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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로 Nov 01. 2020

디자인은 '이것'이 없으면 안 됩니다

단계별 디자인 과정


Chapter 2  

콘텐츠 다듬기
정보의 우선순위 다듬기


지난 글에서는 타깃에게 통하는 핵심 메시지가 타이틀이 된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정보의 우선순위를 다듬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정보의 우선순위 다듬기란 어떤 문장을 타이틀로 뽑을지, 어떤 문장을 소타이틀로 만들지, 어떤 문장을 본문으로 만들지를 결정하는 작업입니다. 정보의 우선순위를 다듬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전 글에서도 반복적으로 설명했지만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타깃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다시 말해 원초적인 목표는 핵심 메시지를 눈에 띄게 하는 것, 의도대로 인지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정보의 위계를 정한다’ 혹은 ‘하이어라키(hierarchy)를 만든다’고 합니다. 저는 위계 질서를 순화한 말로 우선 순위를 정한다고 표현하겠습니다. 


정보의 우선순위 정리는 디자인 과정의 8할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기초 공사입니다. 정보 디자인이란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비슷한 것끼리 모으고(그룹핑 : grouping) 중요한 순으로 배치(위계순 : hierarchy)하여 보기 좋게 정리 정돈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1. 그룹핑

2. 우선순위 순으로 배치




이 두 단계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됩니다. 웹과 앱 서비스 등의 온라인 매체, 책, 전단지나 명함 등 인쇄 매체, 움직이는 영상 매체, 심지어 청소나 습관 같은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죠. 일례로 저는 생산성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 데일리 플래너를 매일 씁니다. 비슷한 속성의 일거리를 묶고 (그룹핑), 우선순위를 두어 (배치) 그 일부터 처리하려고 하는 하루 디자인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질서를 부여하는 일은 모두 디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림이나 청소도 모두 넓은 의미에서 디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전에 있던 소소한 문제를 발견하고 전보다 더 좋게 (better) 만드는 과정이 디자인이니까요.   



하루 디자인



다시 정보 디자인으로 돌아와, 회원가입 이벤트를 디자인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룹핑

작업



고객 감사 이벤트로 회원 가입을 하면 커피 쿠폰을 드린다는 내용입니다. 

우선, 비슷한 정보끼리 묶어보겠습니다.





타이틀 / 소타이틀 / 본문을 구역별로 구별해 보았습니다. 실제로는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정리하기 위해 내용을 직접 편집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획자든 디자이너든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 어떤 흐름으로 전개되어야 하는지는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선순위 배치
작업



구역별로 나눈 내용을 우선순위대로 배치합니다. 이전 글에도 설명했지만 '배치'는 그룹핑된 정보들을 적절한 간격으로 떨어뜨려 서로 다른 내용임을 시각적으로 인지시키는 작업입니다. 여기서는 타이틀과 소타이틀을 비슷한 덩어리로, 본문은 다른 덩어리로 떨어뜨려줄 것입니다.  





이를 비율로 따지면 약 2:8 (3:7) 정도 됩니다. 전문 디자이너라면 1:9나 5:5 등 비율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지만 이 강의는 기초 강의기 때문에 2:8 비율을 기본으로 설명하겠습니다. 2:8 비율은 눈으로 정보의 중요도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비율이기 때문입니다. 2:8의 리듬에 눈이 익숙해진 후 다른 비율도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비율 리듬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인 '배치 공식' 편에서 다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다음 단계로 타이틀 덩어리를 다시 세분화 해 폰트의 크기 대비로 우선순위를 표현합니다. 1 콘텐츠에는 1 메시지 공식을 기억하신다면 '고객 감사 이벤트'가 주인공이 되어야 할지 '커피 쿠폰을 줍니다'가 주인공이 되어야 할지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아시겠죠?  


공급자의 입장에서 쓴 왼쪽 이미지보다는 타깃이 받을 수 있는 직접적인 혜택을 강조하는 오른쪽 안이 더 바람직한 선택임을 '타깃 정하기'편에서 알아보았습니다. 따라서 오른쪽 이미지로 핵심 메시지를 정합니다. 한편, 폰트의 크기뿐만 아니라 두께 차이를 주는 것도 주인공을 주인공답게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여기서는 타이틀은 extra bold (가장 두꺼운 두께), 본문은 regular (보통 두께)로 두께의 차이를 주어 주인공과 보조역할을 다시 한번 더 구별했습니다. 







마지막 단계로 여백 사이에 이미지를 넣어줍니다. 이미지는 시선을 끌 수 있는 강력하고 가장 직관적인 방법입니다. 이미지를 넣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기간과 쿠폰을 분리해 기간은 기간대로, 혜택은 혜택대로 다시 그룹핑합니다. 다음 단계로는 주목도를 더 높이기 위한 개성 있는 폰트와 컬러 사용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룹핑과 배치가 가장 중요한 디자인의 기본 원리임을 다시 한 번 더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단단한 기초 공사를 한 후 건물을 올리고 외장재를 마감해야지, 무턱대고 외장재부터 고르고 있으면 안되는 것이지요.


다음 편에서는 드디어 4대 공식의 원리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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