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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로 Oct 15. 2020

디자인 기초 - 콘텐츠 다듬기

요리하기 전 재료 다듬기


Chapter 2  콘텐츠 다듬기

타깃 정하기


콘텐츠 다듬기가 디자인하는데 왜 필요하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콘텐츠 다듬기는 재료 다듬기입니다. 즉, 원고를 다듬는 과정이 없으면 재료를 다듬지 않고 아무렇게나 만든 요리와도 같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알맞은 재료를 선택하고 잘 다듬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여기서 콘텐츠가 요리를 구성하는 재료가 되고, 디자인은 완성된 요리로 존재합니다. 범위를 더 확장시켜 말하면 플레이팅까지 디자인의 범주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보기 좋게 플레이팅 된 음식은 먹어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맛있는 음식은 보기도 좋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 보기에 별로였던 음식이 반전 매력으로 맛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러니 좋아 보이는 결과물, 보고 싶게끔 만드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좋은 재료를 골라내는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좋은 재료를 선별해 내지 않으면 결과물 또한 재료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콘텐츠 다듬기입니다. 


정보 디자인은 결국 문장을 통해 타깃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에 좋은 문장이 곧 좋은 재료가 됩니다. 이 글의 타깃은 디자이너가 아닌 비 디자이너이므로 여러분의 역할 중 콘텐츠를 기획하고 글을 구성하는 것이 업무 범위에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여러분의 초기 역할이 디자인 퀄리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콘텐츠 다듬기 첫 번째 단계로는 주요 타깃이 누구인지를 먼저 정의하는 것입니다.



재료 다듬기 (콘텐츠 다듬기)
플레이팅 (디자인)






모든 문장은
보는 이를 기준으로
쓰인다


어떤 요리사가 있습니다. 이 요리사는 실력은 탁월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취향이 기준입니다. 자신의 입맛대로만 만들다 보니 정작 먹는 이의 선호를 만족시키지 못한 적도 있죠. 요리사는 자신을 위해 요리하는 직업이 아니니, 본질에서 어긋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전달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기준이 아닌 타깃의 눈높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흔히 기업에서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공급자 관점에서 우리 제품의 기능적 우위, 장점, 특이점, 차별점들을 구구절절 나열하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를 책, 기획서, 서비스, 제품, 판촉물, 홍보 배너, 썸네일 등이 누군가의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장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자, 여러분이 고객이라면 첫번째 이미지와 두번째 이미지 중에서 어떤 문장에 더 눈길이 가나요?


첫번째 문장인 고객 감사 이벤트는 아무래도 '공급자의 입장'에서 쓴 문장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고객 가입을 위해 이벤트를 하고 있으니 어떤 내용인지 한 번 보세요라는 태도죠. 

두번째 문장인 '지금 가입하시면 커피 쿠폰을 드립니다'는 타깃의 입장에서 받을 수 있는 직접적인 혜택을 강조하기 때문에 솔깃합니다. 커피쿠폰 준다고? >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는데? > 가입, 그래 하지 뭐.  


이렇게 보는 이의 관점에서 쓴 문장이 핵심 메시지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보는 이가 어떤 상황에서 콘텐츠를 접하는지도 유의할 사항입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발표 문서, 온라인 광고 배너 등은 정보의 양을 최소한으로 제어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는 결국 단 한 가지 메시지도 기억에 남기기 못하니까요.  








중요한 건
핵심 문장을
고를 수 있는 안목


앞서 디자인에는 목적, 타깃, 콘셉트이라는 3가지 기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것은 콘텐츠의 기준이기도 합니다. 목적, 타깃, 콘셉트 중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타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사람의 상황과 처지, 니즈가 제각기 다르기에 타깃을 어떻게 선정하느냐에 따라 목적과 콘셉트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엇을 누구에게'보다, '누구에게 무엇을'이 더 중요하며, 타깃의 선정은 무엇이 핵심 메시지인지를 정할 수 있게 합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문장의 길이감입니다. 0.1초 만에 결정되는 첫인상처럼 한눈에 눈길을 끌만큼 새롭거나 재밌거나 유익하지 않으면 타깃은 시선을 바로 다른 곳으로 빼앗깁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구구절절 늘어놓는 긴 문장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을뿐더러 기억되기도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콘텐츠 다듬기 챕터가 디자인 강의에 있는 이유는 중요한 메시지를 골라내 문장을 짧게 압축시키는 과정이 디자인할 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디자이너가 직접 문장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고, 클라이언트나 유관 부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파악한 후 편집 및 가공을 거쳐 타깃에게 잘 전달해주는 중간자 역할을 합니다. 핵심적인 문장을 선택하고 자르고 재배열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라면, 기획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여러분이 타깃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문장을 직접 쓰고 디자인 기초까지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다면 시간과 비용을 매우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타깃 선정의 중요성은 타깃의 관심을 끌만한 강력하고 짧은 핵심 메시지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그 하나의 메시지를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한 보조 역할을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다음 글에서는 '핵심 메시지 정하기'를 알아보겠습니다.







Chapter 2  콘텐츠 다듬기

콘텐츠 타깃 정하기

핵심 메시지 정하기

정보의 우선순위 다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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