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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로 Oct 24. 2020

전달력을 높이는 글쓰기 방법

핵심 메시지 정하기





Chapter 2  콘텐츠 다듬기

핵심 메시지 정하기



1 메시지  =  1 콘텐츠 =
높은 전달력


이전 글에서 편집 디자인, 즉 핵심 문장을 선택하고 자르는 것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기 위해 타깃을 먼저 선정하는 단계를 소개하였습니다. 특정 타깃을 선정했다는 의미는 타깃이 아닌 사람들은 버리고 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한 기준 하나가 생겼습니다. 바로 핵심 타깃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메시지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버리기

공식


하나의 콘텐츠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전달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버리기 공식'이라고 하겠습니다. 버리기 공식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업, 기획, 공간 브랜딩, 습관 디자인이나 미니멀리즘 등 라이프스타일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활용도 높은 공식입니다.



목적 (핵심)에 불필요한 것들은 모두 버릴 것



뜬금없을 수 있지만 식물 키우기에 빗대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식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플랜테리어가 한때 인스타에서 한참 유행을 했었는데 저도 멋진 인테리어 사진들을 보고 플랜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집 안에 살아있는 식물을 들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들의 고민은 이렇습니다.


-식물을 잘 키울 수 있을까?

-나는 똥 손이라 나한테만 오면 다 죽어


저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시작했는데요, 일단 잘 키워보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만으로 식물들을 하나씩 하나씩 집에 들였어요. 몇몇은 떠나보내긴 했지만 대부분은 1년 반이 지난 아직까지 죽지 않고 잘 자라고 있는 걸 보니 아주 못 키우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식물을 잘 키울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어디서 배운 것은 아닌데 그냥 저 스스로가 워낙에 어렸을 때부터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정리 정돈의 기본은 수납이 아닌 버리기다. 버려야만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깨달았던 것 같아요.


이 공식을 식물 키우기에도 그대로 적용해서 주기적으로 썩은 이파리, 마른 이파리들을 발견하고 잘라줍니다.

그러면 영양소가 건강한 잎들에게만 잘 전달돼서 식물의 전체 성장을 도모하게 됩니다.




이 공식을 콘텐츠에도 그대로 적용해 봅니다.

 

1 콘텐츠

1 메시지


글의 목적, 즉 주장하는 바를 적고 관련된 내용 이외의 것들은 가지치기를 해주세요. 1 콘텐츠 1 메시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내용 버리기를 통해 글의 전체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핵심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는 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흐르면 결국 이게 무슨 글인지 독자는 감을 잡지 못해요. 의식적으로 메시지를 줄이기 위해 사고를 정리 정돈하고, 불필요한 문장들을 잘라내고, 쉬운 단어를 사용하면서 다듬어진 문장들이 요리의 재료입니다. 이제 요리를 준비해 봅시다!  






타이틀
본문


다듬은 핵심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디자인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핵심 문장을 뽑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 문장이 바로 타이틀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쓰는 이 글도 하나의 주제를 담고 있는 콘텐츠 안에서 소주제를 단락으로 나눠 타이틀과 본문을 구별해서 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나요? 이 또한 가독성과 전달력을 높이는 디자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블로그에서 글을 쓸 때 유독 제 글이 가독성이 좋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던 이유는 제가 글을 가독성 좋게 디자인을 했기 때문입니다.


1. 타이틀과 본문 텍스트를 구별함

2. 타이틀과 본문 폰트 크기를 대비해서 시각적 차이를 줌

3. 단락과 단락 사이는 충분한 여백으로 구별함

4. 바디 폰트는 16px, 행간 (줄간)은 210% 혹은 1.5를 사용, 자간은 좁게

5. 폰트의 기본 컬러는 모두 검정


알고 보면 굉장히 쉽고 간단한 방법이지만 인지하고 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단락을 구별하지 않고 소타이틀을 쓰지 않으며, 가운데 정렬로 쭈욱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글을 쓸 때 디자인을 하면서 쓰게 된다면 포맷을 통한 정리 정돈된 문장으로 전달력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타이틀과 본문의 충분한 크기 대비와 간격 대비를 통해 구별을 한 예시입니다. 타이틀과 바디의 크기 대비는 타이틀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비율로 따져보면



문장의 길이는 2(타이틀) : 8(본문)

폰트의 크기는 8(타이틀) : 2(본문)


정도가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2:8 혹은 3:7 식으로 예시를 들 것이니 비율로 보는 눈을 연습하시면 좋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짧으면 짧을수록 강하게 눈에 들어오고 본문 텍스트는 타이틀의 보조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인 최소 2줄의 길이감이 필요합니다.



   

타이틀과 소타이틀, 바디 텍스트가 있는 경우의 예시입니다. 디자인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 중 하나는 정보를 비슷한 것끼리 묶어주고, 묶여있는 정보들을 적절한 여백을 통해 떨어뜨려 주는 '그룹핑' 작업입니다. 사실 그룹핑 작업만 잘해도 어느 정도 디자인이 깔끔하게 잘 되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디자인을 잘하는 방법은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는 포맷에 글을 집어넣는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정보가 콘텐츠라면 디자인은 콘텐츠를 담는 그릇입니다. 그릇의 형태와 크기를 미리 익혀두고 그릇의 크기에 맞는 정보들을 적절한 양으로 담아내는 것이 좋습니다. 큰 그릇에 너무나 적게 담긴 정보, 작은 그릇에 넘치게 담긴 정보는 모두 전달하는 데서 문제가 있겠죠.


때로는 이런 피드백을 받기도 했습니다.

"디자인 때문에 내용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기 위쪽에 여백이 남는데 거기에 써 주면 되지 않나요?"


이런 경우는 많은 양의 정보를 다 넣어 달라는 요구 사항에, 디자이너가 글을 줄이면 좋겠다고 했을 때 나타나는 의견 차이입니다. 디자인적으로 예쁘게 표현하기 위해 글을 줄이자는 게 아니라, 더 높은 전달력을 위해 가지치기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인데 디자인을 꾸며주는 용도로만 이해하고 있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합니다.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 결국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힘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말을 다 하고 싶다는 것은 결국 하나의 메시지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상식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버릴 것은 버릴 줄 아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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