개 이상의 두께가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두께를 꼭 다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타이틀은 bold / 본문은 reguler,  혹은 타이틀은 extra light, 본문은 reguler 로 '대비감'을 주면서도 '일관되게'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쨋든 선택지가 적은 것보다는 많은 것이 좋으니 애초에 두께가 다양한 폰트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겠죠. 




타이틀이 반드시 두꺼울 필요는 없습니다








기억하세요



여기까지 폰트의 행간과 자간을 어떻게 조절해서 이미지처럼 보이게 하는지, 어떤 폰트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폰트공식은 한국어를 기준으로 설명했지만 비단 한국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영문, 일본어, 아랍어 등 만국의 활자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비디자이너라면 이 폰트 공식만 활용할 줄 알아도 가독성 좋은 문서를 만든다는 칭찬을 듣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파워포인트로 폰트 공식 예제 보기

영상으로 보면 이해하기 더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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